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1동은 찼지만 5조는 아직…LG유플러스 AIDC, DBO 수주가 시험대
파주 AIDC 1동, 준공 1년 앞두고 계약 완료
1분기 AIDC 수익 1144억원, 전년비 31.0% 증가
코로케이션 넘어 설계·구축·운영 DBO로 사업 확대
2030년 누적 수주 5조원은 후속 전산동·외부 수주가 변수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 2026-06-08 16:45:16
LG유플러스가 파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1동의 외부 고객 계약을 모두 마치며 AI 인프라 사업 확대의 첫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회사가 내건 2030년 누적 수주 5조원 목표는 파주 1동에 국한된 수치가 아니다. 후속 전산동 계약과 외부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DBO) 수주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목표 달성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파주 AIDC를 기반으로 데이터센터 사업 모델을 기존 코로케이션 중심에서 DBO까지 넓히고 있다. 코로케이션이 고객 서버를 수용할 공간과 전력, 냉각·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라면 DBO는 외부 데이터센터의 설계와 구축, 운영까지 맡는 방식이다. 자체 센터 임대를 넘어 외부 사업자의 인프라 구축 시장까지 겨냥하겠다는 전략이다.
AIDC는 LG유플러스 기업인프라 사업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부문이다. 올해 1분기 AIDC 수익은 11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0%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업인프라 전체 수익은 6.3% 늘었지만 솔루션 수익은 0.8%, 기업회선 수익은 0.1% 감소했다. 코로케이션 사용량 증가와 코람코 가산센터 전산실 개통, DBO 신규 프로젝트 매출이 반영된 결과다.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AIDC가 기업부문 성장의 핵심축으로 떠오른 셈이다. 기존 통신 회선과 솔루션 사업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AI 데이터센터 수요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회사도 AIDC 매출을 2030년까지 연평균 15~20%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사업 확대의 중심은 파주 AIDC다. 파주 센터는 전산 1~4동과 부속동으로 조성되는 200㎿ 규모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다. 가장 먼저 문을 여는 전산 1동은 50㎿ 규모로, 내년 6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 1동은 준공을 1년가량 앞두고 이미 국내외 주요 기업과 계약을 모두 마쳤다.
특히 1동 계약이 LG그룹 내부 물량이 아니라 외부 고객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점은 수요 확인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안형균 LG유플러스 엔터프라이즈AI사업그룹장은 지난 5일 현장 간담회에서 계약 고객과 관련해 “LG그룹사 물량은 없다”고 밝혔다.
파주 AIDC는 기술 경쟁에 앞서 부지와 전력을 선점해야 하는 데이터센터 사업의 특성도 보여준다. LG유플러스는 2024년 LG디스플레이로부터 파주 토지와 건물을 1053억원에 인수했다. 해당 부지는 변전소와 가깝고 기존 산업시설 지역에 자리 잡아 대규모 전력 인입과 주민 민원 대응 측면에서 유리한 조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냉각과 전력 설비에는 LG그룹 계열사 기술도 적용된다. LG유플러스는 공기냉각과 액체냉각을 함께 지원하는 구조를 마련하고 있다. 자체 실증에서는 액체냉각 방식이 기존 공기냉각보다 에너지 효율을 약 24%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밀도 GPU 서버의 발열에 대응하면서 전력 비용을 낮추기 위한 장치다.
다만 파주 1동 계약 완료가 곧바로 5조원 목표 달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LG유플러스가 제시한 2030년 누적 수주 5조원은 파주 AIDC 1동만을 기준으로 산정한 목표가 아니다. 파주 후속 전산동 계약과 외부 DBO 사업, 추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까지 포함한 장기 목표에 가깝다.
회사 관계자도 “5조원은 파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LG유플러스가 추진하는 전체 AIDC 사업에서 달성하려는 장기적이고 선언적인 목표”라며 “파주 1동 계약이 목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후속 전산동의 계약 여부와 규모에 대해서도 “AIDC는 고객사와 함께 진행하는 사업이라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관건은 수주가 실제 매출과 수익성으로 전환되는 속도다. 데이터센터 사업은 초기 투자비가 크고, 전력·냉각 설비와 운영 안정성이 장기 수익성을 좌우한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전력 사용량과 발열 부담이 크다. 고객을 확보하더라도 설비 투자와 운영 효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수익성 개선 속도는 제한될 수 있다.
DBO 사업도 검증이 필요하다. DBO는 자체 센터 임대보다 사업 범위가 넓지만 그만큼 프로젝트 관리와 운영 책임도 커진다. 외부 사업자의 데이터센터를 설계하고 구축한 뒤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기술 역량뿐 아니라 비용 통제와 장기 계약 관리 능력이 필요하다. LG유플러스가 파주 AIDC 운영 경험을 외부 DBO 수주로 확장할 수 있을지가 향후 성장성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결국 파주 AIDC 1동 계약 완료는 LG유플러스가 AI 인프라 수요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2030년 누적 수주 5조원은 아직 검증이 필요한 목표다. 후속 전산동 계약과 외부 DBO 프로젝트 확대, 수주 물량의 매출 전환 속도와 수익성이 LG유플러스 AIDC 사업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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