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人] 돌아온 '코인 열기' , 힘 받는 이석우 두나무 대표
비트코인 현물ETF 승인·반감기 맞물려 '제2의 전성기'
암호화폐거래소 1위 업비트, 올해 실적 기대감 높여
기자, 변호사, IT기업 CEO… 남다른 스펙트럼의 리더
김자혜
kjh@sateconomy.co.kr | 2024-04-18 08:09:22
국내 1위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이석우 대표이사가 작년 12월 두 번째 연임에 성공하면서 가상자산업계 최장수 CEO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때마침 비트코인을 필두로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2월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승인, 4월 코인의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 등 대형 이벤트가 겹쳤기 때문이다.
새롭게 3년의 임기를 받은 이 대표가 호재가 넘치는 시장을 어떻게 공략해갈지 주목을 끈다.
18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반감기는 오는 20일로 예상된다. 비트코인은 개발자가 최초 고안하면서 4년마다 채굴 보상을 절반으로 줄이도록 설계했다.
보상이 줄어들면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에 채굴자, 투자자들은 이를 호재라고 판단한다. 실제로 2012년 첫 반감기 이후 2016년, 2020년, 올해까지 비트코인의 가격이 크게 뛰었다.
◆돌아온 투자자들… 점유 1위 업비트 실적 기대감↑
불과 작년 9월까지만 해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3600만 원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같은 해 10월 4700만 원대, 11월 5000만 원대로 올랐다. 올들어서도 지난 1월 5800만 원을 넘긴 후 2월 현물 ETF 상장 이슈로 인해 8594만 원까지 뛰었다.
3월 중 1억 원 고점을 찍은 비트코인은 지난 16일 9400만 원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암호화폐 거래량은 2021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300조 원대를 넘어섰다. 비트코인도 2개월여 만에 두 배 가까이 오르면서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점유율 81%를 보유한 업비트의 상반기 실적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운영기업 5개 사의 작년 매출은 1조178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3.5% 줄었다.
이러한 가운데 업비트를 보유한 두나무는 나 홀로 흑자를 봤다. 영업수익이 18.7% 줄어들고 영업이익도 20.9% 감소했지만, 보유한 디지털자산의 가격과 평가금액이 오르면서 작년 당기순이익은 8050억 원을 기록, 전년 대비 515.4% 폭증했다. 두나무의 작년 비트코인 보유량은 1만6050개다. 평가금액이 2022년도 2582억 원에서 작년 9133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 언론인, 법조인, IT기업 대표에서 암호화폐 최장수 CEO로
‘기자’, ‘변호사’, ‘NHN 미국법인 대표’, ‘카카오 공동대표’ 그리고 국내 1위 암호화폐 거래소 두나무 대표. 모두 이석우 대표가 거쳐온 타이틀이다. 이 대표는 두나무 이전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족적을 남겼다.
이석우 대표는 1966년생 이수정 전 문화부 장관의 장남이다. 서울대 동양사학과 졸업 후 하와이 주립대에서 중국사 석사를 했다.
부친이 한국일보 정치부 기자를 걸어간 것과 같이 이석우 대표도 첫 직장은 중앙일보에서 시작했다. 2년여 기자 생활 후 미국 루이스앤클라크 로스쿨로 유학길을 떠났다.
이후 로스쿨을 졸업하고 2년여 변호사로 일한 뒤 1999년 한국에 들어와 2004년까지 한국아이비엠의 고문변호사로 활동했다. 이후 NHN에서 법무 담당 이사, 경영정책 담당 이사를 역임했고, 2010년 NHN 미국법인의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듬해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만나면서 카카오 대표이사를 맡았다. 당시 카카오는 연 매출 18억 원, 영업 적자는 103억 원으로 부실기업에 해당했다.
어려운 시기에 합류해 카카오 공동대표로 선임되고 글로벌, 마케팅, 대외 커뮤니케이션 등의 분야를 맡았다. 이 대표는 카카오톡을 국민 메신저로 키우는 주역으로 손꼽힌다. 2014년에는 다음과 합병하는 과정에 참여해 기업이 확대되는 시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15년 중앙일보 조인스 공동대표 겸 중앙일보 디지털기획실장을 거쳐 2017년 12월부터 두나무 대표를 맡고 있다.
이 대표는 여러 분야에서 쌓은 경험을 두나무에서 십분 발휘하고 있다.
가상자산기업에 해당하는 특금법 개정안이 시행 초기 경쟁사들이 동요하는 상황에서 업비트는 가장 먼저 신고 서류를 접수해 1호 가상자산 사업자가 됐다. 올해 7월에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본격 시행돼 다시 한번 이 대표의 역량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특히 두나무의 창업자 송치형 회장이 글로벌 진출을 중시하고 있어 합작법인 레벨스의 해외 진출과 NFT 플랫폼 모먼티카의 성공 여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토요경제 / 김자혜 기자 kjh@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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