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 국회소위 통과…서류 없이 '병원에 요청'

박미숙

toyo@sateconomy.co.kr | 2023-05-17 17:19:20

▲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이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을 통과했다. <사진=토요경제>

 

앞으로 실손보험 청구 방법이 영수증이나 진단서 같은 서류 없이 병원에 요청하는 것으로 실손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대폭 개선된다.


14년만에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이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을 통과했다. 개정안은 향후 정무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를 차례로 거쳐 본회의에 상정된다. 개정에 여야가 합의한 만큼 본회의 상정까지 무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정안은 보험사가 실손보험 청구 절차를 전문 중계기관에 위탁해 청구과정을 전산화 하는 것이다. 이에 소비자 편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실손보험을 청구하려면 진료를 끝낸 후 병원이나 약국에서 발급 받은 서류를 보험설계사나 보험사 고객센터, 팩스, 앱 등을 통해 제출해야 했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서류 접수 절차 없이 병원에 요청하는 것만으로 실손보험 청구를 할 수 있게 된다. 그간 불편함에 미뤄졌던 3000억원 상당의 소액 보험금도 제 주인을 찾게 됐다.

실손보험 청구가 간편해지면서 5만원 이하 소액 보험금에 대한 청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은 금액이 적어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는 규모가 2000억~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대부분의 실손보험금 청구 건의 경우 20만원 이하라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보험사들의 사업비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보험업계는 매년 1억건에 달하는 실손보험 심사에 드는 서류작업이 상당한 데다 비용 부담도 크다고 토로해 왔다. 

 

현재 실손보험을 청구하기 위해선 실손청구서류, 진료비 영수증 등 4장 이상의 종이가 필요하다. 매년 4억장 이상의 종이가 사용된 셈이다. 종이 사용 감소로 인해 사회적 비용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쟁점이었던 어떤 기관이 보험사와 의료기관 사이에서 환자의 의료정보를 전달하는 중계 역할을 맡을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거리로 남았다.

여야는 소위에서 이 같은 역할을 맡는 제3자 중계기관을 보험사·의료기관이 직접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거나 공공성, 보안성, 전문성 등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에 위탁하도록 하는 것에 합의했다.

하지만 보험사나 의료기관이 직접 시스템을 구축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커 가능성이 낮다는 게 중론이다. 이 때문에 관련 인프라를 갖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그간 대안으로 거론됐으나, 의료계의 반발이 심했다. 비급여 진료 정보를 심평원에서 접근할 수 있게 되면 진료 자율성을 빼앗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여야는 직전 법안소위에서는 이미 보험개발원을 중계기관 대안으로 설정하는 것에 어느 정도 합의를 했었다. 다만 전날 의료업계와 환자단체는 각각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손보험 간소화법 개정을 반대하는 의견을 내는 등 법안을 둘러싼 갈등 요소는 남아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개정안에는 중계 관련 전산시스템 구축 및 운영에 관해 의료계와 보험업계가 참여하는 운영위원회 설치 등이 담겼다"며 "이해관계자들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기관 선정과 관련해서 협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박미숙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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