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달린 ‘한국타이어’, 1분기 마진 방어…하반기 고무값이 복병
타이어 영업익 3336억→4375억…이익률 17.1%
천연고무 2분기 추가 상승 전망…가격 인상은 ‘검토 중’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 2026-05-20 16:32:07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가 1분기 타이어 부문에서 17%대 이익률을 지켰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분이 하반기 수익성 방어의 변수로 부상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올해 1분기 타이어 부문 매출 2조5657억원, 영업이익 437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2조3464억원) 대비 9.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3336억원)보다 31.2%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7.1%로 전년 동기 14.2%에서 개선됐다.
1분기 실적은 제품 구성 개선과 비용 부담 완화가 함께 작용했다.
한국타이어는 중량과 판가, 환율 등이 매출 증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고 재료비·물류비 감소, 고수익 제품 판매 확대가 영업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 고인치·EV 비중 확대… 수익성 방어 역할
고인치와 전기차용 타이어 비중 확대도 수익성을 받쳤다.
한국타이어의 1분기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 비중은 49.1%로 전년 동기보다 2.0%포인트 상승했다.
PCLT(승용차·경트럭용 타이어) OE(신차용) 제품 내 전기차 비중도 29.6%로 전년 동기 대비 6.6%포인트 높아졌다.
유럽과 한국, 중국에서는 RE(교체용) 타이어 판매가 전년 대비 증가했다. 북미 RE 판매량은 감소했지만 전략 상품과 고인치 제품 비중이 늘며 믹스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다만 1분기 수익성을 받쳤던 비용 요인은 하반기 부담으로 바뀔 수 있다.
타이어 주요 원재료는 천연고무, 합성고무, 카본블랙 등이다.
한국타이어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원재료 매입액 중 천연고무 비중은 23.34%, 합성고무는 21.90%, 카본블랙은 13.66%였다.
천연고무는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합성고무와 카본블랙은 유가 영향을 받는 기초 소재다. 원재료 가격과 환율, 운임 변화가 타이어 부문 수익성에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하는 구조다.
한국타이어 IR자료에 따르면 국제 천연고무 가격의 기준이 되는 SICOM(싱가포르 선물시장)에서 거래된 천연고무(TSR20) 가격은 올해 1분기 평균 t(톤)당 1915달러(약 288만원) 수준까지 올랐다.
회사는 2분기 천연고무 가격이 t(톤)당 2000~2100달러(약 300만~316만원) 수준으로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합성고무 원료인 부타디엔 가격도 지난해 12월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 올해 3월 t당 2500달러(약 380만원) 수준까지 급등했다.
◆ 원가 상승분 반영 시점 변수…판가 전가 관건
증권가에서는 원재료 가격 상승분이 하반기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보고 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동 전쟁으로 인한 원재료가 상승이 2분기 계약부터 반영됐고 실제 원가 투입은 3개월 후 손익 반영은 4~6개월 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도 3월 이후 급등한 합성고무 가격이 2분기와 3분기에 걸쳐 한국타이어 영업비용에 반영될 것으로 봤다.
회사 측은 원재료 가격 상승분의 손익 반영 시점에 대해서는 확정적인 언급을 피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 상승분이 몇 분기부터 손익에 반영된다고 명확히 말하기는 조심스럽다”며 “원가 부담에 대응해 지역별 가격 인상과 제품 믹스 개선을 통한 시장 운영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고인치와 전기차용 타이어는 평균판매단가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가격 조정이 지역별 수요와 경쟁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원가 상승분을 제품 믹스와 판가로 얼마나 빠르게 흡수할 수 있을지가 하반기 수익성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
원가 부담 외에도 미국 통상 환경 변화 역시 하반기 변수로 거론된다. 미국 수입 관세 강화 가능성이 타이어 업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북미 현지 생산 확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한국타이어의 테네시 공장 증설 효과에 주목하고 있지만 회사 측은 이를 직접적인 관세 대응 전략으로 보는 데에는 거리를 뒀다.
내부 관계자는 “테네시 증설은 관세 이슈보다 이전부터 진행돼 온 사안”이라며 “관세를 고려해 진행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증설 이후 현지 생산 물량이 늘어나면 북미 시장 대응 여력은 커질 수 있다. 테네시 2단계 증설 중 PCLT는 올해 상반기, TBR(트럭·버스용 타이어)은 하반기 공사 완료와 초도 생산을 예정하고 있으며 두 제품군 모두 내년 상반기 풀 캐파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 관련 영향이 반영되겠지만 그 영향이 아주 크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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