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더는 금융 변두리 아니다”…금융권, 디지털자산 접점 확대

하나은행 두나무 투자·미래에셋은 코빗·네이버파이낸셜로 연결
스테이블코인·블록체인 송금·WM까지…금융권 “인프라 변화 대응”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 2026-05-19 09:30:39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전통 금융권이 가상자산거래소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실명계좌 제공 수준의 제한적 제휴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거래소 직접 인수와 지분 투자, 기업결합 구조까지 등장하며 금융권과 디지털자산 업권 간 접점이 확대되는 흐름이다.

특히 하나금융지주와 미래에셋그룹이 각각 두나무·코빗 등 주요 디지털자산 플랫폼과 연결되기 시작하면서 금융권 안팎에서는 거래소를 단순 투자 플랫폼보다 향후 디지털 금융 인프라의 한 축으로 바라보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 하나금융과 미래에셋이 주요 디지털자산 플랫폼과의 접점을 확대하면서 금융권의 디지털 금융 인프라 대응 움직임이 주목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228만4000주(6.55%)를 약 1조322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

하나은행의 주식 취득 예정일은 내달 15일로, 거래가 완료되면 두나무의 4대 주주에 오른다. 공시상 취득 목적은 ‘전략적 지분투자를 통한 신금융 경쟁력 확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하나금융은 이번 투자와 함께 블록체인 기반 외화송금 서비스 고도화와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축 방향을 구체화하고 있다.

 

현재 양사는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서비스 공동개발을 추진 중이며 지난 2월에는 기존 SWIFT 체계 외화송금 서비스를 두나무의 자체 블록체인인 ‘기와체인’을 통해 구현할 수 있도록 기술 검증까지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사용·환류로 이어지는 생태계 구축과 디지털자산 기반 종합자산관리서비스 추진 계획도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거래소가 단순 가상자산 매매 플랫폼을 넘어 향후 결제·송금·자산관리 기능까지 연결되는 디지털 금융 인프라로 확장될 가능성을 금융권이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하나금융 측 역시 이번 투자를 디지털자산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의 이번 행보는 디지털자산 생태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기존에도 외화송금과 자산관리 서비스 등 여러 분야에서 협업을 이어오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융권에서 디지털자산 관련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부분이 있는 만큼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그룹 역시 최근 디지털자산 시장과의 접점을 전방위로 확대하는 흐름이다. 미래에셋은 올해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지분 92.06%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또 현재 네이버파이내셜 지분 30%도 보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의 기업결합 계획을 발표하면서, 미래에셋 역시 네이버파이낸셜을 매개로 두나무와 간접적인 연결고리를 갖게 됐다.

 

시장 안팎에서는 미래에셋이 코빗과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동시에 디지털자산 플랫폼과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코빗 인수 심사와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기업결합 절차가 아직 진행 중인 만큼 실제 사업 방향은 유동적인 상황이다. 최근 금융회사들이 거래소를 단순 투자 플랫폼보다 디지털 금융 인프라 변화 가능성 측면에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실제 KB국민·신한·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도 한국은행의 CBDC(디지털화폐) 실증 사업인 ‘프로젝트 한강’에 참여하며 예금토큰 기반 디지털 금융 인프라 구축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다만 아직 국내 관련 제도가 초기 단계인 만큼 금융권 역시 신중한 접근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실제 하나은행의 이번 투자 역시 경영권 확보가 아닌 소수 지분 투자 방식으로 이뤄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자산 시장은 제도화와 함께 금융 인프라의 한 축으로 점차 자리잡아가고 있다”며 “최근 금융회사들도 시장 변화와 기술 흐름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거래소와의 연결 가능성을 검토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제도와 시장 구조가 완전히 자리잡지 않은 만큼 대부분의 금융사들이 속도 조절 속에서 신중하게 접근하는 단계로 보인다”고 전했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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