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두산에너빌리티, 튀르키예 원전 승부처는 기술보다 금융

에르도안 대통령, 한국 유력 협력 후보 평가
발전단가·재원조달·현지 경제 기여가 최종 변수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 2026-11-02 16:30:46

▲ [한국전력]

 

한국이 튀르키예 제2원전의 유력한 협력 후보로 떠올랐지만 실제 수주를 가를 핵심은 기술보다 금융조건이 될 전망이다. 튀르키예 정부가 발전단가와 투자재원 조달, 자국 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사업자 선정 기준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2일 연합뉴스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국빈방한을 앞두고 진행한 서면인터뷰에서 한국을 흑해 연안 시노프 원전사업의 유력한 협력 후보로 평가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는 한국을 이 사업의 유력한 잠재적 협력자로 보고 있다(We regard the Republic of Korea as a great potential collaborator on this initiative)"고 밝혔다.

그러나 최종 사업자 선정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발전원가와 금융조달 조건, 튀르키예 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다른 국가들과의 협상도 계속하고 있다.

이는 원전 기술력만으로 수주를 확정할 수 없다는 의미다.

한국전력(사장 김동철)은 지난해 11월 튀르키예원자력공사(TÜNAŞ)와 원자력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측은 부지평가와 원자로 기술, 인허가, 사업모델 등을 협의해 왔다. 현재 예비타당성 검토를 토대로 기술·경제적 조건을 평가하는 단계다.

주목할 부분은 한국전력이 이미 금융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김동철 사장은 지난해 11월 튀르키예 에너지천연자원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시노프 원전은 장기간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튀르키예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번 발언도 같은 문제를 가리킨다. 사업비를 누가 조달하고, 건설 이후 전력 판매를 통해 투자금을 어떤 조건으로 회수할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전력은 국내 전력망 투자와 재무 부담을 동시에 안고 있다. 해외 원전사업이 장기간 자금 부담으로 이어질 경우 수주 규모와 별개로 재무적 위험을 검토해야 한다.

두산에너빌리티(대표이사 박지원·정연인·박상현)에도 사업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형 원전이 채택되면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핵심 기자재 공급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두산에너빌리티의 참여 범위나 계약금액은 확정되지 않았다.

튀르키예가 강조한 현지 산업 참여도 변수다. 현지 기업의 공사·기자재 참여 비중과 기술이전 조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이 확보할 수 있는 사업 규모와 수익성이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시노프 원전의 관건은 한국 기술을 채택하느냐에 그치지 않는다. 튀르키예가 감당할 수 있는 전력가격과 한국 기업이 수용할 수 있는 금융·사업 조건 사이에서 합의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유력 후보라는 평가가 실제 수주로 이어지려면 기술 경쟁력에 더해 투자비 회수와 위험분담 구조까지 설득해야 한다.

 

토요경제 /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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