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뉴진스 논란, 환급과 보상이 최선일까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 2024-07-05 09:59:56

▲ 토요경제 최영준 기자[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가 아이돌그룹 뉴진스와의 컬래버레이션으로 크게 흥행하나 싶더니 확률형 아이템 표기 논란과 부적절한 콘텐츠로 인한 성희롱 논란까지 불거지며 역풍을 맞고 있다. 

 

일각에서는 뉴진스의 소속사인 어도어가 필요 이상으로 강경하게 대응했다는 입장도 있지만, 크래프톤이 이번 컬래버레이션을 무리하게 진행했다는 부정적 평가도 나오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13일 뉴진스와 대규모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다. 게임 전반적으로 뉴진스 테마로 꾸며졌으며, 뉴진스 캐릭터와 의상을 획득할 수 있는 확률형 아이템을 출시했다. 이 확률형 아이템이 출시하면서부터 배틀그라운드와 뉴진스 컬래버레이션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논란의 시작은 확률형 아이템 중 뉴진스 캐릭터와 의상을 획득할 수 있는 ‘최고급 꾸러미’다. 크래프톤은 최고급 꾸러미의 확률 정보를 “동일 상자에서 4번의 누적 시도에도 세트 도안을 획득하지 못한 경우 5회째에는 세트 도안을 100% 확률로 획득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크래프톤에서는 이와같은 일종의 천장 시스템을 ‘불운 방지’ 시스템이라고 부르고 있다.

게임 이용자들은 이 확률정보를 철석같이 믿은 채 확률형임에 천장이 낮다고 안도하며 패키지를 구매했다. 하지만 표기되어있는 확률 정보와는 다르게 미획득 5회차가 되어도 100% 세트 도안 지급은 없었다. 표기가 오류였던 것이다.

이용자들의 불만이 쏟아지자 크래프톤은 공지를 통해 확률형 아이템 확률 오표기에 대해 공식으로 사과했으며, 지난달 27일 공식 카페를 통해 환급 및 보상안을 제시하며 사태가 일단락 되는 듯 했다.

두 번째 논란은 일부 이용자들이 뉴진스 캐릭터에 노출이 심한 비키니와 짧은 반바지 등 선정적인 의상을 착용하고 부적절한 콘텐츠를 만들어 외부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하면서 발생했다.

크래프톤과 어도어는 해당 커뮤니티에 관련 게시물을 삭제 요청하고 재발을 방지하고자 게임 내 일부 아이템을 착용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이 부분에서 문제가 생겼는데,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에서 뉴진스와 같은 연예인들과 협업으로 내놓은 캐릭터는 기존에도 손흥민, 마동석, 블랙핑크, 에일리, 이정재 등 꽤 많이 진행해왔다.

이렇게 여러차례 협업을 진행해왔지만, 의상 착용에 제한이 생긴 것은 뉴진스가 처음이다. 모든 캐릭터를 다 뽑기 위해서 50만원이 넘는 금액을 지불한 사람이 많은데, 일부 악질적인 이용자들 때문에 제 돈 주고 얻은 캐릭터를 자유롭게 꾸밀 수 있는 권한을 빼앗긴 것이다.

이용자들의 불만은 고스란이 크래프톤과 어도어로 향했다. 이용자 들은 “애초에 스팀 플랫폼을 이용하면 청소년 이용 불가인 게임에 미성년자가 포함되어있는 아이돌 그룹과 협업을 한 것 부터가 잘못이다”라며 크래프톤을 꾸짖기도 하고, “비키니가 아티스트의 명예를 훼손한다면서 그 아티스트가 총에 맞거나 차에 치여 죽는건 괜찮냐, 말이 앞뒤가 안맞는다”며 어도어를 비판하는 이용자들도 많다.

크래프톤과 어도어는 논란이 커지자 2차 환급안과 보상안을 내놓았다. 확률 정보 오표기 건 외에도 해당 아이템을 구매한 사람들에게 환급과 보상을 진행하는 것이다. 환급을 선택한 이용자는 캐릭터를 구매하기 전 상태로 롤백되며 구매에 사용한 재화는 전부 돌려받게된다. 보상을 선택한 이용자는 구매에 사용한 재화를 상황에 따라 일정 부분 돌려받는 방식이다.

크래프톤 측은 “이미 판매된 상품에 대한 사후 스펙 변경이 발생하게 된 점, 그리고 안내 이후 플레이어 분들께서 느끼셨을 오명과 피해를 사전에 고려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이번 사안으로 인해 피해와 상처를 받은 플레이어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역대급 대형 컬래버레이션으로 흥행가도를 달리는가 싶던 크래프톤의 입장에서 잇따른 논란으로 두 번의 환급‧보상안을 내놓은 것은 매출에 크게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이번 환급과 보상은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이렇듯 큰 손해를 입으면서 진행한 보상안이지만 아쉽다는 평가가 많다. 이용자들이 진심으로 원했던 것은 보상이 아니라 권한을 유지하는 방향이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논란이야 확률정보를 오표기한 크래프톤측이 전적으로 잘못했고, 그에 대한 보상안 역시 문제가 없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두 번째 논란은 일부 악질적인 이용자들로 인해 발생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크래프톤은 그간 연예인 협업을 진행하면서 축적된 데이터가 있고 이런 문제가 불거진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속이 답답할 수 있다. 다만 미성년자가 포함된 아이돌 그룹과 청소년 불가 등급의 게임을 컬래버레이션 하는 것에 충분한 논의가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어도어 측 역시 엔터사업을 본업으로 하는 회사고, 게임업계와 연예인 협업은 꽤 잦기 때문에 문제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고 협업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양측 모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크게 고민하지 않고 협업을 진행한 것이다.

게다가 아티스트의 명예 훼손을 주장하며 이용자들의 자유로운 커스터마이징 권한을 빼앗은 것은 과잉대응으로 볼 수 있다.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의 게임에 본인회사의 아티스트를 협업하는데 이정도 검수도 미리 하지 않았다는 것은 쉽게 납득할 수가 없다.

게다가 성희롱 논란이 일었던 착장용 아이템은 협업을 진행한 다른 캐릭터가 입었을 때에는 아무런 문제도 제기되지 않았던 기존에 존재하던 아이템이다. 뉴진스 협업 이후 새롭게 생긴 변수가 아니라는 뜻이다.

사실 이 문제는 악질적인 콘텐츠를 외부 커뮤니티로 공유한 일부 이용자들의 탓이 크다. 크래프톤과 어도어는 게시글을 삭제하는 등의 조치밖에 취할 수 없었겠지만, 무리하면서 2차 환급‧보상안을 내놓는 것 보다는 악질적인 콘텐츠 생산을 지속적으로 막는 것이 크래프톤입장에서는 더 유리했을 것이다.

이번 뉴진스 컬래버레이션은 크래프톤과 어도어 측 모두 상처만 남았지만, 배틀그라운드가 최근 두 번째 전성기를 맞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크래프톤은 이와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향후 협업 진행 시 문제가 제기될 만한 가능성을 거듭 고민하며 진행하고, 이용자들의 권한을 막는 악수는 두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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