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호실적 속 계열 저축은행 ‘희비 교차’…건전성 경영이 성패 갈랐다
4대 금융지주, 1분기 순익 5조원 ‘역대 최대’
저축은행은 전략 따라 실적 엇갈려…KB 적자·하나 흑자전환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 2026-04-29 17:30:56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비이자이익 성장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같은 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은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정리 속도와 대출 포트폴리오 전략에 따라 서로 다른 실적 흐름을 보이며 희비가 엇갈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합산 순이익은 5조32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했다. KB금융은 1조8924억원, 신한금융은 1조6226억원, 하나금융은 1조21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우리금융은 6038억원으로 4대 지주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감소했다.
계열 저축은행은 전략에 따라 성적표가 갈렸다. KB저축은행은 PF 관련 자산 정리와 충당금 부담 영향으로 6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자산 규모를 줄이며 보수적인 자산 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반면 하나저축은행은 1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적자 흐름을 끊고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기업 부실자산 감축과 보증부 대출 중심의 안정적인 자산 확대 전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한 4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신한저축은행은 약 3조4000억원의 자산을 유지하며 67억원의 안정적인 순이익을 냈다.
비은행 부문 내에서도 증권과 저축은행의 온도 차는 극명하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비은행 순이익 기여도는 각각 40%대와 30%대 중반 수준까지 상승했으며 이를 끌어올린 주역은 증권 계열사였다.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각각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기록하며 지주 실적을 견인한 반면 저축은행들은 충당금 부담과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면서 그룹 내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위축된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연체율은 6.04%로 전년 대비 하락했으며 자기자본비율도 상승해 손실 흡수 능력이 개선됐다. 업권 전체로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개별 저축은행 간 회복 속도는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중금리대출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낮은 금리 구간 상품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저축은행 입장에서 수익성 부담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까지 맞물리면서 일부 저축은행들은 외형 확대보다 자산 건전성 개선과 포트폴리오 재편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민간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1조72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3% 감소했다. 부동산 PF 부실 대응과 함께 대출 규제 영향이 이어지면서 전체 취급이 위축된 결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란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으로 단기간 내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분간 금융권 전반의 어려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유가증권 투자 등 생산적 금융을 통해 일정 수준의 이익을 확보하려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중금리대출 관련 규제 완화로 가계대출 여건이 일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정책 효과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계열 저축은행은 잔여 PF 부실 정리와 함께 규제 환경 속에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다시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금융지주가 비은행 부문 실적을 앞세워 최대 실적을 이어가는 가운데 계열 저축은행은 당분간 외형 확대보다 건전성 중심의 경영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