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알글로벌리츠, 회생 신청… “대주단, 일방적 감정평가”

주식 거래 재개되더라도 주가 하향… 소액 주주 손해 불가피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2026-04-29 17:32:37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가 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가운데 소액 주주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27일 경영정상화 및 향후 계속기업으로의 가치 보존을 이유로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했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사진=연합뉴스


공시에 따르면 회사는 ARS(자율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의 적용도 함께 신청했다.

ARS 절차란 법원의 지도 및 감독하에 채무자가 채권단과 자율구조조정 협의를 진행하고 ARS 기간 동안 회생절차 개시를 보류하는 것이다.

회사는 벨기에 브루셀 소재 오피스와 미국 뉴욕 맨하튼 소재 오피스를 투자 대상으로 삼고 있다.

앞서 회사는 상환자금이 부족해 400억원 규모 사채를 갚지 못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 자금은 상환기간이 10일 정도에 불과한 초단기 전자단기사채다. 사채를 인수하는 증권사가 연장을 거부하면서 차환 실패로 이어졌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소액 주주는 약 2만8000명이다. 시가 기준 2000억원 규모의 투자자금이 묶이게 됐다.

제이알글로벌리츠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2026년 초 보통주 신주 발행을 통해 1200억원을 조달하는 방안을 선제적으로 추진했고 조달 자금은 최근 유로화 환율의 급격한 변동으로 인해 증가된 자회사 제이알제26호리츠의 환헤지 계약 정산금 보충·벨기에 파이낸스 타워의 시설투자 재원 확보·차입금 상환 등에 활용하고자 했다”고 한다.

이어 “유럽 현지 대주단 일부가 감정평가 과정에 부적절한 영향력을 행사해 자본조달에 장애를 유발하고 납득할 수 없는 감정평가를 근거로 파이낸스 타워가 현금유보(캐시 트랩) 사유에 해당한다고 일방적으로 통지하는 등 예기치 않은 사정으로 당사가 그동안 추진하던 자본시장을 통한 통상적인 자금 확보가 악화돼 리츠의 유동성 관리에 중대한 제약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캐시트랩은 현금흐름을 채무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 외부 배당이나 지급을 제한하는 것이다. 대주단 입장에서는 오피스 임대료를 모두 채무 상환에 쓸 수 있도록 하는 조치이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유동성 위기를 불러오는 원인이 됐다.

한국신용평가의 보고서에 따르면 “보유자산 가치가 전면적으로 훼손돼 채무상환 재원이 소멸한 사례라기보다는 자산은 일정 수준의 담보가치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기 가용 유동성 확보에 실패하면서 적기상환 능력이 훼손된 유동성 위기 사례”라고 판단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 가치 자체가 떨어지는 추세에 있는 건 맞다”며 “그렇지만 이번 대주단의 감정평가가 실체를 어느 정도까지 반영하고 있는지는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캐시트랩을 발동시키면 대주단 입장에서는 우선 상환을 받기 때문에 불리할 게 없는 상황이다”며 “2024년에 리파이낸싱할 때 보면 매년 원금을 3%씩 상환하도록 돼 있었다. 이런 조건이 구조적인 문제를 야기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감정평가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가정을 하기 마련이다”며 “임차인을 구하는지 여부나 공실이 얼마나 있는지 여부를 따지는데 이러한 조건을 부정적으로 반영했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이나 유럽의 오피스 시장이 코로나 이후 수요 감소와 불황으로 상황이 안 좋긴 했다”며 “1년만에 감정가가 20% 가까이 떨어진 건 이례적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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