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손만 대면 ‘폭망’…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 “핵심사업에 다시 집중”

이슬기 기자

lsg@sateconomy.co.kr | 2024-03-22 17:37:06

▲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GS리테일>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투자했던 신사업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시고 있다. GS리테일은 전략을 수정해 신사업 대신 기존의 주력사업에 회사 역량을 다시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허 부회장은 지난 21일 서울 강동구 GS리테일 동북부사무소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지난 몇 년 동안 투자를 해보니 경기적으로 봤을 때 핵심 사업인 편의점과 슈퍼, 홈쇼핑에 집중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수익을 내면서 신사업 기회를 봐야한다”고 말했다.

허 부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몇 년간 추진했던 대규모 인수합병(M&A)의 상당수가 ‘투자실패’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GS리테일은 2021년 GS홈쇼핑과 합병한 후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진행했다. 2021년부터 2년간 GS리테일은 ▲부릉(508억원) ▲요기요(3077억원) ▲무신사(91억원) ▲카카오모빌리티(650억원) ▲쿠캣(550억원) ▲당근마켓(200억원) ▲팀프레시(20억원) ▲펫프렌즈(325억원) 등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

하지만 허 부회장이 투자한 이들 기업들은 여전히 부진한 실적에 시름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요기요’의 경우 지분 투자 이후에도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요기요 운영사 위대한 상상의 영업손실은 2022년 1116억원, 지난 3분기 기준 525억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최근 쿠팡이츠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업계에서는 쿠팡이츠가 요기요를 제치고 배달앱 순위 2위에 올라설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또한 지난 3월 공시된 GS리테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위대한 상상 장부가액을 1341억원으로 책정했다. 2022년 12월의 2713억원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난 것이다.

반려동물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로 투자한 펫프랜즈 또한 투자 인수 이후 계속해서 순손실을 내고 있다. 펫프랜즈는 2022년 152억원, 지난해 17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편의점 등 기존사업과의 시너지를 위해 인수했던 쿠캣도 지난해 20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위한 매각 또한 헐값으로 매각해 큰 손실을 입기도 했다. 지난해 말 GS리테일은 2013년 160억원에 인수한 ‘텐바이텐’을 백패커에 20억원에 매각했다. 업계에서는 GS리테일이 텐바이텐에 빌려준 금액 103억원, 물가 인상 등을 감안하면 최소 24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계속된 신사업 투자 실패는 재무건전성 악화로 이어졌다. GS리테일의 순차입금 2018년 말 6674억원에서 2023년 말 기준 2조300억원으로 204%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86.0%에서 101.3%로, 차입금의존도는 19.9%에서 30.6%로 악화했다.

허 회장은 이날 “경쟁력이 미흡한 투자 기업은 지분 매각 또는 축소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겠다”며 “메가 트렌드 및 고객 니즈, 당사 사업 기반을 고려해 시사업 기회를 창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이슬기 기자 ls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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