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33년만에 D램 1위...1분기 ‘깜짝 실적’ 기대감 고조
SK하이닉스 1분기 실적 ‘어닝서프라이즈’ 예고…매출 17조·영익 6조 기대
HBM 비중 50% 넘는다…AI 수요가 이끄는 새 메모리 질서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 2025-04-14 18:37:41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경쟁사 마이크론과 삼성전자가 연이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공개하면서, SK하이닉스의 1분기 성적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하며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만큼, 일각에서는 ‘어닝 서프라이즈’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는 24일 2024년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기준 컨센서스는 매출 17조1842억원, 영업이익 6조5194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2%, 125.9% 증가한 수치다.
이번 실적 호조의 핵심은 단연 HBM이다. HBM은 일반 D램보다 수십 배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를 제공하지만, 실리콘관통전극(TSV) 공정 등 고난도 기술이 요구돼 소수 기업만이 생산 가능하다. 하이닉스는 5세대 HBM3E 12단 제품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이를 미국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AI 반도체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후속 제품인 6세대 HBM4 역시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샘플 공급에 들어가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HBM4는 TSMC의 초미세 로직 공정을 활용해 전력 효율과 연산 성능을 한층 끌어올릴 전망이다.
고부가 메모리 외에도, 중국의 ‘이구환신’ 정책에 힘입은 레거시 수요와 미국발 관세 부과를 앞둔 선제 발주 영향으로 범용 D램 수요도 견조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경쟁사들도 반등 흐름을 확인했다. 마이크론은 최근 발표한 2025회계연도 2분기 실적에서 매출 80억5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8% 성장했고, 삼성전자는 1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6조6100억원을 공개하며 증권가 예상을 웃돌았다.
이런 가운데, SK하이닉스는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33년 만에 처음으로 제쳤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는 매출 기준 36%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삼성전자(34%)와 마이크론(25%)을 앞질렀다. 이로써 D램 시장의 권력이 재편되는 신호탄이 쏘아 올려졌다.
최정구 카운터포인트 수석연구원은 “이번 성과는 SK하이닉스가 D램 분야, 특히 HBM 메모리에 대한 강력한 수요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결과”고 설명했다.
하이닉스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도 올해 전체 D램 매출 중 HBM 비중이 50%를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연간 기준 HBM 비중은 약 40%였으며, 연매출 66조1930억원, 영업이익 23조4673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최근 AI 반도체 생태계 내 존재감을 강화하기 위해 TSMC와의 기술 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은 최근 대만을 찾아 TSMC와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인류에 도움 되는 AI 시대 초석을 함께 열어가자”는 제안을 건넸고, 양사는 HBM 패키징 기술과 생산 공정에 대한 협력을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TSMC 웨이저자 회장 역시 지난해 ‘SK AI 서밋’ 영상 메시지를 통해 “HBM에 대한 SK하이닉스와의 파트너십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SK하이닉스의 HBM은 오늘날 데이터 집약적인 환경에서 AI 가속화의 중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이닉스는 현재 HBM3E까지는 자체 공정으로 생산 중이며, HBM4부터는 TSMC의 로직 선단 공정을 적용해 베이스 다이 성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력 효율과 기능 통합성을 강화하고, 향후 HBM4E까지 적기에 양산해 시장 주도권을 확실히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는 이달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TSMC 테크놀로지 심포지엄’에도 참가한다. 이 행사에서 하이닉스는 하반기 양산 예정인 HBM4와 함께 차세대 GDDR7 등을 선보이며 글로벌 고객사와의 접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AI 열풍이 만든 기술 리더십의 무대 위에서, 하이닉스가 다음 분기에도 주인공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 반도체 생태계가 고도화될수록 HBM과 같은 고부가 메모리의 전략적 가치가 더욱 부각될 것”이라며 “SK하이닉스가 기술력과 공급망 모두에서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향후 2~3년 내 글로벌 메모리 시장 판도를 결정짓는 핵심 축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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