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황금알 없는 거위 아시아나 인수...성공해도 걱정
이강민 기자
lgm@sateconomy.co.kr | 2024-11-21 17:52:07
[토요경제 = 이강민 기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 '승자의 저주'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과 관련해 화물사업 매각 요건이 충족될 경우, 마지막 관문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최종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리아 주버 EC 대변인은 연합뉴스의 질의에 “EU는 티웨이항공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에 명시됐던 여객 부문 시정 조치를 충족했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각에 대해서는 요건 충족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지난 10월 16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사실을 홍보영상에 담았다. 이에 업계는 이달 초 유럽연합(EU)으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업계는 현재 11월 안에 최종 승인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으며,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다음 달 20일까지는 자회사 편입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EU는 2023년 5월 여객 및 화물운송 경쟁 위축 우려하며, 시정 조치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EU는 올해 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대해 승인했으나 현재 대한항공이 시정 조치를 이행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에 있다.
대한항공은 EU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지난 5월 티웨이항공에 4개의 노선을 넘겼고, 에어인천을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의 우선 대상자로 선정했다. 현재 에어인천과 대한항공은 현재 기본합의서를 체결한 상태다.
이러한 상황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어렵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은 국제 여객운송이 64%를 차지하고, 화물운송이 23%를 차지하고 있다. 이 둘을 합치면 87%인데,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 일부 국제선 노선을 타 항공사에 넘기고, 화물사업부를 매각해야 하는 것이다.
에어인천에 매각하게 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역대급 분기 매출을 견인했다.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에만 1조879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역대 분기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공시에서 매출 증가 원인 중 하나로 항공화물 호조의 영향을 꼽은 바 있다.
대한항공은 EU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투자도 진행했다. 바로 보잉社의 최신 항공기 50여 대를 주문한 것. 이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에어버스社가 선호되고 있는 것과 다른 행보다.
보잉의 항공기는 최근 품질 문제를 겪고 있다. 2018년과 2019년에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추락 사고를 기록했었다. 또한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지난 9월부터 이달 5일까지 파업을 겪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도 문제다.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부채총계는 약 11조3209억원, 부채비율은 2160.5%다. 시장에서는 부채로 인수 기업이 재정 악화를 겪는 승자의 저주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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