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 회생 변수, 영화계 돈줄까지 막나

정산 지연·플러스엠 영향권 우려…“제2의 코로나” 평가는 아직 일러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 2026-07-02 19:32:05

▲ 메가박스 극장 [연합뉴스]

 

중앙그룹 계열사의 회생절차 신청이 영화산업 전반의 자금 흐름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핵심은 극장 영업 중단 여부가 아니라 정산 차질이다. 티켓 매출이 극장을 거쳐 배급사, 제작사, 투자사로 흘러가는 구조에서 정산이 늦어질 경우 영화계 전반으로 충격이 번질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제한적이어서 우려와 사실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화관 메가박스를 운영하는 메가박스중앙은 콘텐트리중앙을 모회사로 두고 있다. 콘텐트리중앙 위에는 중앙홀딩스가 있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극장 사업 부진을 넘어 중앙그룹의 유동성 문제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메가박스중앙의 재무구조는 이미 수년 전부터 악화되고 있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당기순손실이 이어졌고, 부채비율은 533.8%에서 2211.9%까지 급등했다. 코로나19 이후 극장 관객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OTT 이용이 늘었고, 임차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은 계속됐다. 극장 사업은 매출이 줄어도 고정비를 단기간에 줄이기 어려운 구조다.

중앙그룹은 콘텐트리중앙과 중앙홀딩스 등을 통해 메가박스중앙을 지원해왔지만 적자 구조를 해소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메가박스중앙이 그룹 내 자금 부담을 키운 주요 계열사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이번 기사에서 더 중요한 쟁점은 그룹 내부 자금거래 자체보다 메가박스중앙 회생절차가 영화계 정산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다.

영화산업은 관객이 구매한 티켓 매출에서 부가가치세와 영화발전기금 등을 제외한 뒤 극장과 배급사가 나눠 정산하고, 이후 배급사가 계약에 따라 제작사와 투자사 등에 수익을 배분하는 구조다. 극장 정산이 지연되면 배급사뿐 아니라 제작사와 투자사까지 자금 회수가 늦어질 수 있다. 중소 제작사와 배급사의 경우 이 자금이 차기 작품 제작비나 운영비로 이어지는 만큼 정산 지연은 곧바로 유동성 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다.

본지는 메가박스 측에 정산 진행 현황과 미정산 규모, 정산이 지연된 제작·배급사 현황 등을 질의했지만 회사 측은 답변하지 않았다.

업계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난 5월 최대 흥행작인 ‘군체’를 배급한 쇼박스는 메가박스로부터 정산받아야 할 금액이 약 36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다른 5월 개봉작까지 포함하면 정산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미정산 총액이나 전체 피해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달 26일부터 영화계 피해접수센터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도 이 같은 우려 때문이다. 영진위는 극장, 배급사, 제작사 등을 대상으로 정산 지연과 미지급 사례를 접수하고 있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5~6월 정산이 늦어졌다는 증언이 나오지만, 상반기 배급 영화의 정산은 대부분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는 설명도 함께 나온다.

이번 회생절차가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로 번질지도 관심이다. 메가박스중앙은 극장 사업뿐 아니라 영화 투자·배급을 맡는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를 산하에 두고 있다. 플러스엠은 ‘범죄도시’ 시리즈와 ‘서울의 봄’ 등을 투자·배급하며 국내 주요 투자배급사 중 하나로 성장했다. 이 때문에 메가박스중앙의 회생절차가 극장 사업에 그치지 않고 투자·배급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까지 플러스엠이 투자한 작품의 개봉이 취소되거나 투자가 중단됐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여름 기대작 ‘호프’도 예정대로 개봉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회생절차가 장기화되고 정산 지연 우려가 커질 경우 플러스엠의 신규 투자와 배급 전략이 위축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의 합병 논의가 중단된 점도 극장업계 재편 기대를 낮추는 요인이다. 롯데쇼핑은 전날 롯데컬처웍스와 콘텐트리중앙의 합병 추진 업무협약이 지난달 30일 종료되면서 관련 절차를 중단했다고 공시했다. 업계에서는 중앙그룹 회생절차 신청이 합병 논의 중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영화계 내부 평가는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이번 사태를 “제2의 코로나 위기”에 비유하며 투자 위축과 제작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반면 코로나19 당시처럼 극장 자체가 장기간 문을 닫은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같은 수준의 산업 충격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결국 이번 사태의 분수령은 회생절차 이후 정산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지 여부다. 정산 체계가 유지된다면 충격은 특정 사업자의 재무 문제로 제한될 수 있다. 그러나 미정산 규모가 커지고 배급사·제작사로 자금 압박이 전이되면 극장 위기는 영화 투자와 제작 생태계의 문제로 번질 수 있다. 메가박스중앙 회생절차가 영화계 전체 위기로 확산될지는 앞으로 수주간 드러날 자금 흐름이 가를 것으로 보인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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