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日 AI 시장에 본격 진출…‘제2의 라인’ 타임트리에 220억원 투자

일본 정부 AI 추진법·킬러 서비스 부재 틈새
3100만 이용자 플랫폼에 ‘에이닷’ 기술 이식
네이버·카카오 실패한 일본 시장서 AI 에이전트로 재도전 의미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 2025-09-09 17:29:55

▲ SK텔레콤 사옥 <사진=SK텔레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SK텔레콤이 일본 인공지능(AI)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일본에서 ‘제2의 라인’으로 불리는 일정 공유 플랫폼 타임트리에 220억원을 투자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것이다.

이번 협력은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AI 에이전트 ‘에이닷’을 해외 서비스에 적용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타임트리는 2014년 설립된 일본 스타트업으로 ‘국민 캘린더 앱’으로 불린다. 가족·친구·직장 등 일정을 공유하는 서비스로, 일본 내 등록 사용자만 3100만명에 달한다.

이는 일본 전체 인구의 23%에 해당하는 규모로 전 세계 누적 사용자는 6700만명에 이른다. SK텔레콤은 이 플랫폼에 AI 에이전트 기술을 결합해 일정 관리 기반 서비스를 능동적 추천형 AI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투자 규모는 22억엔(약 220억원)이다. 단순 재무적 투자보다는 전략적 파트너십 성격이 강하다.

SK텔레콤은 에이닷을 통해 선보인 ‘에이전틱 워크플로우’를 타임트리에 이식한다.

이는 AI가 이용자 요청을 그대로 수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용 패턴과 기록을 기반으로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필요한 작업을 순차적으로 실행하는 기술이다. 결과적으로 타임트리는 단순한 일정 공유 앱에서 생활비서형 AI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다.

일본 시장에 대한 SK텔레콤의 공략 배경은 명확하다.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AI 육성에 적극적이다. 지난 6월에는 ‘AI 추진법’을 제정하며 연구개발과 활용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시작했다.

일본 AI 시장은 지난해 9조엔 규모였지만 2030년에는 28조엔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시장 확대에도 불구하고 현지에는 아직 글로벌 영향력을 가진 ‘킬러 서비스’가 부재하다. SK텔레콤은 이를 기회로 판단하고 선제적 투자를 단행했다.

이번 투자는 네이버·카카오가 과거 일본 시장에서 겪었던 실패 경험과도 대조적이다. 두 회사는 각각 ‘라인’과 ‘픽코마’를 통해 일본에 발을 들였지만, AI 기반 신서비스 확장에서는 성과가 제한적이었다.

SK텔레콤은 앞선 실패 경험을 토대로 AI 에이전트를 앞세운 차별화된 진입 전략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다만 향후 풀어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일본 빅테크(소프트뱅크, NEC, 라쿠텐 등)와의 경쟁, 개인정보 규제, 현지화 문제는 피할 수 없는 숙제다. 투자금 회수와 수익성 확보도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국내 이동통신사 가운데 최초로 일본에 진출하며 글로벌 AI 플랫폼 사업자로의 도약을 선언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한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타임트리와의 협력은 SKT가 AI 에이전트 기술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라며 “한·일 양국에서 AI 생태계 확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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