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전장연, 3일 '지하철행동' 선전전 서울 4호선 두 개역에서 진행
오전 8시 성신여대역 기습시위·10시 삼각지역 선전전…오후 2시 자진해산
서울교공, 전장연과의 민사소송 강제조정 이의신청서 4일 제출
박경식 대표, "추 부총리 면담 약속 시 지하철 선전전 유보하겠다"며 대화 요구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3-01-03 16:42:52
2일 ‘지하철 행동’ 시위로 경찰과 13시간 대치했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이틀째인 3일에는 서울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역과 삼각지역 두 곳에서 ‘지하철행동’ 시위를 이어갔다.
전장연 회원 20여명은 3일 오전 8시부터 4호선 성신여대역에서 기습 선전전을 하고 삼각지역 방향으로 향하는 하행선 열차에 탔다.
오전 8시40분께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하차한 뒤 다시 승차하려 했으나 서울교통공사와 경찰은 인력을 대거 투입해 이들을 승강장에 고립시킨 채 지하철 탑승을 저지했다.
경찰은 기동대 3개 부대와 1개 대대, 모두 200여명의 경력을 투입해 공사 직원들과 함께 활동가들을 둘러싸고 전동차 접근을 원천 봉쇄했다. 대치상황은 오후 2시까지 이어졌다.
비슷한 시각 오전 9시 40분경에는 4호선 삼각지역에서도 이규식 대표를 비롯한 활동가 10여명이 4호선 열차에 탑승해 서울역·신용산역 등지를 오가며 선전전을 벌였다.
공사 측은 이들의 승하차는 저지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구기정 삼각지역장이 전동 휠체어에 부딪혀 다리에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 됐다.
전장연은 오후 2시께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모여 '1박2일 지하철 행동' 해단식을 열었다. 박경석 대표는 지하철 운행 지연이 5분을 넘으면 500만원을 공사에 지급하라는 법원 조정안을 언급하며 "그 '5분'은 전장연이 시민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이었다. 그 정도는 내어달라"고 요구했다.
전장연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올해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260일 서울지하철 4호선에서 출근길 선전전을 하겠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장애인 권리예산과 입법을 해결할 수 있는 건 대통령 뿐 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깨달았기 때문에 대통령실과 가까운 삼각지역을 지나는 4호선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4호선을 이용하시는 시민들께 무거운 마음으로 죄송하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전장연은 "'1분 이상 지체되면 큰일 난다'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언급을 무겁게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이 면담에 응한다면 선전전을 유보하겠다. 대화로 풀어나가겠다"고도 했다.
구기정 삼각지역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어제 무정차 문제로 민원이 많이 들어왔다. 일관되게 규정에 맞춰 조치할 수밖에 없다"며 강경대응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교공, 4일 전장연과의 민사소송 강제조정안 이의신청서 제출 예정
서울교통공사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의 민사소송에 대한 법원의 강제조정안에 대해 4일 이의신청서를 정식으로 제출한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3일 "전속 법무법인이 내일 법원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추가 소송도 내부적으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공사는 2021년 11월 형사고소 2건과 민사소송 1건을 제기했는데, 법원은 그중 민사소송 1건에 대해 지난달 21일 강제조정안을 내놓았다.
전장연 측에는 '열차운행 지연 시위 중단', 교통공사 측에는 '엘리베이터 동선 미확보 19개 역사에 2024년까지 엘리베이터 설치'를 조건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전장연 측에는 열차운행을 5분 초과해 지연시키는 시위를 할 경우 1회당 500만원을 공사에 지급하라는 조건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서울교통공사는 "법원은 5분 초과 시위에 대한 금액 지급만 규정했을 뿐 이외 행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며 "조정안을 수용할 경우 이용객을 불편하게 만드는 시위를 계속 이어갈 우려가 크다"고 이의신청을 제기하기로 했다.
특히 "5분 이하 열차 고의지연 시위에 대한 언급이 없어 이를 강행하더라도 제지할 수 없다"며 "한 역에서 5분 이하 시위를 강행 후 이동해 다시 5분 이하 시위를 강행하는 경우 지연 시간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법원의 강제조정 결정이 '비합리적'이라며 "5분까지 지하철 운행을 늦추는 시위는 (시위를) 허용하는 결과가 된다"며 "1분만 늦어도 큰일이 나는 지하철을 5분이나 연장(지연)시킬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거부 방침을 시사했다.
실제 전장연은 전날 오전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하며 법원의 강제조정안에 따라 '5분 내 탑승'을 준수하겠다고 피력했다. 하지만 공사 측은 철도안전법 위반이라며 탑승을 막았고, 전날 13차례에 걸쳐 '무정차 통과'를 단행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