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난해 못 쓴 예산 13조원, 남은 세금 9조원
국세수입 52조원 늘었지만 양도세·증권세 줄어
예산 불용액 8년 만에 최대…예산 규모 증가·종부세 감소 탓
성민철
toyo@sateconomy.co,kr | 2023-02-10 16:50:28
정부가 지난해 예산가운데 쓰지 못한 예산이 13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걷은 세금에서 지출하고 남은 금액인 세계잉여금도 9조원을 넘겼다. 예산편성의 허점이 또다시 드러난 셈이다.
국세수입은 예상대로 세금이 걷혔지만, 자산시장 거품이 꺼져가면서 부동산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는 급감했다.
기획재정부가 10일 발표한 ‘2022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수입과 세외수입을 합한 총세입은 573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세수입은 395조9000억원으로 전년 344조1000억원 대비 51조9000억원 증가했고 세외수입은 178조원으로 전년 180조1000억원 대비 2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정부의 최종 전망치인 추가경정예산(추경) 당시 세입예산 396조6000억원을 7000억원 밑도는 수준이다.
정부 예측보다 세수가 덜 걷힌 것은 지난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다만 추경 기준 세수 추계 오차율은 0.2%로 2001년(0.1%)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았다.
세목별로 보면 법인세는 기업 실적이 좋아지면서 전년(2021년) 대비 33조2000억원 늘었다.
법인세수는 103조600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기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소득세는 전년보다 14조6000억원 늘었다. 최근 고용 회복이 이어지며 근로소득세가 10조2000억원, 종합소득세가 7조9000억원 각각 늘어난 결과다.
이외 물가 상승과 소비 증가의 영향으로 부가가치세가 10조4000억원 더 걷혔고, 환율이 오르면서 관세도 2조1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토지·주택 거래가 감소한 여파로 양도소득세는 4조5000억원 감소했다. 증권거래 역시 감소하면서 증권거래세는 4조원, 거래세에 붙는 농어촌특별세는 1조9000억원 각각 줄었다.
지난해 역대 최대 폭의 유류세 인하가 이뤄지며 교통·에너지·환경세도 5조5000억원 급감했다.
정부는 올해 국세 수입을 추경 예산 대비 1.0% 증가한 400조5000억원으로 전망했으나, 지난해부터 경기 둔화와 자산 거래 감소세가 이어지며 세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는 경기가 불확실하기에 엄청 많은 초과 세수가 생긴다거나 엄청난 세수 결손이 난다거나 이런 상황은 아니고 타이트하게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총세출은 예산현액 577조7000억원 중 559조7000억원을 집행하여 전년 대비 62조8000억원 증가했다. 일반회계 지출액이 485조원, 특별회계 지출액이 74조7000억원 등이다.
예산 집행률은 96.9%(일반회계 97.4%·특별회계 93.6%)로 각각 집계됐다.
불용 규모는 2014년 17조5000억원 이후 8년 만에 가장 컸다. 이는 2011∼2016년 평균치 11조5000억원 마저 웃도는 수준이다. 불용률 역시 2.2%로 2018년(2.3%)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다만 정부는 과거와 비교해 지출 규모 자체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난 만큼 불용 규모도 일정 부분 자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해는 코로나19 대응 사업 예산 일부가 집행되지 않은데다, 종합부동산세가 줄며 지방으로 내려가는 교부세가 감소한 영향으로 불용액이 늘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총세입에서 총세출을 뺀 결산상 잉여금은 14조2000억원이었다. 다음 연도 이월액 5조1000억원을 차감한 세계잉여금은 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세금을 지난해보다 50조원 넘게 더 걷어 10조원 가까운 돈을 남긴 셈이다. 세계 잉여금은 일반회계가 6조원, 특별회계가 3조1000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일반회계 세계잉여금은 4월 결산 후 지방교부금 정산,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 채무 상환 등을 거쳐 국회 동의 없이 추경 등의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출범 직후에도 세계잉여금과 초과세수 등을 활용해 추경을 편성한 바 있다. 나머지 특별회계 세계잉여금은 각 회계 근거 법령에 따라 자체 세입 조치를 하는 데 쓰인다.
토요경제 / 성민철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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