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산업은행, 전략산업 재무평가 완화
반도체·배터리·AI 투자 기업집단에 최대 5점 가점
주채무계열 42곳 적용 가능…재무구조개선약정 부담 완화 기대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 2026-11-07 16:31:41
은행권이 반도체·배터리·인공지능(AI) 등 국가전략산업에 투자하는 대기업집단의 재무구조 평가 기준을 완화했다. 대규모 선행투자가 필요한 산업의 특성을 평가에 반영해 기업의 투자 부담을 줄이려는 조치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은행연합회 등이 참여한 주채무계열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는 최근 주채무계열 재무구조개선 운영준칙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KB국민은행(이환주)·신한은행(정상혁)·하나은행(이호성)·우리은행(정진완)·NH농협은행(강태영)·KDB산업은행(박상진) 등 6개 주채권은행은 전략산업을 영위하는 기업집단의 비재무 평가에 1~5점의 가점을 부여할 수 있도록 평가 기준을 조정했다.
이번 개편은 기업의 차입 규모와 재무비율뿐 아니라 투자 목적과 산업별 특성을 평가에 반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은 생산시설 구축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지만 매출과 이익이 발생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이 과정에서 차입금이 증가하고 재무비율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주채무계열은 차입금과 은행권 신용공여 규모가 일정 기준을 넘는 대기업집단을 대상으로 주채권은행이 재무구조를 정기적으로 평가·관리하는 제도다.
평가 결과가 기준에 미달하면 재무구조개선약정이나 정보제공약정 체결 대상이 될 수 있다.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한 기업집단은 부채 감축과 자산 매각 등 재무개선 계획을 마련하고 이행 상황을 점검받는다.
이번 개편으로 전략산업 투자에 따른 가점이 재무구조 평가점수에 반영되면 일부 기업집단의 약정 체결 여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감원이 지난 5월 발표한 2026년 주채무계열 선정 결과에 따르면 올해 관리 대상은 42개 기업집단, 소속 기업체는 7005개다.
이들 기업집단의 2025년 말 총차입금은 743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5조1000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신용공여액도 386조9000억원으로 15조1000억원 늘었다.
주채권은행별 관리 대상은 우리은행이 11개로 가장 많다. 이어 하나은행 10개, KDB산업은행 9개, 신한은행 8개, KB국민은행 3개, NH농협은행 1개 순이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관리하는 기업집단은 모두 21개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한다.
우리은행은 삼성·LG·한화·포스코 등을, 하나은행은 현대자동차·SK·GS·HD현대 등을 관리하고 있다. 이들 기업집단에는 반도체와 배터리 등 전략산업에 투자하는 계열사가 포함돼 있다.
다만 전략산업 관련 사업을 영위한다는 이유만으로 가점이 일괄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적용 여부와 평가 기준은 주채권은행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이번 개편은 주채무계열의 재무구조 평가에 관한 것으로, 개별 기업의 신규 대출 승인이나 대출금리 인하와는 별개다. 은행의 일반적인 여신심사와 신용위험 관리 기준도 그대로 적용된다.
금감원은 올해 주채무계열 선정 당시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은 잠재 위험까지 고려해 재무구조를 평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준칙 개정으로 은행권의 주채무계열 평가에 전략산업 투자 특성을 반영하는 기준이 마련됐다. 다만 실제 가점을 받은 기업집단과 은행별 적용 현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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