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1년 반 만에 위기”… 불통과 리더십 부재
금감원 “350억원 부실대출 사고는 CEO 내부통제가 정상 작동되지 않다는 것”
올 3월 이시회에서 조병규 우리은행장 배제… 임 회장 1인 체제로 강력한 권한 행사
상명하복식 ‘보고문화’… 임기 종료 앞둔 조 행장, 리더십 행사하기 어려웠을 듯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4-08-14 17:27:45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1년 반 만에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경영관리 능력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우려가 나왔다.
올해 6월 지방 지점 대리 행원의 100억대 횡령 사고 이후, 또다시 350억원 규모의 우리은행 부실 대출이 제보에 의한 금융감독원 현장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회사 장악력이 가장 강할 임기 지점에 수백 억원대 금융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임 회장의 ‘코드 인사’ 경영이 내부통제 시스템은 붕괴하고 임직원들의 회사 충성도까지 약화시켰다는 비판까지 받게 됐다.
14일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 검사를 통해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을 대상으로 616억원 규모의 42건 대출을 실행됐다고 밝혔다.
이중 28건(350억원)은 부적정 대출로 이뤄졌으며, 지난달 19일 기준 전체 대출 건에서 19건(269억원 상당)은 부실이 발생했거나 연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손 전 회장 친인척 부실 대출은 대출 심사와 사후 관리 등 기본 절차만 지켰어도 발생하지 않았을 사고다.
금감원 조사에 따르면 허위로 의심이 되는 서류임에도 별도의 사실 확인 없이 대출이 일어났고, 담보 가치가 없는 담보물을 담보 설정하는데도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또한 보증인을 보증인으로 재차 세우는 데도 대출은 무리 없이 진행됐다.
아울러 본점 승인을 거쳐야 하는 대출 건임에도 본점 승인 없이 지점 전결로 모두 처리해 추가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연초에 이 사건을 알게 된 우리은행은 부정 대출을 도운 조력자 지점장 임 모씨 등 관계자들을 면직 처리했으나,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고 있다가 금융당국이 수사를 본격화하자 사문서위조, 배임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100억원대 횡령 사건 후 내부통제를 강화했음에도 부실 대출 사고가 난 것은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간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3월 임 회장은 우리금융 이사회에서 조병규 은행장을 비상임이사(사내이사)에서 배제했다. 금융지주사 캐시카우인 ‘은행장’을 사내이사에서 제외하는 건 의외였기에 업계에선 임 회장이 권한 강화를 위해 조 행장을 제외했다는 후문이다.
우리금융은 현재 1인 체제로 임 회장이 강력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소통보다는 상명하복식 ‘보고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임 회장과 조 행장 간에도 긴밀한 소통은 없었을 거란 시각이다.
또한 임기 종료도 몇 달 남지 않은 조 행장이 금융지주로부터 배척까지 당하면서 소통 강화에 나설 일이 만무하다.
임 회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직접 사과하고 재발 방지 계획까지 내놓았지만 내부통제 부실에선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금감원도 이번 사고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지주 회장에게 권한이 집중된 현행 체계에서 지주 및 은행의 내부통제가 정상 작동하지 않은 사안이라고 평가했다.
금감원이 이 사건에 대해 현 경영진이 사건을 은폐하고 축소하려는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고 경영진에 대한 엄정 제재와 법정 대응을 예고해 손 전회장 친인척 부실 대출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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