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게임 밖’ 덜고 ‘게임 안’ 넓혀…미투온 980억의 셈법

비핵심 사업 축소 뒤 새 경영진 첫 경영권 M&A
모바일 매출 48% 감소…신작 공백이 실적 변동성 키워
미투온 해외 매출 80% 이상·상반기 영업이익률 18.2%
MMORPG 유지하면서 장르·지역·이익원 분산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 2026-09-30 20:34:14

▲ [카카오게임즈·미투온]

 

카카오게임즈가 사업 다각화의 방향을 바꾸고 있다. 게임 밖 비핵심 사업을 덜어낸 뒤 이번에는 게임 안에서 장르와 지역, 수익원을 넓히는 쪽이다. 미투온 인수는 신작 흥행에 따라 흔들리는 실적 구조에 이미 검증된 해외 이익원을 더하려는 선택으로 읽힌다.

3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공동대표 김태환·이시우)는 지난 15일 약 980억원을 투입해 미투온 지분 39.56%를 확보하기로 했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최대주주에 올라 경영권을 갖는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번 거래를 새 경영체제 출범 이후 사업성과 수익성이 검증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첫 M&A로 규정했다.

이번 인수는 카카오게임즈가 최근 수년간 진행한 사업 재편의 연장선에서 볼 필요가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한때 게임을 넘어 스포츠·메타버스·NFT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는 ‘비욘드 게임(Beyond Game)’ 전략을 추진했다. 이후 방향을 수정했다. 2024년부터 세나테크놀로지 지분 일부 매각과 카카오VX 일부 사업 철수 등을 진행했고 지난해에는 비핵심 사업을 축소하면서 게임 중심으로 구조를 다시 짰다.

미투온 인수는 과거 방식의 사업 확장으로 돌아가는 거래와 성격이 다르다. 게임이라는 본업의 경계는 유지하면서 내부 포트폴리오를 넓히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최근 실적 구조가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1579억원, 영업손실은 485억원이다. 특히 2분기 모바일게임 매출은 52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48% 줄었다. 기존 게임 매출이 감소한 상황에서 이를 대체할 신작 출시가 늦어진 영향이다. 회사도 신작 공백을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게임사는 신작 하나가 흥행하면 실적이 빠르게 개선될 수 있지만 출시 일정이 밀리거나 기존 게임의 매출이 먼저 줄면 반대 상황도 나타난다. 카카오게임즈는 4분기부터 ‘도깨비의세계’를 시작으로 신규 타이틀을 순차적으로 내놓을 계획이지만 신작 성과가 재무제표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지점에서 미투온의 의미가 커진다.

미투온은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 479억원, 영업이익 8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7.9% 증가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약 18.2%다. 지난해에도 매출 1209억원, 영업이익 126억원을 올렸다.

카카오게임즈가 사들인 것은 캐주얼게임이라는 장르만이 아니라 이미 매출과 이익이 발생하는 사업 기반이라는 의미다.

지역 구성도 다르다. 미투온은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해외에서 올린다. 아시아뿐 아니라 북미와 유럽에서 사업하고 있다. 국내 MMORPG와 모바일게임의 흥행 주기에 상대적으로 많이 노출된 카카오게임즈 입장에서는 장르뿐 아니라 매출이 발생하는 지역까지 분산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투온의 최근 수익성 개선 과정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회사는 게임 마케팅을 직접 수행하는 체계를 강화하고 이용자 데이터 분석과 AI 기반 타기팅·업무 자동화를 적용하면서 비용 구조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게임 IP를 보유한 회사가 아니라 기존 게임에서 이익을 뽑아내는 운영 역량도 인수 대상에 포함된 셈이다.

시장 환경도 한 장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할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4년 국내 게임시장 매출은 23조8515억원으로 3.9% 성장하는 데 그쳤다. 모바일게임이 전체 매출의 59.0%를 차지했지만 성장률은 3.4%였다. 반면 국내 게임 수출은 85억달러를 넘어섰고 북미와 중국의 비중이 확대됐다.

카카오게임즈가 MMORPG를 포기할 이유는 없다. 회사는 ‘도깨비의세계’, ‘오딘 Q: 발키리스콜’, ‘아키에이지 S: 자유의 해협’ 등 MMORPG 라인업을 계속 준비하고 있다. 다만 성장의 결과를 대형 신작 몇 개에만 맡기지 않겠다는 전략은 보다 분명해졌다.

게임 밖에서 사업을 찾던 과거와 달리 게임 안에서 서로 다른 흥행 주기와 이용자층, 지역을 가진 사업을 묶는 방식이다. MMORPG가 높은 성장 가능성을 담당한다면 미투온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이익 기반을 보강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번 거래의 성패를 단순히 미투온 매출이 얼마나 늘어나는지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미투온의 기존 이익을 유지하면서 카카오게임즈의 퍼블리싱과 IP 역량을 결합해 추가 성장을 만들어내는지가 핵심이다.

거래 종결 예정일은 11월16일인 만큼 올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본격적인 평가는 내년부터 가능하다. 미투온 인수는 카카오게임즈가 ‘게임 밖 확장’ 대신 ‘게임 안 분산’을 택한 첫 M&A다. 이 모델이 작동하면 다음 인수의 방향도 한층 선명해진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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