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 온라인 시대에도 ‘야쿠르트 아줌마’ 남겼다…유통 분리로 상생 해법
온라인·편의점 확대 속 상품 분리 전략으로 방문판매 조직 보호
자사몰 hy프레딧 회원 100만명→250만명…구독 기반 성장에 대면 유통 결합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 2026-04-28 17:09:52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hy(舊한국야쿠르트)가 프레시 매니저 일명 ‘야쿠르트 아줌마’ 중심 유통 구조를 유지하며 편의점과 대형마트 확대 흐름 속에서도 상생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hy는 온라인과 편의점 채널을 확대하면서도 기존 방문판매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상품과 역할을 구분하는 전략을 택했다. 현재 전국 약 530여 개 영업점에서 1만1000여 명의 프레시 매니저가 활동하고 있다. 1971년 47명에서 시작해 1만명 이상으로 늘어난 규모다.
특히 유통 채널 간 충돌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품 공급도 차별화했다. 프레시 매니저가 판매하는 제품은 편의점에 공급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대표 제품인 ‘윌 오리지널’은 프레시 매니저 전용 상품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일부 대형마트를 제외하고는 편의점 채널에서는 판매하지 않는다. 채널별 상품을 분리해 판매 영역을 구분해 프레시 매니저의 몫을 회사가 일부러 남겨둔 셈이다.
또한 hy는 변화하는 소비 환경에 대응해 유통과 판매 방식을 고도화했다. 온라인 플랫폼 ‘프레딧’을 중심으로 방문판매 조직을 결합한 옴니채널 구조를 구축하며 디지털 전환과 오프라인 강점을 동시에 확보했다.
이 같은 구조는 고객 확대로 이어졌다. 자사몰 ‘hy프레딧’ 회원 수는 지난 2021년 100만명에서 2025년 250만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정기구독과 맞춤형 혜택을 결합한 서비스가 젊은 소비층까지 끌어들이며 성장세를 이끌었다.
이 모델은 창업주 고 윤덕병 회장의 철학에서 출발했다. 윤 회장은 1969년 한국야쿠르트를 설립하고 중년 여성 일자리 창출을 위해 방문판매 방식을 도입했다. 방문 판매 방식을 통해 유통망을 구축하며 발효유 시장을 키운 기반이 됐다. 윤 회장은 생전 이들을 회사 성장의 주역으로 평가하며 고마운 마음을 자주 밝혀온 것으로 전해진다.
출범 50년이 넘은 프레시 매니저 조직은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된 유통 환경에서도 역할을 유지하고 있다. 신선식품 특성상 직접 전달 방식이 효율적인 데다, 대면 접점을 통한 맞춤형 추천과 정기 배송 서비스가 결합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했다.
◆ 복지·보상으로 인력 기반 유지
hy는 프레시 매니저 생태계 유지를 위해 복지와 보상 체계도 점점 강화하고 있다. 연 2% 수준 저리 대출과 10년 만기 적금 상품으로 자산 형성을 지원하고 결혼·재해 시 상조회 제도를 운영한다.
건강검진 지원과 미취학 자녀 월 10만원 육아비 지급 등 생활 안정 제도도 마련했다. 원거리 활동자를 위한 차량 지원 제도를 통해 보험·세금 부담을 줄이는 등 근무 환경 개선에도 나섰다.
성과 기반 보상도 병행한다. 연간 ‘hy 대회’를 통해 성과를 공유하고 우수 매니저 약 2500명을 선발해 해외연수 기회를 제공한다. 최우수 인력에는 차량 지급 등 포상이 주어진다.
◆ 프레시 매니저, 특수고용 구조 속 지속 가능성 과제
다만 프레시 매니저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특수고용직 형태로 운영된다. 법적 보호가 제한적인 구조인 만큼 고용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아쉬움은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hy의 전략을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는 유통 환경 속에서 보기 드문 사례로 평가한다. 가격 경쟁 대신 채널 역할을 분리해 인력 기반 유통망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대면 판매 인력을 유지하는 전략은 브랜드 충성도와 서비스 경쟁력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장기적으로 차별화된 유통 모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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