‘1300원대 재 진입한’ 원·달러 환율, 하반기 이후는?
2주만에 1300원대 다시 발 들여놓은 원·달러 환율
하반기 환율 1200원대 대세 속 1300원대 전망도
경제 파급 영향 큰 환율 변동성 관리에 신경써야
이승섭 기자
sslee7@sateconomy.co.kr | 2023-06-25 17:44:30
원·달러 환율이 다시 1300원대로 들어섰다. 그제 원·달러 환율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의 긴축 예고 등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이날 원·달러 환율이 1304,2원으로 2주만에 다시 1300원대에 진입했다.
이날 달러화 강세는 미국 연준의 긴축 의지 표명에다 유럽 국가들의 기준금리 인상과 경제 침체 우려 등의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1200원~1300원대를 넘나들고 있는 상황에서 이날 1300원대 진입이 하반기 앞둔 시점에서 일시적일지, 아니면 대세적 흐름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 사아에선 하반기 환율 전망이 엇갈린다. 앞으로 반도체 수출이 회복되고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파급 효과 가시화 등에 힘입어 환율이 1200원대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반도체 수요 부진으로 원화 약세 흐름 속에 1300원대에 머물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통화가치를 나타내는 환율은 이 같은 대외적 변수도 그렇지만 경제 실적에 따라서도 적잖은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이런 점에서 8개월째 이어지는 수출 감소와 함께 15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 등 최근 부진한 경제지표를 감안하면 향후 환율 흐름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원·달러 환율 1300원대 재 진입 의미는
지난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9.3원 오른 달러당 1304.2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300원대에 들어선 것은 6월 8일(1303.7원) 이후 근 2주만이다. 16일에 1271.9원까지 떨어진 지 일주일 만에 30원 넘게 올랐다..
그렇다고 미 달러화 강세가 유독 원화에서만 그런 것은 아니다. 이날 달러 인덱스(DXY·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도 102.6으로 다소 올랐다. 달러 강세를 예측하게 하는 대목이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것은 미 연준이 올 연말까지 두 차례 정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긴축 예고를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다. 또 영국과 스위스, 노르웨이 등 유럽국가들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025~0,5%포인트 올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무엇보다 유럽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작용하면서 달러화 강세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 달러화 하반기엔 어떤 움직임 보일까
달러화 강세에서 주목할 부분은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감안해 기준금리를 잇따라 올렸음에도 지장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각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자국 통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미 달러 환율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약세를 보인 것은 경기 침체 가능성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환율이 각국의 경제 상황과 직결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올 하반기 원·달러 환율은 어떨까.
무엇보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경제 상황과 글로벌 수요 회복 여부 등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 하반기 환율이 1200원대와 1300원대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맞선다.
하향 안정세를 내다보는 전문가들은 3·4분기 이후 달러화 환율이 1200원대를 보이면서 4분기에는 안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진단한다. 하반기에는 반도체 경기가 회복돼 수출이 늘어나면서 무역수지 적자 폭이 감소하고, 경상수지도 호전될 것이라는 점에서다.
반면 1300원대를 예측하는 쪽은 미국 달러화 강세 속에 미국과 중국 등의 글로벌 경기 둔화가 지속돼 반도체 경기 회복도 더딜 수 있다고 본다. 더욱이 `최근 미국 경기가 그런대로 선방을 하는 편인데, 앞으로 연착륙할 경우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도 힘을 보탠다. 하지만 이달 들어 수출이 증가세로 되돌아서는 국면인 데다 하반기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만큼 향후 환율이 1200원대가 대세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경제 파급 큰 달러화 변동성 경계해야
올 하반기 우리 경제는 상반기에 비해 호전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정부도 한국은행과 KDI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한 것을 감안해 전망치 수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대외적 불확실성이 높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물론 물가가 빠르게 잡히고 있고, 고용 지표도 호조를 보이는 것은 긍정적이다, 다만 하반기 수출, 특히 반도체 수출이 어느 정도까지 회복할 수 있을 지에 따라 무역수지 적자 폭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환율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경상수지 실적도 환율에 적잖은 변수가 된다는 점에서 눈 여겨 봐야 한다. 올해 1분기 경상수지는 44억6000만 달러 적자로 1분기 기준으로는 17년 만에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환율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올 하반기 이후 환율 변동성 관리가 중요하다.
토요경제/이승섭 대기자 sslee7@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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