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주민 반발해도 ‘천왕수소발전소’ 일방 추진…해결 의지 있나

발전용량 6MW 1기 대신, 주민의견수렴·산자부 허가 필요 없는 3MW이하 2기 추진
목감천과 1만세대 주거지역 건립 예정…구로구청 “2단계는 불용, 도로 사용도 불허”
천왕주민대책위 “시와 SK에너지는 깜깜이 주민설명회로 주민 분열 조장하려 해”주장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2024-09-09 18:40:05

▲ SK에너지 오종훈 대표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친환경 플랫폼을 표방한 ‘SK에너지’가 지역 주민을 기만한 연료전지 발전사업을 추진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지만, 사태 해결에 무성의한 태도까지 보이면서 비판이 커지고 있다.

 

SK에너지가 추진 중인 서울 구로구 ‘천왕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건립 사업이 천왕차량기지와 목감천 인근 천왕동, 경기 광명 6동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지역주민들은 구로구 천왕차량기지에 추진중인 연료전지발전시설이 지역주민을 위한 시설도 아니며 안전성도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주민의견은 무시한 채 SK에너지와 서울시가 사업만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천왕차량기지 연료전지 발전사업은 서울도시철도 1호선 차량의 보조 전력을 위해 발전기, 변전기, 변압기 등 발전 장비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서울시는 2021년 연료전지 발전사업 허가를 내줬으며, 개발행위는 구로구청에서 2022년 5월 허가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사업 시행사인 ‘SK에너지’는 남부발전 등 6개 업체와 특수목적법인(SPC)‘ 천왕그린에너지’를 설립해 서울 구로구 천왕동 47 일대 천왕차량사업소와 목감천사이 공터에 2.97MW, 2.95MW 수소전지 발전기 2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수소연료전지발전소는 도시가스(LNG)에서 수소를 추출해 대기 중의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발전 시설이다. 석탄 같은 화석연료에서 수소를 추출할 때보다 이산화탄소가 거의 배출되지 않는다는 소문에 ‘친환경에너지’로 알고 있다.

그러나 화석연료 대비 40% 정도 수준이지, 이산화탄소가 거의 배출되지 않는 친환경에너지가 아니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그래서인지 재생에너지가 아니라 화석연료를 변환한 에너지를 포함하는 ‘신재생에너지’로 불린다.

지역주민들은 연료전지발선소에서 나오는 대기오염물질 뿐 아니라 수소 가스를 고체 연료 전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1000도(℃)에 가까운 열처리 방식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천왕수소발전소 건립반대 주민대책위 김성우 대표는 “발전소 가동으로 나오는 고열은 공기 중에 그대로 노출시키고, 물은 수증기로 방출 된다”며 “발전소 주변은 24시간 내뿜는 고온의 수증기로 대기오염이 예상되는데도 시와 SK에너지는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이유로 지역 주민들과 국민의힘과 민주당, 정의당, 진보당, 지역 의원 등 여야를 막론하고 수소발전소 건립 백지화에 강력하게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특히 연료전지발전소가 들어설 부지는 상습침수 지역인 ‘목감천’과 1만여 세대가 넘는 주거지안에 있다며 안전성이 의심되는 사업임에도 SK에너지는 주민설명회도 하지 않고, 항의메일이나 문의에도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SK에너지가 꼼수를 써서 발전 사업을 추진했다고도 주장했다.

2020년 9월 개정된 전기사업법 시행규칙 제4조(사업허가의 신청)에 따르면 연료전지 발전사업을 할 경우 발전설비용량이 3MW(=3000kW)를 초과하는 사업 예정자는 건립지역에 사전 고지를 한 후 주민의견 수렴절차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거쳐야 한다. 또한 이를 토대로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인허가’를 받아야 한다.

단, 3MW이하일 경우에는 특별시장, 광역시장 등 지자체장의 사업 시행 인가만으로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SK에너지가 주민의견수렴 단계나 산자부 허가 없이 진행하려고 6MW 1기 대신 3MW(메가와트) 2기로 쪼개기 연료전지발전소를 계획했다는 것이다.


또한 지역주민과 SK에너지와의 갈등을 중재해야 할 서울시는 회사 쪽 입장만 전달하고 있다고 천왕수소발전소 건립반대 주민대책위는 주장했다.

주민대책위는 최근 SK에너지가 서울시 담당자를 통해 주민들을 만나겠다는 내용을 전달해왔지만 사업진행을 위해 형식적 노력만 보이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대책위는 “구로구청은 업체가 주민 민원에 대한 해결 의지가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2단계 발전소 개발 행위는 불가 표명, 공사에 필요한 도로점용 허가도 불허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천왕수소전지발전소 옆에 설치하려 했던 SK에너지 전기충전소 사업도 중단됐다.

하지만 서울시 담당자는 “주민들이 수소 에너지에 대해 잘 모르고 반대하고 있다”며 “당인리 화력발전소, 롯데시그니엘타워 등을 예로 들면서 안전한 시설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SK에너지가 주민들을 이해 시키기 위해 노력 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다고 말했다.

 

▲ 천왕지구 입주자주모임 카페에 올라온 글<사진= 천왕지구 입주자모임 카페 캡쳐>

 

김성우 대표는 “서울시는 주민설명회 개최 하루 전에 장소를 정하고, 참가신청은 이메일로 받으며 홍보도 없는 깜깜이 주민설명회까지 만들어 사업을 밀어붙인다”면서 “서울시가 나서서 주민들을 분열시키고 있다”라고 밝혔다.

 

SK에너지 측은 천왕수소발전소 사업은 지자체 및 투자법인과의 협업하에 천왕그린에너지라는 SPC를 통해 추진돼 온 사업이라며, SK에너지도 SPC 투자자 중의 한 업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에너지 관계자는 사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을 단독으로 입장 표명을 할 수 없어 주민들의 요구에 답하지 못했다”며 “다만 주민과의 원만한 합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SPC 및 투자자들과 협의를 추진 중이다”라고 해명했다.

 

깜깜이 주민설명회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선 “천왕그린에너지 및 SK에너지는 주민설명회를 준비하고, 설명회 장소도 섭외해 왔지만 설명회 개최조차도 반대하는 주민들의 압박으로 지속 취소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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