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신라, ‘면세 체질개선’ 통했다…흑자전환에 이부진 200억원 매수까지
공항 구조조정에 1분기 흑자전환
이부진 200억원 매수로 책임경영 부각
중국 관광 회복에도 소비 둔화는 변수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 2026-05-18 17:21:32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호텔신라가 면세사업 체질 개선과 호텔 경쟁력 강화에 힘입어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인천공항 면세점 철수와 비용 효율화 효과가 본격 반영된 데다 외국인 관광객 회복과 호텔 객실 단가 상승까지 맞물리며 수익성 중심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호텔신라는 면세(TR)와 호텔·레저를 양대 축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535억원, 영업이익 20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5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했다.
◆ 공항 철수·따이공 축소…면세사업 ‘수익성 체질’ 바꿨다
이번 반등 핵심은 면세(TR) 사업 구조조정이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수익성이 낮았던 인천공항 DF1 구역 사업권을 반납했다. 과거 면세업계가 공항 사업권 경쟁과 따이공(보따리상) 유치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수익성 중심 구조로 산업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올해 1분기 면세 부문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면세점을 운영하는 TR(Travel Retail)부문의 1분기 매출은 8846억원으로 전년 대비 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2억원을 기록했다. 시내면세점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외신 여행 및 면세전문지 TR비즈니스는 “호텔신라의 회복 프로그램이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며 “운영 효율화와 비용 절감 전략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시장 관심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행보에도 쏠렸다. 호텔신라는 지난 3월26일 이 사장이 200억원 규모의 호텔신라 주식을 장내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대표이사 취임 이후 첫 직접 매수다. 한인규 사장 역시 2억원 규모 주식을 사들였다.
그동안 이 사장은 삼성생명·삼성물산·삼성전자 등 삼성 핵심 계열사 지분은 보유했지만 호텔신라 지분은 직접 보유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를 “실적 회복 가능성에 대한 경영진의 자신감”으로 해석했다.
실제 호텔신라는 코로나 이후 중국 소비 둔화와 면세 산업 침체 영향으로 수년간 부진을 겪었다. 따이공 의존 구조와 과도한 송객 수수료 부담이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올해 들어 비용 구조를 바꾸며 처음으로 반등 신호를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관광 회복 속도가 아직 완전하지 않다는 점은 변수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1.2%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상승 전환 이후 7개월 연속 오름세다. 생산자물가지수(PPI)도 2.8% 올라 45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PPI는 기업 생산 원가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다. 생산비 부담이 커지면 소비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중국 소비자들의 고가 소비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면세업계에서는 방한 관광객 수보다 객단가 회복 속도가 호텔신라 실적의 핵심 변수라고 보고 있다.
◆ 외국인 몰린 호텔 호황…객실값 상승에 실적 반등 탄력
호텔신라 실적 개선에는 호텔 사업의 구조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국내 호텔업은 내수 소비 성격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외국인 투숙객 증가로 사실상 관광 수출업 성격이 짙어지고 있어서다.
특히 원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해외 관광객 입장에서는 서울 주요 호텔 숙박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졌고 이는 객실 점유율과 평균 객실 단가(ADR)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올해 들어 서울 주요 호텔 객실 가동률은 80% 안팎까지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 정도 수준이면 사실상 만실에 가깝다고 본다. 호텔신라 역시 올해 1분기 외국인 매출 비중 확대와 ADR 상승 효과가 동시에 나타났다. K팝·K콘텐츠 흥행 이후 방한 관광 수요가 급증한 데다 환율 효과까지 겹치며 프리미엄 호텔 중심 가격 인상 여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앞으로도 다방면으로 힘쓸 것”이라고 언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국내 고객 가격 저항 때문에 객실료를 공격적으로 올리기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외국인 비중이 높아지면서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서울 주요 호텔은 현재 판매자 우위 시장에 가까운 흐름”이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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