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다시 짜는 통신업, 이통 3사 ‘3색 AI 전략’ 가동
SKT 풀스택 인프라, LG U+ 콜봇·DBO, KT 보안·AX 플랫폼
AI 데이터센터 키우면서 해킹·요금제 규제에 본업 책임도 확대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 2026-04-02 17:35:23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가입자 기반 성장의 한계가 뚜렷해지면서 이동통신 업계가 일제히 AI(인공지능)를 새 성장축으로 내세우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하 SKT)·LG유플러스(이하 LG U+)·KT 등 이동통신 3사는 최근 정기 주주총회에서 AI를 중심으로 한 사업 재편 방향을 제시했다.
통신 3사가 공통적으로 AI를 전면에 내세운 배경에는 기존 이동통신 사업만으로는 성장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에 반해 AI에 대한 시장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어 AI 데이터센터 등 신규 수익원 확보가 불가피해졌다는 설명이다.
다만 같은 시기 정부가 지난달 24일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의결해 최적 요금제 주기 고지, 부정개통 관리, 이용자 보호 등을 포함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통신 본업의 책임 범위도 확대되는 흐름이다. AI 투자 확대와 함께 품질·보안 관리 부담까지 커지면서 통신사들이 신사업과 본업을 동시에 끌고 가야 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이통 3사의 AI 전략은 같은 방향을 지향하면서도 접근 방식에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 SKT, ‘풀스택 AI’로 정면 승부
SKT는 AI 인프라와 모델, 서비스를 아우르는 ‘풀스택 AI’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OpenAI와의 협력 논의, AI 데이터센터 연동 기술의 국제표준 승인,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과 에이닷 고도화 등을 통해 인프라부터 서비스까지 잇는 연결 고리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SKT는 울산 데이터센터를 장기적으로 1GW(기가와트)까지 확장하고 500B(5000억) 파라미터 규모 자체 AI 모델 'A.X K1(에이닷엑스 케이원)'을 기반으로 모델 역량도 직접 키운다는 방침이다.
자사 AI 서비스인 에이닷은 지난해 9월 MAU(월간활성이용자) 1000만을 넘기며 통화·일정·검색 등 일상 기능을 통합한 AI 에이전트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SKT 관계자는 “풀스택 AI 생태계 구축이 핵심”이라며 “AI를 네트워크 운영과 품질 관리 고도화에도 연결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LG U+, 선택과 집중…‘통신사다운 AI’
LG U+는 AI 중심의 소프트웨어 기업 전환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B2C(소비자 대상 거래) 영역에서는 AI 콜 에이전트 ‘익시오’, B2B(기업 간 거래) 영역에서는 ‘엔터프라이즈 AI 풀스택’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데이터센터 DBO(설계·구축·운영)도 본격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네트워크 자율화 전략을 통해 장애 대응과 품질 최적화에 AI를 접목하면서 본업과의 결합도 강화하고 있다.
LG U+ 관계자는 “올해는 통신과 AX(AI 전환) 기술의 솔루션화를 주도하는 AI 중심 기업을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며 “자체 데이터센터 운영과 함께 그동안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DBO 사업도 본격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KT, 새 대표 체제 속 ‘본질’과 ‘성장’ 투트랙
KT는 박윤영 신임 대표 체제 아래 AX 플랫폼 전환과 함께 보안·품질 강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박 대표는 취임 서신에서 경영 방향의 두 축으로 ‘단단한 본질’과 ‘확실한 성장’을 제시했다. 본질 측면에서는 정보보안과 네트워크 품질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고 성장 동력으로는 AI 데이터센터, 글로벌 AX, 디지털 금융 플랫폼을 꼽았다. 지난해 해킹 사고로 추락한 신뢰 회복이 급선무인 만큼 보안과 품질을 AI 전환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AI 연구개발 체계 재정비도 속도를 내고 있다. KT는 최근 최정규 LG AI연구원 에이전틱AI그룹장을 AX미래기술원장으로 영입했다. 최 원장은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 2단계 진출을 이끈 인물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과 AI는 별개의 영역이 아니라 네트워크 운영과 품질을 포함한 전반적인 구조를 바꾸는 요소”라며 “결국 경쟁력은 AI 자체보다 이를 통해 통신 서비스의 안정성과 효율을 얼마나 개선하느냐에서 갈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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