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치, 투자도 결혼도 전략적으로… “사랑보다 가문, 수익보다 데이터”
영리치의 25%는 미성년~취업 전 주식시장 진입
유료 리포트 등 자료 적극 활용한 '셀프 매니지먼트형' 투자자 대부분
결혼 선택 시 배우자 소득보다는 '가문' 우선 시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 2025-04-17 16:43:24
자산가들의 라이프스타일은 사회 변화를 예고하는 나침반이다.
‘영리치(Young Rich)’로 불리는 40대 이하 고자산가들은 전통적인 부의 방식에서 벗어나 투자와 결혼 모두를 전략적으로 설계하고 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가 지난 16일 발표한 '2025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를 바탕으로 감정보다 기준을 앞세우는 새로운 부자들의 삶을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선택하며, 결국 다르게 살아간다.”
영리치는 단순한 ‘젊은 부자’를 넘어선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5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에 따르면 영리치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40대 이하의 신흥 부유층으로 인생 전반을 전략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은 투자도 사랑도 감정보다는 데이터와 기준에 기반한 결정을 선호한다.
◆ 투자, 감정보다 정보… 글로벌·가상자산 적극 편입
보고서에 따르면 영리치의 25%는 미성년~취업 전부터 주식시장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0대 이상 자산가(올드리치)의 5%보다 5배 높은 수치다. 빠른 시기에 투자 경험을 쌓기 시작한 셈이다.
투자 성향에서도 차이가 뚜렷했다. 올드리치의 국내외 자산 비중이 80:20인 데 반해 영리치는 70:30으로 해외 투자 비중이 더 높았다. 향후 해외 주식 비중을 40%까지 늘릴 계획이라는 응답도 많아, 글로벌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음을 보여준다.
실물자산과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도 활발했다. 금, 예술품 등 실물자산 보유율은 41%, 가상자산 보유율은 29%로 집계됐다. 이들은 단순 수익률보다 ‘접근성·성장 가능성·포트폴리오 균형’을 고려한 분산투자 전략을 구사한다.
정보 수집과 분석 도구 활용에도 적극적이다. 유료 리포트, 투자 커뮤니티, 데이터 분석 도구 등을 활용해 스스로 판단하는 ‘셀프 매니지먼트형’ 투자자가 대부분이었다. 레버리지 사용 의향이 21%에 달할 정도로 공격적인 성향도 보였지만 이는 충분한 정보와 분석을 바탕으로 한 ‘준비된 공격성’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윤선영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부자들이 가상자산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은 곧 시장의 성숙을 의미한다”며 “새로운 투자 영역에 대한 관심과 학습 노력이 선행되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 결혼도 전략적으로… “사랑보다 가문이 중요해요”
영리치의 결혼관 역시 전략적이다. 일반 대중보다 배우자 집안의 경제력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응답했다. 가족 분위기, 부모 직업, 이혼 여부 등도 결혼 상대 선택에 영향을 주는 기준으로 작용했다.
예단, 이바지, 신혼집 인테리어 등 ‘집안 간 결합’에 초점이 맞춰진 지출 항목도 눈에 띈다. 웨딩촬영, 드레스 등 개인 만족보다는 가문의 체면과 결속을 중시하는 태도다. 결혼을 사람 간의 사랑보다 ‘가문과 가문의 결합’으로 인식하는 시각이 반영된 결과다.
이처럼 감정보다는 기준에 따라 변수를 줄이고 선택한 결과, 결혼 후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결혼 후 정서적 안정감을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은 78.3%에 달했다.
영리치는 단순히 돈을 빨리 모은 세대가 아니다. ‘선택을 일찍 시작한’ 세대다. 명확한 기준과 전략적 사고를 바탕으로 투자와 인간관계를 설계하며 남들과는 다른 삶을 만들어가고 있다.
황선경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부자들의 금융투자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영리치가 있다”며 “이들은 가상자산을 포함한 새로운 투자 트렌드를 이끌며 금융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부를 증식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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