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수협은행장, 정부 추천 3석 이제 내려놓아야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 2026-10-07 17:03:09

▲ 김지영 토요경제 경제·산업부장

수협은행장 인선이 두 번 연속 3대2에서 멈췄다. 이제 후보보다 구조를 손봐야 한다. 공적자금 투입을 계기로 만들어진 정부 추천 3석 가운데 최소 두 자리는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에게 돌릴 때가 됐다.

현재 Sh수협은행 행장추천위원회는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 해양수산부 추천위원 각 1명, 수협중앙회 추천위원 2명 등 5명으로 구성된다. 최종 후보가 되려면 4표가 필요하다.

견제를 위해 만든 구조지만 합의가 안 되면 누구도 결론을 낼 수 없다. 지난달 22일과 이달 6일 신학기 현 행장과 이형주 금융정보분석원장을 놓고 같은 3대2가 반복된 이유다. 신 행장의 임기는 11월17일 끝난다.

정부 추천 3석에는 역사적 배경이 있다. 수협에는 2001년 1조1581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고 정부가 경영을 감시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수협중앙회는 2022년 9월 잔여 공적자금 7574억원에 해당하는 국채를 예금보험공사에 지급했다. 예보가 국채 만기에 맞춰 현금을 회수하는 절차는 남아 있지만 수협의 상환 의무는 사실상 정리됐다.

상황이 달라졌다면 지배구조도 다시 볼 필요가 있다.

수협은행은 정부 소유 국책은행이 아니다. 수협중앙회가 지분 100%를 가진 자회사다. 산업은행이나 기업은행처럼 정부 지분과 정책금융 기능을 전제로 행장 인사에 정부가 직접 관여하는 은행과는 성격이 다르다.

다른 은행의 최고경영자 추천 구조도 수협은행과 차이가 크다. KB국민은행은 사외이사 5명, 신한은행도 사외이사 5명, 우리은행은 사외이사 4명을 중심으로 후보를 검증한다. NH농협은행 역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사외이사와 비상임이사로 구성한다.

지배구조가 모두 같을 수는 없다. 수협은행에는 수산금융이라는 공적 역할도 있다. 정부의 감시 기능까지 없애자는 얘기가 아니다.

문제는 왜 정부가 세 자리까지 가져야 하느냐다.

정부 추천을 1석으로 줄이고 나머지 2석을 금융·리스크·수산업 분야의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에게 맡길 수 있다. 공개된 자격 기준과 추천 절차를 마련하면 정부의 공익 감시 기능과 경영 독립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다.

정부의 역할도 분명해진다. 행장 인선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쪽보다 은행의 건전성과 공공성을 감시하는 쪽에 집중하면 된다.

지금의 3대2 교착은 후보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과거 필요에 따라 만든 제도가 현재의 의사결정을 막고 있다는 신호다.

이번에도 한 표만 움직여 행장을 뽑고 끝내면 다음 인선에서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 정부가 할 일은 특정 후보를 밀어 결론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가진 추천권이 지금도 필요한 규모인지부터 다시 따지는 것이다.

공적자금 때문에 생긴 권한이라면 공적자금 문제가 사실상 정리된 뒤에는 그 권한도 달라져야 한다.

수협은행에 필요한 것은 정부의 인사 영향력이 아니라 제대로 작동하는 지배구조다. 정부 추천 3석도 권력이다. 이제는 내려놓을 때다. 내려놓는 권력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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