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자회사 파업, 현대차·기아 공장 멈췄다…하루 수천 대 생산차질(1부)
모트라스·유니투스 노조 동시 파업 돌입…울산·광주 생산라인 스톱, ‘적시생산’ 체계 흔들
이덕형 기자
ceo119@naver.com | 2025-09-24 17:11:19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사 현대모비스의 생산 자회사들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현대차와 기아 일부 공장이 멈췄다. 적시생산(JIT·Just In Time) 방식으로 운영되는 자동차 생산 체계 특성상 부품 공급이 끊기자 완성차 생산라인이 즉각 중단됐다. 하루 수천 대 규모의 차질이 예상되며, 산업 전반의 연쇄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24일 오전, 현대모비스 생산 자회사 모트라스와 유니투스 노조가 주야간 교대로 4시간씩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은 노조가 요구하는 100% 고용 보장과 완성차와 동일한 수준의 기본급·성과급 지급이 핵심 쟁점이다.
모트라스 노조는 회사가 제시한 월 7만8천 원 인상안을 거부했다. 현대차 노사가 합의한 10만 원 인상과 차이가 크다는 이유다. 성과급도 현대차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불만이 이어졌다. 유니투스 역시 고용 안정성과 성과급 수준을 두고 사측과 대립하며 동시 파업에 나섰다.
현대차 울산·기아 광주 생산라인 중단
파업 여파는 곧바로 완성차 공장에 닥쳤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대부분 라인의 가동률이 떨어졌고, 일부 생산라인은 조업을 중단했다. 기아 오토랜드 광주 1·2공장은 이날 오후부터 가동을 멈췄다. 두 공장은 스포티지·쏘울·셀토스 등 하루 평균 1천여 대를 생산하던 주력 라인이다.
부품 재고는 하루를 버티기 힘든 수준으로 알려졌다. 기아 광주 3공장은 소형 트럭을 생산하지만, 이 역시 재고 소진 시 조업 차질이 불가피하다.
적시생산(JIT) 체계의 구조적 취약성
자동차 생산은 부품 재고를 최소화하는 적시생산 체계에 기반한다. 생산 효율성은 높지만, 부품사가 멈추면 완성차 라인이 바로 설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파업으로 하루 1,500~2,500대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매출로 환산하면 400억~1천억 원 규모의 손실이 하루 만에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2·3차 협력사다. 모트라스와 유니투스는 전자장치 모듈 등 핵심 부품을 납품한다. 이들 부품이 끊기면 완성차 공정이 멈추는 동시에, 하위 협력사도 연쇄 타격을 입는다.
중소 협력사 관계자는 “납품 대금이 끊기면 곧바로 운전자금 부족으로 이어진다. 단기차입을 늘릴 수밖에 없고, 이자 부담이 가중된다”고 토로했다.
업계 삼중고: 관세·노동·공급망
이번 사태는 한국 자동차 산업이 직면한 삼중고를 보여준다. 첫째, 미국의 고율 관세와 현지 근로자 구금 사태 등 대외 환경 악화. 둘째, 국내 완성차 노사 교섭의 잦은 갈등. 셋째, 이번과 같은 부품사 파업이다. 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하루 조업 중단 시 1조 원에 가까운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2022년 생산 전문 자회사 모트라스·유니투스를 출범시켜 효율화를 꾀했지만, 자회사 평균 연봉은 이미 9천만 원대다. 1분기 적자 후 2분기 겨우 흑자 전환했음에도, 노조가 요구하는 수준의 성과급을 수용하려면 수천억 원 재원이 필요하다.
사측은 “일부 라인 가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노조는 “대체 인력 투입 시 추가 파업”을 경고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