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질문 개막…821조 예산, 11일 검증대
9일 정치 시작으로 14일까지 네 차례
미래대응기금 162조·부동산 정책 쟁점
반도체 세수 호황, 재정 확대 근거 되나
조봉환 발행인
ceo@sateconomy.co.kr | 2026-09-09 16:12:24
국회가 9일 정치 분야를 시작으로 정기국회 대정부질문에 들어갔다. 첫날에는 개각과 검찰·사법개혁을 놓고 여야가 맞붙는다. 그러나 이번 대정부질문의 실질적인 승부처는 11일 경제 분야다. 정부가 제출한 820조9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과 162조원 규모 미래대응기금의 재원과 효과를 놓고 여야가 정면 충돌할 전망이다.
국회는 9일 정치, 10일 외교·통일·안보, 11일 경제, 14일 교육·사회·문화 분야 순으로 대정부질문을 진행한다. 정치 분야에서는 최근 6개 부처 개각과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 개헌, 대법관 제청 갈등 등이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경제 분야에서는 내년도 예산안이 중심에 선다.
정부는 2027년도 총지출을 올해보다 12.8% 늘어난 820조9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증가율과 총액 모두 큰 폭으로 확대됐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 등에 따른 세수 증가를 토대로 162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고 이 가운데 45조원을 미래 투자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AI·반도체 등 첨단산업 투자가 예산 확대의 한 축이다. 정부는 3대 메가프로젝트와 AI 분야에 21조3000억원을 배정했다.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회계를 신설하고 생산거점과 인프라 확충에도 재정을 투입한다.
야당이 파고들 지점은 재원의 지속성이다.
정부는 내년 국세수입을 584조4000억원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호황으로 법인세와 소득세가 크게 늘어난다는 전제를 깔았다. 문제는 반도체가 대표적인 경기순환 산업이라는 점이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수를 토대로 지출 구조를 크게 확대할 경우 업황이 꺾였을 때 재정 부담이 다시 커질 수 있다. 여당은 AI와 첨단산업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선제적인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는 논리로 맞설 가능성이 크다.
미래대응기금도 검증 대상이다. 정부는 반도체 추가 세수를 활용해 기금을 만들고 미래 성장산업에 집중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국회에서는 기존 예산사업과 중복되는지, 경기 호황기에 확보한 재원을 장기 사업에 투입하는 구조가 지속 가능한지 등을 따질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정책도 경제 분야의 주요 쟁점이다. 주택 공급과 대출 규제, 세제는 가계부채와 건설경기, 전월세 시장을 동시에 움직인다. 여당은 공급 확대와 시장 안정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이지만 야당은 금융·세제 규제가 실수요자 부담을 키우는지를 집중적으로 문제 삼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 대정부질문은 정기국회 예산 심사의 전초전 성격이 짙다. 정치 분야가 검찰·사법개혁 공방이라면 경제 분야에서는 정부가 실제로 어디에 얼마를 쓰고 그 돈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쟁점이다.
결국 11일 국회가 확인해야 할 것은 821조원이라는 예산 규모 자체가 아니다. 반도체 호황으로 확보한 세수를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투자로 전환할 수 있는지, 미래대응기금이 일회성 재정 확대가 아니라 실제 산업 경쟁력과 민생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이재명 정부의 두 번째 정기국회는 개혁 논쟁을 넘어 재정 운용 능력을 검증하는 무대로 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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