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1기당 20억달러는 ‘상한’…한국이 실제 내고 가져올 몫은

한전 “기술료·용역·핵연료 포함 협상 상한…전액 지급 아냐”
APR1400 2기 추진 땐 단순 상한 40억달러…실제 계약액은 미정
웨스팅하우스 지분 5~10% 검토…기술비용 절감·국내 수주 연계가 관건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 2026-10-12 16:48:19

▲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왼쪽)과 김회천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있다. [연합뉴스]

 

한국이 미국에 한국형 원전 APR1400을 건설할 경우 웨스팅하우스에 지급할 비용으로 거론된 원전 1기당 20억달러가 확정 지급액이 아닌 협상 상한선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제 관건은 실제 지급액보다 한국이 기술료와 용역·핵연료 비용을 부담하는 대신 국내 원전기업이 미국 사업에서 확보할 일감과 사업권을 얼마나 계약으로 보장받느냐다.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은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국 원전사업과 관련해 거론된 원전 1기당 20억달러에 대해 “상한 가이드라인”이라며 “그걸 다 지급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20억달러에는 단순 기술사용료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이날 국감 질의에서는 웨스팅하우스에 지급할 기술료와 용역, 핵연료 등의 대가를 포함한 협상 범위로 제시됐다. 실제 금액은 개별 원전 프로젝트와 웨스팅하우스와의 후속 협상에서 결정된다.


토요경제가 지난 1일 보도한 한미 원전 협력 프레임워크에 따르면 양국은 미국에 최대 1200억달러를 투입해 대형 원전 8기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웨스팅하우스 AP1000 6기와 한국형 APR1400 2기가 대상이다.


이 가운데 APR1400 2기에 각각 20억달러 상한을 단순 적용하면 최대 범위는 40억달러다. 다만 이는 실제 지급액이나 확정 사업비가 아니다. 김 사장이 20억달러를 상한선이라고 명확히 밝힌 만큼 실제 프로젝트별 기술·용역·핵연료 계약금액은 더 낮아질 수 있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례도 이날 다시 언급됐다. 김 사장은 웨스팅하우스에 체코 원전 2기와 관련해 기술사용료 3억5000만달러를 지급한다는 기존 관측에 대해 실제 금액은 “그보다 훨씬 적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실제 지급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비용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반대편에 있는 한국 기업의 몫이다.


한미 원전 프레임워크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자로용기와 증기발생기 등 주기기 공급에 참여할 수 있고 현대건설·삼성물산 등도 EPC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한전기술과 한전KPS 역시 설계·정비 분야 참여가 거론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기업별 최소 수주액이나 기자재 공급비중, EPC 참여범위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정부도 지난 1일 발표 당시 구체적인 국내 기업의 물량과 사업범위는 후속 협상에서 결정된다고 밝혔다. 

웨스팅하우스 지분 투자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정부는 웨스팅하우스 지분 5~10%를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이날 “지분을 확보하면 웨스팅하우스와 관계가 좋아지고 미국 정부와도 원만해져 앞으로 미국과 제3국 시장에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지분 인수 여부와 규모는 합리적인 범위에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분을 갖는 것과 원전 사업에서 경제적 권리를 확보하는 것은 별개다. 지분 인수만으로 웨스팅하우스에 지급하는 기술·용역비가 낮아지거나 한국 기업에 기자재·EPC 물량이 자동 배정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공개된 자료에서도 두 조건이 계약상 연동됐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는다.


결국 미국 원전사업의 경제성을 판단하려면 세 숫자를 함께 봐야 한다. 한국 측 총투자액, 웨스팅하우스에 지급하는 실제 비용, 국내 기업이 확보하는 수주액이다.


최대 1200억달러라는 사업 규모나 원전 1기당 20억달러라는 상한만으로 사업의 실익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특히 APR1400의 미국 진출은 국내 원전산업에 새로운 시장을 여는 동시에 웨스팅하우스와 기술·공급망 비용을 다시 나누는 첫 사례가 될 수 있다. 

 

정부와 한전·한수원이 후속 계약에서 어떤 비용을 낮추고 국내 기업의 어떤 물량을 확보하느냐가 프로젝트의 실제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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