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리오프닝 기대’ 꺾인 아모레 · LG생건...“실적 회복할 수 있을까”

1분기 부진에 이어 2분기도 기대치 전망 낮아져
증권사들 목표주가 하향·주가도 약세 못 벗어나
브랜드 경쟁력 제고·수출 시장 다변화에 나서야

이승섭 기자

sslee7@sateconomy.co.kr | 2023-07-23 17:11:09

중국 경기 회복이 늦어지고,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마저 실종되면서 수혜 대상으로 꾭혔던 국내 화장품 업체들이 실적 부진에 따른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작년 12월 중국 리오프닝 이후 대표적 수혜 예상 기업으로 여겨지던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까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이에 증권사들도 최근 이들 기업의 목표 주가를 잇따라 낮추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목표주가를 17% 정도 하향했다. 또 지난주 10만원 후반대까지 올랐던 주가도 등락을 거듭하다 이번주 10만 원 대 초반으로 내려앉았다. 중국 리오프닝 기대감으로 지난 2월 15만5800원까지 오른 것과 견주면 비교하기 어렵다. 

LG생활건강의 목표주가도 증권사에 따라 15~27%로 하향했다. 주가도 직년 연말 72만 원하던 것에서 21일 현재 44만원대로 급락했다. 이 회사 주가가 50만 원으로 내려 간 것은 2014년 이후 9년 만이다.

수혜를 기대했던 중국 리오프닝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데다 그동안 급격히 커진 중국 시장 비중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탓이다.

아모레퍼시픽 등은 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국 내 영업망 재정비와 함께 신규 수출시장 개척 등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중국 경기 회복이 늦어지고, 중국 내 ‘애국소비’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부담이다.

 

 

▲중국 리오프닝 기대 효과가 사라진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실적 부진으로 고심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일 개막된 '코리아 서머 뷰티 세일'<사진=연합뉴스> 


■ 1분기 실적 부진에 고심 커져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1분기 매출액 9137억 원, 영업이익 644억 원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1.6%, 59.3% 줄었다. 면세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53% 줄고, 해외 사업 실적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중국 법인 매출이 40% 이상 줄어든 것이 주 요인이다.

LG생활건강도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4%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16,9% 감소했다. 특히 화장품 사업 매출은 저년 같은 기간과 견줘 0.3% 증가한 것에 그친 반면 영업이익은 1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도 중국 내 ‘애국소비’ 열풍의 후폭풍을 맞고 있지만, 중국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의 영향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는 것은 문제다.

2017년만 해도 중국 내 수입화장품 비중을 보면 한국이 22.2%로 가장 높았다가 2021년에는 17.3%로 3위로 밀려났다. 중국의 한국 화장품 수입 증가율도 2018년 64%에서 2020년 7.9%로 뚝 떨어졌다. 그동안 K-뷰티를 내세워 중국 시장을 석권했던 한국 화장품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는 최근 국산 화장품 수출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화장품 수출은 7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 줄었다. 4월에 이어 2개월 연속 하락했다. 미국과 일본, 아시아 시장에서의 수출이 늘어난 것과는 달리 대중국 수출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 증권사들 목표 주가도 잇따라 하향

이런 상황을 반영해 증권사들은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목표주가를 앞다퉈 내려잡고 있다.

KB증권은 최근 아모레퍼시픽의 목표 주가를 17만 원에서 14만 원으로 내렸다. 국내 면세 시장 부진 등으로 올 2분기 실적도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는 점을 요인으로 들었다.

박신애 연구원은 “중국 소매 경기가 시장 기대에 비해 부진하면서 2분기 면세 매출은 37% 감소해 예상치보다 크게 하회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커머스 매출이 4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중국 법인도 53억 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2분기 영업이익은 390억 원으로 기대치(510억 원)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영업이익도 2천100억 원으로 기존 실적 추정치(2천640억 원)보다 20% 낮췄다.

한국투자증권도 아모레퍼시픽의 목표주가를 18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법인과 면세 매출 회복이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이유들 들었다. 

 

김명주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실적(연결기준) 전망에서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0.1% 늘어난 9467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비 흑자전환한 268억 원을 기록하지만 시장 기대치를 각각 3.8%, 47.4%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지난 11일 이후 전반적인 오름세 속에서 지난주 최고 10만7100원까지 올랐으나 등락을 거듭하다 21일 10만32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G생활건강 목표주가도 이달 들어 5개 증권사들이 앞다퉈 하향 조정했다. 신한투자증권 79만 원→61만 원, 삼성증권 68만 원→52만 원, ,메리츠증권 75만 원→63만 원, DB금융투자는 75만 원→65만 원 등으로 각각 내렸다.

LG생활건강의 2분기 실적 전망치도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친다. 신한투자증권은 “LG생활건강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가 작년 동기보다 각각 5%, 15% 감소해 기존 추정치를 밑도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현진·주지은 연구원은 ”생활용품과 음료 매출이 소폭 성장한 것으로 보이나 면세 부진과 중국 실적 성장 부재로 화장품 매출이 15%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 경쟁력 제고와 시장 다변화가 필요

그동안 한국 화장품은 한류라는 중국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하지만 지금은 환경이 급변했다. 연구개발과 현지 마케팅 부족, 미흡한 유통채널, 중국 자체 브랜드 성장 등으로 급격히 위축되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을 보면 그동안 한국 화장품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해 온 게 결국 발목을 잡혔다는 분석이다. 향후 수출 시장을 중국 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유럽 등지로 다변화 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는다.

다만 중국 시장의 비중이 여전히 높은 만큼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타킷 마케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내 오프라인 매장을 대거 철수한 가운데 꾸준한 온라인 매출을 감안해 e커머스 채널을 강화할 계획인 것도 이와 맞닿아 있다.

그럼에도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낮아진 한국 브랜드의 위상을 단시일 내 끌어 올린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다.

또 산업연구원이 최근 중국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 대상으로한 3분기 BSI(경기실사지수)조사 결과에서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치가 확연히 낮아졌기 때문이다. 3분기 시황(94)과 매출(99) 전망이 2분기보다 각각 18포인트, 22포인트나 하락했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 인기가 하락한 데는 프랑스, 일본의 유명 브랜드와 자국산 중저가 브랜드로 양분된 상황에서 한국 제품 브랜드가 어정쩡해진 것도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화장품이 예전의 위상을 되찾으려면 브랜드 경쟁력 제고가 우선 돼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중국의 코로나 사태 이후 계속된 경기 침체가 가장 큰 요인이기는 하지만 중국 정부의 한국 화장품 규제 강화와 자국 제품 선호 추세 등도 영향을 미쳤다.

결국 중국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의 경쟁력을 되찾고, 해외 시장 다각화와 함께 제품 라인업 강화 등을 통해 돌파구를 찾는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

토요경제.이승섭 대기자 sslee7@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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