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심광물 무역블록’ 가속…中 희토류 무기화에 동맹 결집 나서

무관세 교역·가격하한제 도입 추진…호주·일본 등은 합류, 한국은 협의 단계

이덕형 기자

ceo119@naver.com | 2026-02-04 16:51:08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사진=연합뉴스/이덕형기자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미국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응해 동맹국 중심의 ‘핵심광물 무역블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광물을 참여국 간 무관세로 교역하고, 가격 하한제를 도입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다만 한국은 미국과 협력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아직 해당 프레임워크에는 공식 서명하지 않은 상태다.


더그 버검 미국 내무부 장관은 3일(현지시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행사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를 위해 국가 간 ‘클럽(club of nations)’을 구축하고 있다”며 “이미 5건의 양자 협정을 체결했고, 이번 주 추가 합의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호주와 일본, 한국이 이 구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통상 전문지 인사이드 US 트레이드에 따르면 미국이 핵심광물 협력 프레임워크에 공식 서명한 국가는 호주,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태국 등이며, 한국은 이날 현재까지 서명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은 4일 국무부 주최로 열리는 첫 핵심광물 장관급 회의를 계기로 추가 참여국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에는 조현 외교부 장관을 비롯해 50여 개국의 장관급 인사가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은 이 자리에서 핵심광물 공급망을 동맹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버검 장관은 이 무역블록을 “참여국 간 핵심광물을 무관세로 교역·교환하는 체계”라고 규정했다. 특히 중국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민간 기업이 채굴·정제 사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가격 하한제(price floor)’를 도입해 상업성을 보장하는 방안도 협정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전략을 주도하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도 같은 행사에서 “중국은 핵심광물 공급망을 무기화하고 있다”며 “미국과 동맹국은 이에 맞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첨단 제조에 필요한 핵심광물은 미국이 직접 채굴·가공·정제해야 하며, 동맹국들도 같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를 위해 가격 정책과 관세 정책, 산업 정책을 동시에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기업과 동맹국 기업이 서로의 제품을 우선 구매하도록 유도해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미국은 최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사실상 대응 수단이 제한됐다는 평가를 받은 이후, 우방국을 규합해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광물 공급망의 자립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국도 그간 미국과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확대해 왔으며, 지난 1월 재무부 주도로 열린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 회의에도 참여했다.

당시 회의에는 호주, 캐나다, 유럽연합(EU), 프랑스, 독일, 일본, 영국 등 주요국 재무장관이 참석해 공급망 다변화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은 미국이 추진 중인 AI 핵심 소재 공급망 구상인 ‘팍스 실리카’에도 참여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 주도의 무역블록 구상에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 브리핑에서 “각국은 시장경제 원칙과 국제 무역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며 “국제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정적 흐름을 공동으로 수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통상 업계에서는 미국의 핵심광물 무역블록이 본격화될 경우 글로벌 자원 시장이 정치·외교 축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국 역시 배터리와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고려할 때, 참여 여부와 조건을 둘러싼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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