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하이브측 공세에 모든 방안 강구하겠다는 카카오의 속내는?
27일 입장문, "SM과의 파트너십 위협에 더이상 좌시않겠다" 강조
SM주식 공개매수로 하이브와의 인수경쟁 막판뒤집기 노릴 가능성
내달 31일 주총 앞두고 우호지분 확보 경쟁...예측불허 접전 예고
조은미
amy1122@sateconomy.co.kr | 2023-02-27 17:22:12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을 지키려는 '현 경영진-카카오 연합' 대 빼앗으려는 '하이브-이수만 연합' 간의 경쟁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더욱 깊은 안갯속에 빠져들고 있다.
SM 경영진이 3자 배정 유상증자와 CB(전환사채) 방식으로 카카오를 2대주주이자 전략적 파트너로 끌어들이면서 시작된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회사의 경영권 분쟁이 매우 복잡한 이해 관계가 얽힌데다, 양측의 폭로전과 법적 분쟁 등이 어우러지며 이젠 이전투구 양상이다.
급기야 현 경영진과 하이브측의 진흙탕 싸움으로 인해 '막장 드라마'로 치닫던 상황을 지켜만보던 카카오가 27일 하이브의 공세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혀, SM경영권을 둘러싼 양측의 경쟁은 전면전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양 진영의 SM 경영권 분쟁의 1차 승자는 내달 31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현재로선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 지분(14.8%) 외에 소액주주 대상 공개매수를 진행한 하이브-이수만 진영의 우세가 점쳐진다.
그러나 하이브측의 공개매수로 확보한 지분이 목표치에 크게 미달한데다, 카카오측이 막강 자본력을 바탕으로 하이브 보다 더 좋은 조건에 적극적인 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부각돼 양측의 SM경영권 분쟁은 이번 주총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막대한 '실탄' 확보...공개매수 나서나?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7일 SM과의 사업협력 계약 유지를 위해 "필요한 모든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하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SM과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3사가 맺은 계약이 부당하다며 법적 분쟁을 예고한 하이브측의 최근 움직임을 겨냥한 것이다.
카카오엔터는 하이브를 겨냥, "SM과의 파트너십 존속 자체를 위협하고 3사의 중장기 성장 방향성을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현 상황을 더는 지켜볼 수 만은 없게 됐다"며 "기존 전략의 전면적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측은 '모든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다만 업계와 증권가에선 소액주주 대상의 추가지분 매입을 포함하고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이브에 공세에 공식 입장 발표를 자제해왔던 카카오측이 SM인수전에 전면 등판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카카오는 현재 SM주식 공개매수를 위한 실탄이 충분한 상태다. 카카오엔터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싱가포르투자청(GIC)로부터 9천억원 규모의 투자유치 자금이 납인된 상태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의 주된 목적이 SM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에 있다.
카카오의 이날 공식 입장이 발표된 이후 카카오, 카카오엔터 등 카카오그룹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SM주식을 주당 14만∼15만원에 공개매수하며 막판 뒤집기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현재로선 SM과의 협력을 이어가기 위해 어떤 방법이 좋을 지 고민하는 단계"라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방식을 고민 중이며, 세부적인 방식이 확정되면 말하겠다"고 전했다.
카카오측이 SM과 이미 음반·음원 유통, 해외 진출 합작 법인, 웹툰 등 2차 IP(지식재산권) 제작 등 사실상 모든 사업 영역에 걸쳐 협력한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에서, "계약의 존속성을 유지한다"는 말의 속뜻은 현 경영권을 지키는 길 뿐이다.
이미 이수만 총괄과 공개매수를 통해 최대주주 지분을 확보한 하이브측이 주총에서 과반의 이사진을 확보한다면, SM과 카카오의 주요 계약 사항이 제대로 이행되기 어렵다. 그도 그럴 것이 하이브측은 이미 SM-카카오의 협력계약 자체에 문제를 있다며 딴지를 걸고 나선 형국이다.
현 경영진측 주주환원률 크게 높이며 지원사격 나서
유상증자와 CB인수를 SM 지분 9.05%에 잠재적으로 확보한 카카오로선 하이브와 달리 공격적인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을 대거 늘림으로써 현 경영진 위주의 거버넌스를 유지하는 것만이 SM과의 전폭적 협력을 통해 K팝을 포함한 엔터테인먼트 사업 전반의 외연 확장이란 목표를 달성하는데 절대변수가 된 것이다.
