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세정기조…"감세로 경제활력 불어 넣어"
2023년 세제개편방향...법인세, 종부세, 근소세 전방위 감세
13.1조원 감세...이명박정부 첫해 2008년후 14년만 최대 규모
적정화,정상화에 초점..."성장기반 확충으로 세수확대로 연결"
재정건전성 정상화와 충돌 가능성 있어...국회 통과 진통 예상
장학진 기자
wwrjang@sateconomy.co.kr | 2022-07-21 17:01:03
윤석열 정부의 세정 방향이 감세 기조로 결정됐다. 정부수입(세수)을 줄여 기업과 개인 등 민간부분의 경제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다만 지난 정부가 지나치게 악화시킨 재정건전성을 정상화 시켜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는 현 정부의 구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재정 건전성에는 오히려 악재가 될 수도 있다.
판단과 선택의 문제이기 때문에 당장 그 성패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정부는 21일 법인세와 종합부동산세, 근로소득세 등을 전방위적으로 개편하는 첫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세제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 세정에 적용된다.
이 세제개편안의 가장 큰 특징은 선명한 감세 기조다. 세법이 정부안대로 바뀌면 세수는 13조원 넘게 감소할 전망인데,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세수 감(減)이다. 물론 이는 정부의 추계이기 때문에 실제 세수가 얼마큼 감소할지는 내년 경제 상황에 달려 있다.
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을 통해 기업 경쟁력 강화와 민간 활력 제고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 감세가 윤석열 정부가 강조해온 재정건전성 강화 방침과 충돌할 소지가 있다는 점, 민생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서민·중산층에 돌아가는 감세 혜택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에 대한 지적과 반론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여소야대의 정치지형상 국회 통과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기획재정부는 매년 세법 개정 방향을 통상 '세법개정안'으로 발표했으나 올해는 윤석열 정부의 철학을 담아 개편 폭을 키운 것을 고려해 '세제개편안'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했다.
정부는 민간·기업·시장 역동성과 자원 배분 효율성 제고, 세 부담 ‘적정화’와 ‘정상화’에 초점을 맞춰 세제개편안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세금을 정책 수단으로 활용했던 이전 정부와 달리, 기업을 비롯한 민간 경제주체가 조세원칙에 맞게 '소득에 맞는 세금'을 내며 경제활동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세법을 바꾸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제시한 방안은 법인세 최고세율 하향·과세표준(과표) 구간 단순화, 종부세 다주택 중과 폐지·세율 인하·공제금액 상향, 근로소득세 과표 구간 상향, 상속·증여세 완화 등이다.
정부는 한국의 조세부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4.3%를 밑돌지만 2015년 17.4%에서 2021년 22.1%(잠정)까지 급상승했다는 점을 들어 감세 필요성을 강조했다.
감세에 초점을 둔 이번 세제개편안이 실현되면 13조1천억원의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전년 대비 세수 증감을 계산하는 순액법 기준으로 세수는 2023년 6조4000억원, 2024년 7조3000억원이 각각 감소한다. 2025년 이후에는 세수 감소가 크지 않다.
향후 가장 많이 줄어드는 세목은 법인세로, 6조8000억원 감소가 예상된다. 소득세는 2조5000억원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법인·소득세 감소분이 전체 세수 감소분의 71%를 차지하는 셈이다.
증권거래세는 1조9000억원, 종부세는 1조7000억원 각각 감소할 전망이다.
이번 세제개편안으로 예상되는 13조1000억원의 세수 감소는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 세제개편안의 33조9000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명박 정부는 당시 법인·소득세율을 나란히 인하하는 등 대대적 감세를 골자로 한 세제개편안을 내놨다.
법인세 등 기업 부담을 상당 폭 줄여준 이번 세제개편안은 중장기적으로는 기업 투자·고용 증가에 일정 정도 효과가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특히 전 정부의 법인세 강화기조가 ‘조세 경쟁’(Tax Competition)이라는 글로벌 조세기조와 궤를 달리했던 만큼 이를 정상화시키는 차원에서 법인세 등 기업소득세를 낮춘 것이다.
대규모 세수 감소는 부담이 될 수 있으며 윤석열 정부가 특히 강조해온 '재정건전성 강화'와도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정책의 경우 절대적인 답은 없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투자 확대와 성장 기반 확충이 시간을 두고 세수 확대로 나타날 것이고, 이것이 재정건전성에 기여할 것"이라며 세제개편으로 '선순환 효과'를 기대했다.
추 부총리는 이어 "13조원 세수 감소 중 내년에 나타나는 것은 6조원 정도인데, 이는 통상적으로 세수가 (매년) 확대되는 규모를 고려하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감세를 통한 경제 활성화 효과를 고려한다고 해도, 서민·중산층에 돌아가는 감세 혜택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비판이 나온다.
세수 감 13조1000억원의 귀착을 살펴보면 법인이 6조5000억원이며 그중에서도 대기업이 4조1000억원으로 중소·중견기업 2조4000억원보다 많다.
개인의 세수 감소 효과는 3조4000억원으로 서민·중산층이 2조2000억원, 고소득층이 1조2000천억원이다.
이를 두고 기업과 고소득층에 유리한 법인세와 종부세 등의 개편 폭에 비해 서민·중산층도 혜택을 볼 수 있는 근로소득세 등의 개편 폭은 크지 않다라고 비판하는 시각도 있다.
추 부총리는 이에 대해 "기업이 투자·일자리 창출의 중심인 만큼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을 했고, 중산·서민층이 생계비 여력을 확보하도록 세 부담을 줄인 것도 있다"며 "경제의 선순환을 위해 양쪽 다 균형 있게 하려 했고 기업은 나름의 중요한 역할이 있어 기업 활성화에 좀 더 무게를 뒀다"고 말했다.
종부세 대폭 완화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부동산 시장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추 부총리는 이에 대해서도 "그동안 종부세가 징벌적 과세가 되어 실제 시장을 안정시키는 효과 없이 비정상적으로 운영됐다고 생각해 정상화 차원에서 개편하게 됐다"며 "최근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일부에서는 침체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전반적으로 종부세 체계를 개편하기에 적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장학진 기자 wwrjan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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