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 예별손보 품고 ‘종합금융’ 승부수…정상화 비용이 성패 가른다
저축은행·캐피탈 이어 손보업 진출 교두보…122만 계약자 보호와 자본 확충 과제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2026-07-10 16:27:38
OK금융그룹이 예별손해보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손해보험업 진출을 위한 첫 관문을 넘었다. 인수가 최종 성사되면 저축은행과 캐피탈에 이어 손해보험까지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게 된다.
다만 이번 거래의 핵심은 단순한 금융업종 확장이 아니다. 부실 금융기관에서 출발한 예별손보를 얼마나 신속하게 정상화하고, 122만명에 달하는 보험계약자를 안정적으로 보호할 수 있느냐가 인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OK금융그룹은 10일 예금보험공사가 진행한 예별손보 매각 절차에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예별손보는 2022년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해보험의 보험계약을 이전받기 위해 설립된 가교보험사다.
예금보험공사는 그동안 예별손보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해 매각을 추진해 왔지만 수차례 거래가 무산됐다. 이번에도 인수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보유 보험계약을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 5곳에 분산 이전하는 방안이 거론돼 왔다.
OK금융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예별손보는 계약 이전과 회사 정리 대신 독립 보험사로 정상화될 가능성을 확보했다. 예금보험공사 입장에서도 장기간 표류한 부실 금융기관 정리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OK금융에는 숙원이던 손해보험업 진출의 교두보다. 현재 그룹의 금융 포트폴리오는 OK저축은행과 OK캐피탈이 중심이다. 예별손보 인수가 마무리되면 수신과 여신에 보험을 더해 ‘저축은행-캐피탈-손해보험’으로 이어지는 사업 구조를 갖추게 된다.
보험업은 저축은행·캐피탈과 사업 구조가 다른 만큼 그룹의 수익 기반을 다변화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저축은행과 캐피탈이 금리와 경기 변동,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 상황에 민감한 반면 보험업은 장기 계약과 운용자산을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OK금융이 보유한 기존 고객 기반과 예별손보의 보험계약을 결합할 경우 금융상품 교차 판매와 고객 접점 확대도 가능하다. 대출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장기적으로 그룹 내 금융계열사 간 시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곧 인수 완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OK금융은 앞으로 예금보험공사와 세부 거래 조건을 협의하고 본계약 체결과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을 거쳐야 한다.
가장 큰 과제는 예별손보 정상화에 필요한 자본 규모다. 손해보험업은 보험금 지급 능력과 장기적인 자본 건전성이 핵심인 만큼 인수 가격뿐 아니라 인수 이후 추가 자본 투입 여력도 중요하다. 부실 보험사를 인수한 뒤 손해율과 사업비 구조를 개선하고 안정적인 영업 기반을 구축하기까지 상당한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
기존 계약자 관리 역시 과제다. 예별손보가 장기간 매각 절차를 거치는 동안 계약자들의 불확실성이 이어진 만큼 인수 이후 보험금 지급과 계약 유지, 고객 서비스 체계를 조기에 안정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OK금융은 과거 부실 저축은행을 정상화한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룹은 2014년 예금보험공사가 관리하던 예주저축은행과 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해 OK저축은행으로 출범시켰다. 이후 자산 규모를 확대하며 대형 저축은행으로 성장시킨 경험이 있다.
다만 저축은행 정상화 경험이 보험업에서도 그대로 재현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보험사는 장기간 보험계약에 대한 지급 책임을 부담하고 자산과 부채를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여신전문 금융사와는 다른 전문성이 요구된다.
이번 거래는 OK금융이 서민금융 중심의 금융그룹에서 종합금융그룹으로 전환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인수에 성공하는 것보다 인수 이후 예별손보의 자본 건전성과 영업 경쟁력을 얼마나 빠르게 회복시키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OK금융그룹 관계자는 “122만 보험계약자의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부실 금융기관 정상화에 기여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며 “향후 심사와 협상 과정에 성실히 참여해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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