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4 외 경제사절단, 美 ‘전략 산업’ 시장에 수십억 달러 규모 투자 약속

LS그룹, 두산에너빌리티, 고려아연, 대한항공, 셀트리온, HD현대 등
에너지·원전·항공·조선·바이오까지 ‘전략 산업’ 전방위 협력
중국 의존도 줄이고 공급망 다변화…글로벌 가치사슬 재편 가속

이강민 기자

lgm@sateconomy.co.kr | 2025-08-26 17:03:18

▲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호텔에서 25일(현지시간)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현장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와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국내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미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 및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순방에는 삼성, 현대차, LG, SK 등 대기업 총수들과 함께 LS그룹, 두산에너빌리티, 고려아연, 대한항공, 셀트리온, HD현대가 경제사절단에 합류해 미국 정부 및 글로벌 기업들과 손을 맞잡았다. 한미 양국은 반도체, 원자력, 항공, 조선, 바이오 등 전략 산업 분야에서 협력 기반을 한층 넓히게 됐다.

◆ LS그룹, 30억 달러 투입…美 전력 인프라 확충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해저케이블, 전력기기, 통신 등 전략 사업에 총 30억 달러(약 4조원)를 직접 투자한다고 밝혔다. 

 

현재 버지니아주 체사피크에서는 약 1조원을 투입한 HVDC 해저케이블 공장이 건설 중이며, 텍사스와 유타에서는 배전반·전력기기 생산시설 확장이 추진되고 있다. 이번 투자는 미국 내 노후 전력망 현대화와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두산에너빌리티, AWS와 차세대 원자로 개발 협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아마존웹서비스(AWS), 엑스-에너지(X-energy),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설계·건설·운영·공급망 구축 등 전 과정에서 공동 협력이 이뤄진다. 과정에서 AWS는 약 7억 달러를 투자해 5GW 규모의 SMR 상용화를 추진하며, 생산된 전력은 향후 AWS 데이터센터에 공급될 예정이다. 

 

◆ 고려아연, 록히드마틴과 1400억원 규모 게르마늄 공장 신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방산기업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망 구축 협력 MOU를 체결했다. 고려아연은 울산 온산제련소에 약 1400억 원을 투입해 고순도 게르마늄 공장을 신설, 2027년 시험 운전을 거쳐 2028년 상반기 상업 생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게르마늄은 반도체, 적외선 센서, 우주항공 소재 등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로, 이번 협력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전략적 차원에서 주목된다.

◆ 대한항공, 70조원 규모 항공기·엔진 계약…103대 도입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이 미국 보잉사와 362억 달러(약 50조원) 규모의 차세대 항공기 103대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는 보잉 777-9 여객기 20대, 787-10 여객기 25대, 737-10 여객기 50대, 777-8F 화물기 8대가 포함된다. 항공기는 2030년대에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또한 대한항공은 GE에어로스페이스와 19조원 규모의 장기 엔진 정비 서비스 계약, CFM과는 예비 엔진 구매 및 정비 계약을 추가로 체결해 총 7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확정했다. 이를 통해 노후 항공기 교체, 연료 효율 향상, 탄소 배출 저감 등 지속 가능한 항공 운영을 추진한다.

◆ 셀트리온, 美 현지 생산시설 인수 추진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이번 경제사절단에 참여한 유일한 제약·바이오 업계 인사다. 그는 미국 현지 생산시설 인수를 추진하며 관세 리스크 해소와 공급망 안정성 확보에 나섰다.

이미 글로벌 제약사가 보유한 공장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오는 10월 본계약을 체결, 연내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미국 내 생산거점을 확보할 경우 현지 입찰 시장 진입이 용이해지고,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분야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 HD현대, 美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 합류

HD현대는 미국 사모펀드 서버러스 캐피탈, 한국산업은행과 손잡고 ‘한미 조선산업 공동 투자 프로그램’을 조성하기로 했다. 수십억 달러 규모로 조성되는 이번 펀드는 미국 조선소 현대화와 첨단화, 공급망 강화, 자율운항·AI 기반 조선기술 개발 등을 지원한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와 연결되는 결실로 평가되고 있다. HD현대는 축적된 선박 건조 기술력과 디지털 역량을 바탕으로 미국 조선업의 경쟁력 회복을 지원할 계획이다.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lgm@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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