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억원대 전세사기 ‘건축왕’, 사기죄 법정최고형인 징역 15년 선고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 2024-02-07 17:12:47

▲ 사진=연합뉴스

 

‘건축왕’으로 알려진 148억원대 전세사기 혐의자 남모(62)씨에게 사기죄의 법정최고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단독 오기두 판사는 7일 선고 공판에서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남모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범죄 수익 115억5000여원 추징을 명령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공인중개사와 중개 보조원 등 공범 9명에게도 각각 징역 4~13년을 선고했다.

오 판사는 “피고인들은 사회초년생이나 노인과 같은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범행해 동기나 수법이 매우 불량하다”며 “피해자는 191명, 피해액수는 148억원으로 막대하고 피해자들의 전세보증금은 대출을 받거나 일하면서 모은 전 재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남씨는 주택 2708채를 보유하면서 스스로 탐욕에 따라 피해를 준 부분에 큰 죄책감을 져야 한다”며 “사회공동체의 신뢰를 처참하게 무너뜨렸는데도 변명을 하면서 100여명의 피해자가 법정에서 진술하게 하며 고통을 줬다”고 말했다.

덧붙여 “생존 기본 요건인 주거환경을 침탈한 중대 범죄를 저지르면서 20~30대 청년 4명이 전세사기 범행으로 극단적인 선택까지 했다”며 “그런데도 국가나 사회가 해결해야 한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재범 우려도 크다”고 양형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뿐만 아니라 판결문을 낭독하면서 이례적으로 사기죄의 법정최고형 형량을 높이는 관련법 개정의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오 판사는 “사기죄에 대해 선고할 수 있는 한도는 징역 15년에 그치고 있다”며 “현행법은 인간 생존의 기본 조건인 주거의 안정을 파괴하고 취약계층의 삶과 희망을 송두리째 앗아가고 사회 신뢰를 무너뜨리는 악질적인 사기 범죄를 예방하는데 부족하다”고 말했다.

남씨 등은 2021년 3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인천시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 191채의 전세 보증금 148억원을 세입자들로부터 받아 가로챈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남모씨 일당의 전체 혐의 액수는 453억원(563채)이지만 이날 재판에서는 먼저 기소된 148억원대 전세사기 사건만 다뤄졌다. 추가 기소된 나머지 305억원대 전세 사기 재판은 따로 진행 중이다.

남씨는 인천과 경기도 일대에서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2700채를 보유해 건축왕으로 불렸다.

지난해 2∼5월에는 남씨 일당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 4명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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