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실거래가 정보에 등기 포함…'집값띄우기' 원천봉쇄 나선 정부

국토부, 내일부터 아파트 첫 적용...내년 다세대·연립까지 확대
'호가 띄우기' 차단이 목적...정부, 시장교란행위 모니터링 강화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 2023-07-24 16:16:59

▲ 아파트 실거래공개시스템에 등기여부가 추가돼 인위적인 시세조정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5월 14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들. <사진=연합뉴스>

 

아파트 시세를 인위적으로 조정하기 위해 거래가격을 높여 계약한 상태에서 실거래가를 공개한 후 계약을 취소하는 소위 '집값 띄우기' 허위거래가 내일부터 원천봉쇄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25일부터 아파트 실거래가 공개 때 등기 여부를 함께 표기하도록 했다. 아파트 매매가 마무리된 계약인지를 확인가능케 함으로써 기존의 실거래가 띄우기를 통한 부동산 시세 조작을 근본적으로 막겠다는 취지다. 


부동산 거래 신고제도는 관련법(부동산거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권리 매매계약을 체결한 경우 실제 거래가격 등 일정한 사항을 신고하는 제도다. 계약 체결일부터 30일 이내에 관할 시·군·구에 신고해야 한다.

■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주요 정보에 등기 일자 추가

문제는 실거래가 신고 기간은 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인데, 등기 기한은 잔금 지급일로부터 60일 이내란 점을 악용해 부동산업자나 소유자들이 신고만 하고 계약을 파기하는 일종의 자전거래로 시세조정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가령 시세가 3억원인 아파트를 지인과 4억원에 계약한 후 실거래를 공개,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실질 거래가 이뤄지면 계약을 해지하는 방식이다. 이같은 집값띄우기 허위거래는 부동산 침체기에 과도한 하락을 막고 시세를 반등시키기 위해 암암리에 이루어져왔다.


지금까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는 가격, 전용면적, 층, 건축 연도, 계약일만 공개됐는 데 국토부가 아파트 거래가 실제 완료됐는 지 확인할 수 있는 등기일자 정보를 추가한 것이다.


국토부는 이와관련 대법원 등기 정보와 연계해 올해 1월 이후 거래 계약이 체결된 전국 아파트의 등기일을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소유권 이전등기를 하지 않고 계약서만 쓴 상태에서 실거래가만 높이는 집값 띄우기용 허위 거래로 인한 부작용을 해소하고, 소비자들에게 보다 정확한 주택 시세정보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결국 계약 이후 잔금까지 치르고 등기를 완료한 '진짜 거래' 위주로 실거래 공개시스템을 개편, 시세만 높여놓고 치고 빠지는 '가짜거래'를 시스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부동산 시장에선 특정 아파트를 최고가에 허위 거래하고, 인근 단지나 같은 단지에서 최고가에 맞춰 상승 거래가 이뤄지면 기존 거래를 취소하는 방식으로 호가를 띄우는 행위가 빈번하게 일어났다.

 

▲ 25일부터 허위거래를 통한 집값띄우기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시내 아파트들. <사진=연합뉴스>

 

■ 정부의 지속적인 감시와 신속한 대응체제 필요

집값을 한껏 띄운 뒤 실제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집을 팔려는 일부 주택보유자들의 욕심과 거래량과 거래를 늘리려는 부동산 중개업자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국토부는 일단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기 공개를 추가 한데 이어 추가 시스템 보완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에는 연립주택과 다세대주택 등 주택 전반으로 그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에 대해 "부동산 실거래 정보는 거래 시세에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신고된 내용대로 거래가 모두 완료됐는지 소유권이전 등기 여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번 개선 방안을 통해 실거래 신고 정보에 대한 신뢰도가 향상되고, 부동산시장에 만연된 거래 허위신고 사전방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계약해제 신고 불이행, 등기신청 지연 등 위법사례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토부는 앞으로도 시장을 교란하는 불법 의심 거래는 상시 모니터링과 조사 분석을 통해 관련 법에 따라 엄정히 처분될 수 있도록 강력히 대처해 나갈 방침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잔금까지 치러야 등기가 가능하기 때문에 실거래가 신고제를 통한 치고빠지기식 집값띄우기는 이제 불가능할 것"이라며 "그러나 주택보유자들이 어떻게든 시세를 조작, 집값 추락을 막고 시세를 올리려는 유혹에 빠지기 쉬워 정부의 지속적인 감시와 신속한 대응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편 지난 3월말에 개정된 부동산거래신고법에 따르면 집값띄우기 허위거래에 대한 형사 처벌 수위가 과태료 위주에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대폭 강화됐음에도 불법 시세조정이 갈수록 교묘해져 단속이 잘 안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아파트 실거래공개시스템에 등기여부가 추가돼 인위적인 시세조정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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