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절체절명의 5년, 정부에 규제 대전환 요구”

‘제2차 기업성장포럼’서 “금산분리 완화가 아니라 해법이 필요하다”직설
“한국, AI 전쟁에서 뒤처진다”…‘초대형 투자 시스템’ 촉구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5-11-20 16:41:53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민간기업의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향후 5년 내 마이너스 성장에 빠질 수 있다”며 “정부가 하루빨리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제2회 기업성장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대한상공회의소


최 회장은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한국경제인협회·대한상의·중견련이 공동 개최한 ‘제2차 기업성장포럼’에서 ▲민간 성장 동력의 급격한 약화 ▲규제 체계의 경직성 ▲AI 시대의 자본·속도 경쟁 심화에 대한 재계의 입장을 상세히 밝혔다.

그는 먼저 한국 경제의 성장구조 변화를 지적했다. 30년 전 우리 경제는 9.4% 성장했고 이 중 8.8%p가 민간에서 나왔다. 그러나 지난해 성장률은 2%에 그쳤고, 민간 기여도는 1.5%p로 급감했다.

 

최 회장은 “5년마다 민간 성장률이 1.2%p씩 하락해 온 추세를 그대로 적용하면 2030년에는 민간 성장률이 마이너스에 진입한다”며 “이는 투자자본의 해외 이탈, 고급 인재 유출, 국가 성장모멘텀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신호”라고 진단했다. 

 

이어 현행 규제체계를 “성장 역량을 가로막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자산 5조 원 기준의 대기업집단 지정이 16년째 고정돼 있고, 기업 규모 중심 규제가 누적되면서 중견기업은 94개, 상호출자제한기업은 343개의 규제를 받고 있다. 그는 “과거에는 규모 기준 규제가 의미가 있었지만 지금은 ‘크기’보다 ‘성장성’을 기준으로 하는 새로운 규제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I 시대의 자본 경쟁도 핵심 의제로 제시했다. 

 

최 회장은 “AI 데이터센터 하나에 70조 원이 드는 시대”라며 “미국·중국은 수백조~수천조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는데, 한국이 선택과 집중 없이 대응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자료=대한상공회의소

아울러 “기업이 돈이 없다며 금산분리 완화를 요구한다는 식으로 왜곡되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금산분리 해소가 아니라 초대형 투자를 감당할 ‘새로운 제도적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벤처·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해서도 “1세대 유니콘 이후 정체가 길어졌다”며 “AI 특화 스타트업을 별도로 육성하고, 이들이 미래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경제력 집중 문제도 오히려 완화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규제의 성장성 기준 재편, 초대형 AI·데이터센터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 체계 구축, AI 스타트업 생태계 재정비, 공정거래법의 시대 적합성 재점검이 필요하다”며 “지금 변화하지 않으면 30년간 쌓아온 대한민국의 경쟁력이 흔들릴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부는 금산분리 관련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감당하기 어려운 대규모 자본조달이 필요하다면 관계부처와 협의해 적극 검토하겠다”며 “다만 금산분리의 근본 취지는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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