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가시밭길] 현대자동차, 관세 폭탄에 2분기 수익성 악화…성장 기회 놓치나

美 관세 부담에 영업익률 2%P 하락…수익성 경고등
日 관세 인하 논란 속 정부도 ‘해석 조정’ 카드 만지작
현대차, IRA 대응 병행하며 현지 생산 확대 전략 지속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 2025-07-25 08:00:18

▲ 현대차그룹 사옥 <사진=양지욱 기자>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현대자동차가 2025년 2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미국발 관세 부담이 수익성에 직격탄을 날리며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두 자릿수 줄었다. 순이익도 3조원을 넘겼지만 감소폭은 더 컸다. 

 

시장에서는 미·일 자동차 무역협정에 따른 형평성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한국 정부와 기업도 ‘조건부 재협상’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현대차는 24일 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48조2867억원, 영업이익 3조6013억원, 순이익 3조250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지만 영업이익은 15.8%, 순이익은 22.1%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7.5%로, 지난해 같은 기간(9.5%)보다 2% 하락했다.

영업이익 감소에는 미국이 지난 4월부터 부과한 고율 관세의 영향이 컸다. 현대차는 “이번 분기 미국 수출 차량에 대해 약 8280억원 규모의 관세 부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공시상 ‘기타 판매비와 관리비’ 계정에 반영된 이 비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3배 수준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미국 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수익성을 일정 부분 희생하더라도 현지 판매를 유지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러나 관세 비용이 영업익의 20%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확대되며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 셈이다.

시장에서는 일본산 완성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 면제 결정이 한국산 차량과의 형평성 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과 일본은 23일 체결한 무역협정을 통해 일본산 완성차에 대해 기존 25% 수준의 고율 관세를 15%로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미국이 특정국에 대해 자동차 관세를 선별적으로 조정한 우선 사례다. 이에 비해 한국산 차량에는 여전히 최대 25%의 고율 관세가 적용되고 있어 불균형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편 실적 발표를 전후로 주가 흐름은 엇갈렸다. 미·일 간 자동차 무역협정 타결 기대감이 반영된 지난 23일에는 현대차 주가가 급등했지만 정작 실적이 공개된 24일에는 2.03% 하락한 21만7500원으로 마감했다. 기아도 이날 1.23% 내린 10만4800원을 기록했다. 미국 내 관세 부과가 실질적인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는 점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와 업계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8월 1일 발표할 예정인 자동차 관련 규정 변경 및 협정 내용을 주시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완성차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필요 시 미국과의 조건부 재협상 또는 행정 해석 조정 등 다양한 외교적 채널을 통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 대한 누적 투자 계획 규모가 4000억달러를 상회하고, 조지아 공장 가동 등 현지 생산 체제를 확대하고 있음에도 관세 부담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해석 변경 요구나 상응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중장기적으로 미국 현지 생산 확대와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대응 전략을 동시에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관세가 수익성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외교적 해결을 통한 비용 경감 여부가 하반기 실적을 좌우할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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