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자사주 매입에 ‘기타법인’ 수급 주도…코스피 하단 지지

6거래일간 8조5707억원 순매수…외국인·개인은 대규모 차익실현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2026-08-28 16:13:32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시작되면서 ‘기타법인’이 국내 증시의 핵심 수급 주체로 떠올랐다. 외국인과 개인이 매물을 쏟아내는 가운데 두 종목에 대한 기타법인의 강한 매수세가 코스피 하단을 떠받치는 모습이다.

28일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기타법인은 지난 20일부터 27일까지 6거래일 연속 하루 1조원대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날도 오전 10시23분 기준 3천582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8월 1∼19일 기타법인의 일평균 순매수액은 187억원에 불과했지만 20일 이후 매수 규모가 급격히 불어났다. 20∼27일 코스피 누적 순매수액은 8조5천707억원에 달한다.

반대편에서는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5조9천100억원, 3조2천215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 전체는 5천846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연기금은 2천842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종목별로 보면 자사주 매입 효과가 더욱 선명하다.

기타법인은 같은 기간 삼성전자를 1조9천557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 기관은 각각 5천498억원, 4천446억원, 9천490억원을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에서는 기타법인 순매수액이 6조5천244억원에 달했다. 개인은 2조7천358억원, 외국인은 3조6천621억원, 기관은 1천149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이 같은 수급 구도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지난 24일부터 11월21일까지 장내에서 15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이고, SK하이닉스도 지난 20일부터 11월19일까지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에 나선 상태다.

전날까지 두 종목에 대한 기타법인의 누적 순매수액은 8조4천802억원이다. 단순 계산으로는 앞으로도 46조원 이상 추가 매입 여력이 남아 있는 셈이다.

권범석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현재 속도로 자사주 매입이 이어질 경우 앞으로 약 30거래일, 최소 한 달 반가량 기타법인의 순매수 흐름이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강력한 자사주 매입에도 코스피는 좀처럼 7,000선을 뚫지 못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시작된 지난 20일 이후 지수는 6,700∼6,900대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엔비디아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며 AI·반도체 우려를 덜어낸 전날에도 코스피는 1.53% 상승하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상승률도 각각 1.72%, 2.49%에 머물렀다.

시장에서는 미국 장기금리 상승과 대형 IPO를 앞둔 유동성 부담을 배경으로 지목한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5.3%대까지 치솟아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AI 기업 앤트로픽의 상장 가능성도 투자자들의 현금 확보 수요를 자극하는 변수로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앤트로픽이 이르면 9월 말∼10월 초 IPO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초대형 IPO를 앞두고는 공모 청약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기존 주도주에서 일부 자금이 빠져나가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이 증시의 버팀목 역할은 하고 있지만, 대외 불확실성과 글로벌 자금 이동이 맞물리면서 지수의 추가 상승 탄력은 제한되고 있는 모습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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