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는 돌아오고 크아는 떠난다…넥슨 장수 IP, 이용자 다시 붙잡을까

‘드리프트’ 부진 이후 원작 감성 회귀…추억 마케팅이 장기 흥행으로 이어질지가 관건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 2026-06-24 17:37:56

▲ 넥슨이 지난 23일 공개한 ‘크레이지레이싱 카트라이더’ 로비 개편 화면 [넥슨]

 

넥슨의 장수 캐주얼 게임 지식재산(IP)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카트라이더’는 원작과 같은 명칭을 되살려 새 프로젝트로 개발되고, ‘크레이지아케이드’는 서비스 종료 이후 다른 방식의 IP 활용을 검토한다. 한때 국민 게임으로 불렸던 두 IP가 서로 다른 길을 택했지만, 관건은 같다. 이용자의 추억을 실제 복귀와 장기 이용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

넥슨은 지난 23일 카트라이더 IP 개발 프로젝트의 정식 명칭을 원작과 같은 ‘크레이지레이싱 카트라이더’로 확정했다.

넥슨은 원작의 감성과 주행감, 조작감 등 핵심 게임성을 기반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랜 서비스 과정에서 복잡해진 로비 화면은 직관적으로 재설계하고, 클라이언트 64비트 전환과 DirectX 11 적용 등 기술 기반도 손본다.

이번 프로젝트는 원작 이용자 경험을 다시 전면에 내세운다는 점에서 앞선 후속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와 구분된다. 드리프트는 PC·콘솔·모바일을 아우르는 크로스플랫폼과 글로벌 확장을 내세웠지만 기대만큼 안착하지 못했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원작과 달라진 주행감과 속도감, 출시 초기 콘텐츠 부족, 매칭 문제와 이용자 감소 등이 아쉬운 점으로 거론됐다. 원작 서비스 종료 이후 후속작으로 이용자를 옮겨오려 했던 만큼, 드리프트의 성과는 새 프로젝트의 방향을 설명하는 배경으로 남았다.

현재 공개된 것은 개발 방향에 그친다. 출시 일정과 테스트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넥슨 관계자는 “현재는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일정은 추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존 이용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계정·데이터 연동 여부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관련 질문에 넥슨 측은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용자 반응은 기대와 우려가 함께 나온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드리프트보다 원작 카트라이더에 가까워 보인다”, “서비스 종료 전 UI 느낌이 난다”는 반응이 나왔다. 기존 계정이나 데이터 연동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반면 “다시 나와도 오래 서비스될 수 있겠느냐”, “수익성이 부족하면 다시 종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원작에 가까운 형태로 돌아올수록 기존 이용자의 관심은 끌 수 있지만, 과금 구조와 운영 방식까지 과거에 머물 경우 장기 서비스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는 원작 감성을 되살리는 것만으로는 장기 흥행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본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존 UI를 확 바꾸면 기존 이용자들이 떠날 수 있어 위험하다”면서도 “UI가 같더라도 내부 콘텐츠를 얼마나 참신하게 제공하느냐가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 차례 서비스를 종료한 게임은 기존 이용자 복귀만으로 장기 운영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신규 이용자 유입이 함께 이뤄져야 서비스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크레이지아케이드는 다른 방향의 사례다. 넥슨은 오는 8월 크레이지아케이드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다. 회사는 내부 논의 끝에 이용자에게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2001년 출시 이후 20년 넘게 서비스된 게임인 만큼 이용자의 기억은 남아 있지만, 넥슨은 서비스 종료 이후 IP 활용을 별도로 검토하고 있다.

강대현 넥슨코리아 공동대표는 지난 16일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 이후 취재진과 만나 “프로젝트가 종료되지만 IP는 계속 살아 있다”며 “게임이 존재하느냐 아니냐보다는 이 맥락이 계속 살아 있느냐, 이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계속 즐길 수 있는 거리들이 존재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크레이지아케이드 IP 활용 방식에 대해 “다른 방식으로 IP 팬들이 즐길 거리를 이어나가는 새로운 방식들을 구상하고 있다”며 “IP를 보강시켜서 즐길 수 있게끔 푸는 방향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방향성은 메이플스토리 월드와 비슷한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도 했다. 구체적인 활용 방식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카트라이더와 크레이지아케이드 사례는 장수 IP를 게임 서비스 자체와 IP 자산 활용이라는 두 방향에서 접근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카트라이더는 원작 경험을 현재 환경에 맞게 다시 구현하는 쪽에 가깝고, 크레이지아케이드는 기존 서비스 종료 이후 IP 접점을 다른 형태로 이어가는 쪽에 가깝다.

결국 넥슨의 장수 IP 전략은 추억을 얼마나 현재의 이용 경험으로 바꿀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새 카트라이더는 원작의 향수를 현재 이용자가 머물 이유로 연결해야 하고, 크레이지아케이드는 서비스 종료 이후에도 IP 접점을 이어갈 방식을 보여줘야 한다. 향수는 출발점일 수 있지만, 장기 흥행의 답은 아니다. 지속 가능한 운영과 신규 이용자 유입이 뒷받침될 때 장수 IP는 다시 살아날 수 있다.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