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AI·바이오, LG의 미래"...구광모, 차세대 '巨木' 육성 잰걸음
구 회장 21~24일 美보스턴·加토론토 방문, 'ABC사업' 점검
AI·바이오·양자 등 세계적인 연구기업 돌며 미래사업 구상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 2023-08-24 17:10:41
배터리(2차전지)와 관련 소재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며 LG그룹의 위상을 크게 끌어올린 구광모 회장이 최근 AI(인공지능)와 바이오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부터 나흘 일정으로 AI와 바이오 기술의 본산인 북미 곳곳을 돌며 이들 신사업을 집중 점검하는 등 그룹의 미래 먹거리이자 거목(巨木) 육성을 위한 잰걸움을 계속했다.
지난해부터 국내 마곡 LG AI연구원, 오송 LG화학 생명과학공장, 마곡 LG화학 연구소, 청주 LG화학 양극재 공장 등을 순회하며 미래 사업을 집중적으로 챙기고 있는 구 회장이 이젠 해외로 발길을 돌린 것이다.
고 구본무 회장의 뒤를 이어 2018년 6월 LG그룹 총수에 오른 구 회장의 대표적인 경영스타일 중 하나는 소위 되는 사업에 리소스를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형이다.
구 회장은 40세의 젊은 나이에 LG그룹 총수를 맡은 이후 '돈안되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경쟁력있는 사업에 인적, 물적 투자를 집중해왔다. 이와함께 될성 싶은 나무, 지금은 작은 씨앗을 불과하지만 미래에 큰나무로 커갈 수 있는 유망사업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은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이 배터리와 배터리소재 부문에서 경쟁그룹인 삼성과 SK를 제치고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것도 그룹차원의 지속적인 투자와 구 회장의 안목과 의지가 빚어낸 산물이다.
■ "지금의 씨앗, 향후 거목 성장"...꺾임없는 도전 강조
구 회장은 수 년전부터 기존 주력사업 외에 미래사업 구상에 올인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한 것이 LG가 미래성장동력이자 차세대 먹거리로 내세우고 있는 AI, 바이오(Bio), 클린테크(CleanTech)이다. LG는 세 부문의 머릿글자를 따 'ABC사업'이라 칭한다,
구 회장이 이번에 미국 보스턴과 캐나다 토론토를 주 방문지로 선정한 것도 ABC전략의 일환이다. 보스턴과 토론토는 바이오, AI, 클린테크 기술과 연구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정평이 났다. LG관련 관련 계열사와도 다양하게 얽혀있다.
구 회장은 이번 북미 출장을 통해 ABC부문의 준비 현황과 육성 전략을 점검하고, 이들 분야의 글로벌시장 트렌드를 꼼꼼히 살폈다. LG가 수 년간 지속해온 미래 먹거리사업 준비를 글로벌로 확장하기 위한 행보한 해석이다.
구 회장은 이번에 LG화학 생명과학본부의 보스턴 법인과 아베오 파마슈티컬스, 토론토의 LG전자 AI랩(Lab) 등을 잇달아 방문, 현지 법인장 및 연구진들과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아베오는 항암 신약 기업으로 LG가 1월에 인수한 바이오 전문기업이다.
구 회장은 보스턴 법인에서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본부장, 이동수 보스턴 법인장, 마이클 베일리 아베오 최고경영자(CEO) 등과 만나 신약 사업 방향, 글로벌 상업화 역량 강화, 아베오 육성 전략 등을 폭넓게 협의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항암 신약과 세포 치료제 등의 혁신 신약 개발 전략을 점검하고 아베오 인수 이후의 경쟁력 강화 현황등도 세심하게 살폈다는 후문이다.
구 회장은 당시 “LG그룹의 성장사를 돌이켜보면 늘 10년, 20년을 미리 준비해 새로운 산업을 주도해왔다”며 “배터리도 30년 넘는 기술 개발과 투자가 뒷받침되고 수 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도전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LG의 바이오사업이 지금은 비록 작은 씨앗이지만 꺾임없이 노력하고 도전해 나간다면 LG를 대표하는 미래 거목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 보스턴 그룹 AI연구거점서 차별화된 가치 창조 강조
구 회장은 22일에는 캐나다 토론토를 방문, AI분야를 챙겼다. LG전자는 2018년 LG그룹 최초의 글로벌 AI연구 거점인 AI랩을 토론토에 설립했다.
AI랩을 방문한 구 회장은 배경훈 LG AI연구원장과 이홍락 CSAI(Chief Scientist of AI), 김병훈 LG전자 최고기술경영자(CTO) 등과 미팅을 진행하고 사업 현장의 AI 추진 현황을 직접 점검했다. 이 자리에선 미래 연구개발 방향 및 계열사 간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번 미팅에선 AI기술을 활용해 고객 관점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실행력을 높이고 필요한 핵심 역량 강화에 힘쓰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와함께 LG의 가전제품이나 서비스, 조직 운영에 AI를 활용하는 성공 사례를 늘리기로 했다. 구 회장은 “AI는 향후 모든 산업에 혁신을 촉발하고 어떻게 준비하는가에 따라 사업 구도에 커다란 파급력을 미칠 미래 게임 체인저”라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이어 보스턴과 토론토에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기관과 스타트업도 찾았다. 보스턴에 있는 다나파버 암센터를 방문, 로리 글림쳐 다나파버 CEO와 함께 세포치료제 생산 시설을 둘러봤다. 이 자리에서 연구 중심 병원과 제약기업 간 협력 모델과 항암 연구의 새로운 동향을 살피고 의견을 나눴다.
하버드 의대 연계의 항암 연구시설인 다나파버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항암 전문 임상 연구기관이다. 해마다 1000여개의 임상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5년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75종의 항암제 중 35종의 항암제가 개발 단계에서 이곳을 거쳤을 정도다.
■ 미래 사업 '글로벌 톱' 수준 육성 의지 드러내
보스턴을 대표하는 바이오‧제약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랩센트럴도 방문했다. 구 회장은 창립자 중 한 명이자 CEO인 요하네스 프루에하우프를 만나 보스턴 바이오 창업 생태계와 글로벌 혁신 스타트업 육성 모델을 소개받고 큰 관심을 표명했다.
랩센트럴은 바이오 분야에서 가장 인정받는 스타트업 육성 비영리기관이다. 이곳에 입주한 스타트업들은 사무실, 연구 장비 등 다양한 지원을 받고, 다른 스타트업과의 상호 교류를 통해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한다.
토론토에 있는 벡터 연구소도 살폈다. 이 연구소에서는 기업과 대학, 스타트업들이 협력해 머신러닝, 딥러닝, 로봇 등 다양한 AI 분야의 응용 연구가 진행 중이다.
세계 4대 AI 석학 중 한 명인 제프리 힌튼이 설립했으며, 구글의 딥러닝, 우버의 자율주행, 엔비디아의 컴퓨터 비전 등이 이곳을 거쳐 탄생했다.
구 회장은 이 외에도 토론토에 있는 양자컴퓨팅 선도기업인 자나두를 방문, AI와의 연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자나두는 기업가치가 약 1조3400억원으로 추정된다.
LG측은 “구 회장이 계열사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항암 연구소, AI 및 양자컴퓨팅 연구소 등을 두루 찾아 산업 생태계를 살핀 것은 AI, 바이오 등의 미래 사업들을 글로벌 톱 수준으로 육성, 미래 산업을 선도하겠다는 구 회장의 의지를 드러낸 행보”라고 설명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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