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 국감, ‘공급보다 사후관리’ 쟁점…연체·구상권·가상자산 심사 도마

불법사금융예방대출 연체율 43.7%…20대 이하는 절반 연체
주금공 전세보증 미회수액 4559억원…새도약기금 가상자산 심사도 공백
산은 화석연료 여신 9조4533억원…금융위, 스테이블코인 관계기관 협의체 추진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2026-09-29 17:08:41

▲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과 여야 의원들이 3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상정 법안을 처리하고 있다. 2026.9.3 [연합뉴스]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정책금융의 사후관리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취약차주 대출의 높은 연체율과 전세보증금 구상권 회수, 장기연체자 채무조정 과정의 재산 검증, 산업은행의 화석연료 금융 관리까지 정책자금 공급 이후의 관리체계가 집중 점검 대상이 되고 있다.

29일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불법사금융예방대출 연체율은 43.7%로 집계됐다. 상환기한이 지났지만 회수하지 못한 원금 잔액은 1203억원이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1일 이상 연체된 대출은 26만3155건이었다. 이 가운데 90일 이상 연체는 20만2967건으로 전체 연체 건수의 77.1%를 차지했다.

장기 연체도 빠르게 늘었다. 1년 이상 연체된 대출은 2024년 말 1만6690건에서 올해 8월 말 13만8925건으로 약 8.3배 증가했다. 연령별 연체율은 20대 이하가 50.0%로 가장 높았고 30대 44.7%, 40대 42.6%, 50대 40.9%, 60대 이상 39.0% 순이었다.

불법사금융예방대출은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운 저소득·저신용자에게 최대 100만원을 지원하는 정책서민금융 상품이다. 박 의원은 단순 자금 공급을 넘어 차주의 상환능력 회복과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서는 보증기관의 채권 회수 능력이 도마에 올랐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주택금융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대위변제 후 구상권 미회수 잔액은 2022년 55억원에서 올해 7월 4559억원으로 늘었다. 4년 사이 약 83배 증가한 규모다.

대위변제는 늘었지만 회수율은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올해 7월 기준 구상권 회수율은 9.02%였고, 1~7월 실제 회수액은 288억원이었다. 신규 보증 공급액은 지난해 8조3167억원, 올해 7월까지 5조3212억원으로 확대됐다.

세입자 보호를 위한 보증 기능은 커졌지만 임대인에게 돌려받지 못한 채권도 함께 쌓이고 있는 셈이다. 김 의원은 보증 확대와 함께 구상권 행사와 채권 회수체계도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기연체자 채무조정에서는 가상자산 보유 여부가 새로운 심사 사각지대로 제기됐다.

김 의원이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캠코는 새도약기금 대상자의 재산을 검증하면서 가상자산 보유 여부를 사전에 별도로 심사하지 않고 있다.

새도약기금은 7년 이상 연체하고 무담보 채무 원금이 5000만원 이하인 개인과 개인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채무조정을 지원한다.

캠코는 사후에 은닉재산이 확인되면 감면액 반환이나 손해배상 청구 등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유사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에서는 가상자산 보유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사례가 있었다. 감사원에 따르면 3000만원 이상 채무를 감면받은 1만7533명 가운데 가상자산을 1000만원 이상 보유한 사람은 269명이었고, 이들이 감면받은 채무는 225억원이었다.

정책금융기관의 기후금융 관리도 국감 쟁점에 포함됐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이 산업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산은의 석탄·석유·액화천연가스(LNG) 관련 여신잔액은 9조4533억원으로 2021년 말보다 1조1870억원 증가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신규 취급한 화석연료 관련 여신은 10조7914억원이었다. 지난해 신규 취급액 가운데 해외 비중은 77%까지 높아졌다.

산업은행은 금융배출량 산정 작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외부에 공표할 수 있는 수준의 수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 의원은 산정 한계와 별개로 공개 가능한 범위부터 관리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과정에서는 관계기관 간 역할 분담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날 국회에서 개최한 토론회에서 금융위원회는 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스테이블코인 발행뿐 아니라 지갑·이전·결제 등 유통 단계까지 제도권 안에서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자의 고유재산과 이용자 자산을 분리하고 사업자 부실 때도 이용자 자산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도 검토 대상이다.

정부안은 오는 11월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원회의 디지털자산 관련 법안 논의 전까지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이번 국감의 금융권 쟁점은 결국 ‘얼마를 공급했느냐’보다 ‘공급한 뒤 어떻게 관리했느냐’에 맞춰지고 있다. 연체와 채권 회수, 채무조정 대상자의 재산 검증, 정책금융의 기후위험 관리까지 사후통제가 실제 작동했는지가 정무위 국감의 핵심 검증대가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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