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하기 쉬운 '지역 농협' … 농협 직원이 또 '고객 돈 빼돌려'
직원이 3개월에 걸쳐 1억2천만원 빼돌려도 책임자‘눈치 못 채’
수년째 횡령 반복돼…농협중앙회, 안팎 제도 보완 나섰지만 사고 건수는 증가
업계“책임자 관리의무 책임수준 약해”관리 강도 높여야
김자혜
kjh@sateconomy.co.kr | 2023-06-20 06:00:16
지역농협에서 또 직원 횡령이 발생해 '내부통제 시스템 미비'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수년 간 횡령 사고가 발생하면서 농협 안팎으로 조치에 나섰지만 횡령 사건이 재발하면서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는 모양새다.
업계에선 책임자의 ‘주의 관리’에 대한 책임 무게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서울 구로 소재의 한 지역농협에서 10여 년간 근무해온 계약직 A씨는 지난 3월부터 자동화기기(ATM)에서 약 1억2000만원을 빼돌렸다. A씨는 이 자금을 가지고 주식거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중앙회는 해당 직원으로부터 횡령 금액을 모두 변제 받았지만, 형사 고발하고 자체 감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지역 농·축협은 수년간 금융권 횡령 사고의 단골손님이다.
김승남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지역 농축협의 횡령 건수는 총 152건으로 사고 금액은 총 450억원에 달했다.
문제가 지속되면서 농협 안팎으로 횡령을 예방하기 위한 대안을 내놓고 있다.
농협은 지난 2월 ‘범농협 사고근절 협의회’를 열고 사고 예방 프로세스 구축, 사고행위 책임 강화 등 사고를 사전 예방하기 위한 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키로 했다. 이달에는 조합감사위원회에서 빅데이터 기반 위험징후 자동 추출 시스템 구축 등을 착수했다.
지난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안병길 의원(국민의힘)은 농협 횡령 방지내용을 담은 ‘농협협동조합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해 놓은 상태다.
해당 개정법률안은 매년 1회 이상 정기 점검, 점검 결과 나타난 취약 부분 내부통제 기준의 개선에 반영 등이 담겼다. 이 법안은 현재 농해수위는 통과했고 법제사법위원회의 단계에 놓여있지만, 국회 통과까지는 미지수다.
이처럼 관련 사고 예방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진행되고 있지만 횡령 사건 재발을 막기엔 부족하다. 업계에선 직원들을 관리해야 할 지역조합의 책임자와 실무자의 점검 관리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국협동조합 노조 관계자는 “시재(현재 은행서 보유한 현금액수) 관련 점검 실무자가 있고 최종 확인하는 책임자가 있음에도 개인의 일탈 만으로 몰아갈 순 없는 일”이라며 “책임자의 ‘주의 관리 의무 위반’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해당 조합의 책임자도 횡령 직원과 함께 감사 대상에 해당한다"며 "감사 결과에 따라 내규에 따라서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토요경제 / 김자혜 기자 kjh@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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