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 사돈에게 맡긴 오뚜기…함연지 등판설 ‘솔솔’

이슬기 기자

lsg@sateconomy.co.kr | 2023-11-28 17:10:35

▲ 함영준 회장 <사진=오뚜기>

 

올해 미국 시장에 공략에 집중한 오뚜기가 오너 3세 함연지 씨의 시아버지인 김경호 전 LG전자 부사장을 글로벌사업부본부장으로 영입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를 두고 유통업계에서는 함연지 씨의 해외사업 경영 참여를 위한 초석 다지기에 시아버지가 직접 나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LG전자 출신 김경호 글로벌사업본부장(부사장)을 선임하고, 기존 글로벌사업부를 글로벌사업본부로 격상시켰다.

1964년생인 김 부사장은 서울 양정고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카이스트(KAIST)에서 경영정보시스템(MIS)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20년간 액센츄어 등 컨설팅 업계에 종사 했으며, 2009년 LG전자에 입사해 CIO 정보전략팀장(전무), BS유럽사업담당(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김 부사장은 식품업계의 경력은 없지만, 글로벌 시장에 대한 이해도와 비즈니스 역량을 보유한 인물로 해외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히기 위해 영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본부장 선임은 오뚜기 해외 사업 강화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뚜기는 포화상태에 들어선 내수 매출 비중이 90%를 넘는다. 올해 3분기 해외매출 비중도 9%에 그쳐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하는 경쟁사에 비해 성장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오뚜기는 올해 글로벌 라면 수출 국가를 60개국으로 확대하고, 라면 수출 1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설정한 상태다. 해외 법인에 대한 자금 수혈도 지속하고 있다. 2018년에는 베트남 법인에 112억원의 출자해 보유 지분 가액을 226억원까지 끌어올렸고, 지난해에는 오뚜기 아메리카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750억원 규모의 물류센터 인수를 지원했다.

 

 

▲ 김경호 글로벌사업본부장 <사진=오뚜기>

 

김경호 글로벌사업부본부장 선임이 함연지 씨의 해외사업 경영 참여를 위한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관련 업계에서는 함영준 회장이 국내 사업은 아들인 함윤식 씨에게 맡기고, 해외사업은 함연지 씨가 담당하게 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 오뚜기의 미국 시장 진출과 비슷한 시기에 남편 김재우 씨와 미국으로 거처를 옮긴 함연지 씨의 행보도 이같은 전망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오뚜기는 지난 8월 오뚜기 아메리카 홀딩스 산하의 생산법인 오뚜기 푸드 아메리카를 설립했다. 2005년 설립된 아메리카 홀딩스는 판매에 중점을 둔 법인으로 해외 생산기지 확대의 포석을 깔고 직접 생산·판매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같은 시기 함연지 씨와 남편 김재우 씨는 오뚜기 아메리카 홀딩스가 위치한 LA로 거처를 옮겼다. 함 회장의 총애를 받는 것으로 전해진 김재우 씨는 현재 오뚜기 글로업사업부에서 근무 중이다.

 

지난 9월 함연지 씨는 유튜브 채널 ‘햄연지’를 통해 ‘LA 이사 가는 이유’라는 영상을 올렸다. 함연지 씨는 영상을 통해 “한식을 해외에 알리는 것에 대한 큰 소명 의식이 생겼다”며 “해외시장에서 가장 큰 미국시장 LA에서 현장을 배워보려 한다”고 밝혔다.


오뚜기는 지난 5년간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마무리한 상태다. 지난해 오뚜기라면지주와 오뚜기물류서비스지주를 흡수합병해 오뚜기가 지배구조 맨 위를 차지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오너 3세의 지분이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게끔 한 것이다.

 

▲ 함영준 회장의 장녀 함연지씨 <사진=유튜브 채널 ‘햄연지’ 캡처>

 

오뚜기는 장자 승계 원칙으로 2세 승계 시기에도 장자인 함영준 회장이 회사를 물려받았다. 현재로서는 1남 1녀의 장남 함윤식 씨가 승계할 전망이 우세하다. 함윤식 씨는 1991년생으로 현재 오뚜기 경영지원 차장으로 근무 중이다.

이에 반해 1992년생인 함연지씨는 뮤지컬 배우 등 그간 경영 참여와 무관한 행보를 보였지만, 관련업계에서는 사실상 함 씨가 경영에 참여하지는 않고 남편인 김재우 씨의 조력자 역할을 해 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함 씨의 최근 달라진 행보를 볼 때 언제든지 경영 일선에 참여할 가능성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함윤식 씨는 오뚜기 지분의 2.79%를, 함연지 씨는 1.07%를 보유 중이다.

이에 대해 오뚜기 관계자는 “함연지 씨는 오뚜기 그룹 내에서 직책이 따로 없다”며 “현재 승계는 구체화 된 것이 없다”고 전했다.

한편, 오뚜기 아메리칸 홀딩스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13% 늘었다. 분기 순이익은 103억8400만원으로 같은 기간 187.67% 올랐다. 오뚜기의 3분기 해외 매출액은 876억4184만원으로 총 매출의 9.6%이다.

 

토요경제 / 이슬기 기자 ls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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