만약 카카오가 주식 공개매수전에 본격 뛰어든다면, SM인수전은 또 다시 요동칠 공산이 크다. 하이브의 공개매수 시한은 단 하루를 남겨놓고 있는데, 주식매입 상황이 부진한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의 공개매수 가격이 12만원인데, 공개매수 기간에 주가가 좀처럼 12만원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카카오측이 하이브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공개매수에 나선다면 소액 주주들이 하이브에서 카카오 쪽으로 급선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증권가의 전망은 카카오가 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에 모아지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카카오에 SM이 매우 절박한 상황이어서 결국 공개 매수에 참여할 것으로 본다"며 "많은 사람이 하이브의 인수로 끝날 것처럼 보지만, 아직 시간이 좀 남았기에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관측했다.
업계 한 재무관계자는 "카카오 입장에선 발을 뺄 타이밍을 놓친 상황이라, 주식을 추가매입으로 상황을 역전시키거나 설령 그게 안되더라도 향후 하이브측과의 협상 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서 지분을 더 매입할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SM 경영진 측도 카카오와 보조를 맞춰 주주환원책을 강화하며 주주 대상 '러브콜'을 이어갔다. SM은 당초 2022∼2024년간 별도 당기순이익의 최소 20%를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했지만, 이날 30% 이상으로 10%더 얹어주겠다고 발표했다.
장철혁 CFO(최고재무책임자)는 "'SM 3.0' 전략은 특정 주주가 아닌 모든 팬과 주주를 위한 경영을 하기 위해 세운 것"이라며 "이를 위해 주주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자본배치 재무전략으로 목표 자본 구조를 영업이익의 0.5∼1배 수준의 순차입금을 유지하는 것으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카카오가 공개매수에 나선다면 SM경영진이 자사주를 추가 매입, 우호 지분율을 늘림으로써 카카오에게 힘입 실어줄 개연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주총표대결에 성패 갈려...양측, 우호지분 확보 '필사적'
SM 경영권 분쟁이 '하이브-이수만 대 SM·카카오'의 전선이 더욱 뚜렷해지며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양측은 다음 달 31일 정총 표대결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표심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양 측이 각각 내놓은 이사 구성안 등을 두고 주총에서 표 대결을 해야 하는 만큼 사활을 건 '의결권 구애'에 나선 것이다.
당장엔 하이브측이 확실히 우위에 있다.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을 내는 주주명부 폐쇄일은 지난해 12월 31일이다. 지난 22일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14.8%를 인수해 1대 주주로 올라선 하이브는 원래는 의결권을 가지지 못하지만, 이 총괄이 의결권을 하이브에 전량 위임해 하이브의 공식 확보된 의결권 지분은 18%를 넘는다.
그러나, 이는 전혀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국민연금공단(8.96%), 컴투스(4.2%), KB자산운용(3.83%) 등 캐스팅보트를 쥔 기관투자자들이 하이브의 손을 들어줄 지는 미지수다. 70%가 넘는 소액주주들의 마음이 어느 쪽으로 향할 지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표대결 결과에 따르는 부담이 크기는 양측 모두 비슷하다. 하이브는 이번 주총에서 자신들의 이사 선임안을 관철하지 못한다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지분을 확보한 것이 의미가 없어진다. 이 경우 현 경영진과 카카오 중심의 경영구도가 고착화할 가능성이 높다.
현 경영진과 카카오 역시 최대 주주에 이어 경영권마저 완전히 하이브로 넘어간다면 3.0비젼을 포함한 뉴SM 경영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다.
카카오 역시 SM과 손잡고 글로벌 엔터시장에 의욕적으로 진출하려던 계획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실제 하이브는 3.0과는 관계없이 조만간 SM의 새 장기비젼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하이브와 현 경영진-카카오진영이 경영권 분쟁에서 패배한 쪽의 데미지가 너무 크기 떄문에 주총 전까지 표대결에서 이길 묘수를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결국 소액주주의 표심에 승자가 갈릴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토요경제 / 조은미 기자 amy1122@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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