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발주대출에 신보 보증 더했다…생산자금 최대 30억원

기존 발주정보 기반 금융에서 보증부 대출로 확대
구매기업 추천받은 중소 협력업체 수혜…금융비용도 경감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 2026-11-03 17:28:57

▲ 우리은행 본점.[김연수 기자]

 

우리은행이 기존 발주정보 기반 대출에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결합, 중소기업 생산자금 지원을 늘린다. 납품 전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은 이미 도입했지만 이번에는 보증기관이 신용위험을 분담하는 별도 상품을 통해 대출한도를 높이고 금융비용을 낮춘 것이 핵심이다.

3일 우리은행(은행장 정진완)에 따르면 신용보증기금과 함께 기업의 발주정보를 활용하는 '서플라이원(Supply-One)' 보증 연계 대출상품을 출시했다. 올해 4분기 200억원을 시작으로 총 2000억원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번 상품은 우리은행 공급망금융의 연장선에 있다.

우리은행은 2024년 8월 '원비즈 데이터론'을 출시해 납품 이전에도 발주정보를 바탕으로 생산자금을 빌려줬다. 당시 대출한도는 최대 3억원, 발주금액의 30~50%였다.

지난해 6월에는 발주·계약·정산정보를 금융서비스에 연결하는 '원비즈 e-MP'를 선보이고 '우리CUBE데이터론' 등을 통해 생산자금 지원체계를 확대했다.

이번 상품은 여기에 신보의 보증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우리은행이 원비즈 e-MP에 등록된 구매기업의 발주정보를 신보에 제공하면 신보가 이를 심사해 보증서를 발급한다. 우리은행은 해당 보증서를 바탕으로 판매 중소기업에 생산자금을 대출한다.

보증한도는 구매기업과의 연간 거래금액의 절반 범위에서 최대 30억원이다. 개별 발주계약에 대해서는 해당 금액의 최대 80%까지 건별 보증을 지원한다.

2024년 출시된 원비즈 데이터론과 비교하면 제시된 최대 한도와 발주금액 대비 지원비율이 커졌다. 다만 서로 다른 상품이므로 기존 고객의 대출한도가 일괄적으로 상향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금융비용도 완화했다. 신보는 보증비율 100%를 적용하고 보증료율을 0.4%포인트 낮춘다. 우리은행은 대출금리 우대와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한다.

실질적인 수혜자는 구매기업의 주문을 확보했지만 납품 전 생산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이다.

부품이나 원자재를 공급하는 기업은 주문을 받아도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원재료비와 인건비를 먼저 지출해야 한다. 판매대금은 납품 이후 들어오기 때문에 주문 증가가 오히려 운전자금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존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은 주로 납품 이후 발생한 매출채권을 현금화하는 금융이다. 반면 이번 상품은 실제 발주정보를 활용해 그 이전 단계의 자금 수요에 대응한다.

구매기업도 간접적인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협력업체의 자금난이 완화되면 생산 차질과 납품 지연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중소기업이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은 아니다. 원비즈 e-MP를 이용하는 구매기업의 추천을 받은 판매 중소기업이 대상이며, 신보의 보증심사와 은행의 대출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구매기업의 추천 여부와 플랫폼 참여 범위에 따라 실제 지원 대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한계다.

우리은행에도 이번 상품은 기업금융 사업을 확대할 기회다. 기업 간 거래정보를 확보하고 이를 보증기관의 심사체계와 연결하면 기존 대출뿐 아니라 결제와 자금관리 등 관련 금융서비스로 거래관계를 넓힐 수 있다.

이번 상품은 전날 금융위원회의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공급망금융 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다만 2000억원은 실제 집행실적이 아닌 공급계획이다. 개별 기업의 대출금리와 실제 지원 기업 수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상품의 성패는 발표된 대출한도보다 실제 자금 공급에 달려 있다. 신보의 보증을 활용해 그동안 신용이나 담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던 협력업체에 얼마나 많은 생산자금을 공급하느냐가 우리은행 공급망금융의 경쟁력을 가를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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