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AI 적자 커졌지만 본업으로 버텨…수익화는 내년 시험대
2분기 영업익 2770억 분기 최대…AI 손실 580억, 설비투자 1880억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 2026-08-11 18:31:25
카카오가 인공지능(AI) 투자 부담에도 올해 2분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냈다. AI 부문 손실은 확대됐지만, 광고와 커머스, 모빌리티·페이 등 플랫폼 본업의 수익성이 더 빠르게 개선됐다. 관건은 본업이 투자 부담을 감당하는 동안 AI가 실제 매출과 이익을 내는 사업으로 전환될 수 있느냐다.
11일 카카오 실적 자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조984억원, 영업이익 277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9.4%, 35.9%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0.6%에서 13.2%로 높아졌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최대치다.
실적 개선은 플랫폼 사업이 이끌었다. 플랫폼 부문 매출은 1조2303억원으로 전년보다 16.6% 늘었다. 톡비즈 매출은 6432억원으로 12.3% 증가했다. 모빌리티와 페이 등이 포함된 플랫폼 기타 매출은 5870억원으로 21.7% 늘었다. 카카오페이도 분기 기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냈다.
본업의 이익 증가 폭은 AI 손실 확대를 웃돌았다. AI를 제외한 카카오 별도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1500억원에서 올해 2분기 1840억원으로 늘었다. 종속회사 영업이익도 960억원에서 1510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AI 부문으로 분류된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420억원에서 580억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3분기 460억원, 4분기 460억원, 올해 1분기 550억원에 이어 손실 규모가 커지는 흐름이다.
다만 580억원을 AI 서비스 자체에서 발생한 순수 사업 적자로 보기는 어렵다. 해당 수치에는 카카오브레인 영업양수도 이후 본사로 편입된 인력의 인건비 등 관련 비용이 포함돼 있다. 카카오 측은 개별 AI 서비스의 매출과 비용만 따로 계산한 손익이 아니라, 카카오브레인 편입이 본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기 위해 구분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도 현재 AI를 수익 창출보다 투자가 먼저 이뤄지는 단계로 보고 있다. 신종환 카카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기존 광고와 커머스 성장이 AI에 대한 투자 부담을 상쇄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AI가 매출에 기여하기 전까지 기존 사업의 성장세가 투자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AI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카카오 별도 영업이익률은 17.7%로 전년 동기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하반기에는 AI 관련 비용의 추가 확대를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신 CFO는 AI 관련 영업비용이 하반기에도 현재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기존에 해왔듯 유지하는 개념”이라며 비용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비용 증가세를 통제한다고 AI 투자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2분기 카카오의 설비투자(CapEx)는 188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85억원 늘었다. 서버 구매가 집중되면서 전분기보다도 704억원 증가했다. 외주·인프라비는 AI 관련 인프라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2.4% 늘어난 2231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투자 부담이 큰 AI 데이터센터와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라우드 등 인프라 사업에는 직접 뛰어들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대규모 초기 투자와 지속적인 장비 교체 부담에 비해 기대 수익률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어서다. 대신 카카오톡 이용자를 기반으로 한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AI 서비스와 모델 개발에 자원을 집중해 자본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택했다.
현재 구조가 유지되려면 AI가 자체 매출을 내는 시점이 중요하다. 본업 성장세가 둔화하는데 AI 수익화가 늦어질 경우 기존 사업이 투자비용을 떠받쳐야 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카카오는 첫 성과 시점을 내년으로 보고 있다. 회사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AI를 통한 매출과 이익 등 유의미한 성과가 내년부터 나타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2028년에는 AI 관련 신규 매출을 톡비즈 매출의 두 자릿수 비중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증권가도 투자 규모보다 실제 수익화 속도를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교보증권은 AI 선투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톡비즈와 페이·모빌리티 성장, 비핵심 사업 정리를 통해 이익 증가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하나증권도 2028년 매출 목표를 달성하려면 그에 앞서 AI 서비스 이용자와 트래픽 확보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용자 확보 속도가 더딜 경우 수익화 시점도 늦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카카오는 올해 2분기 플랫폼 본업의 수익성 개선으로 AI 투자 부담을 흡수했다. 다만 AI 부문 손실은 확대됐고 설비투자도 늘었다. 본업의 이익 체력이 유지되는 동안 AI가 매출을 만들지 못하면 투자 부담은 다시 실적 변수로 부각될 수 있다. 카카오가 내년으로 제시한 AI 수익화 시점은 본업의 체력과 AI 전략을 함께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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