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금융, 1.2조 증자 뒤 증권 지분 확대…자본효율 시험대
NH투자증권 4000억 투입…지주 측 지분율 63.27%로 상승
IMA 판매 7400억 확보…실제 운용수익은 별개
은행·보험 순익 감소에 충당금 부담…수익구조 개선 관건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 2026-10-19 16:11:09
NH농협금융이 대규모 자본확충을 바탕으로 증권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증권 자회사 지분을 늘리고 새로운 투자사업의 기반을 확보했지만 늘어난 자본이 실제 수익으로 얼마나 이어질지는 앞으로 확인해야 할 과제다.
19일 토요경제가 NH농협금융지주(회장 이찬우)의 2026년 상반기 경영실적과 한국거래소 공시를 분석한 결과, 농협금융은 지난 6월 농협중앙회로부터 약 1조2000억원을 출자받아 주요 계열사의 자본을 확충했다.
계열사별로는 NH농협은행(은행장 강태영)에 5000억원, NH투자증권(대표 신재욱·배광수)에 4000억원, NH농협캐피탈(대표 장종환)에 1000억원을 투입했다.
농협중앙회가 지주회사에 출자한 자금을 다시 자회사에 배분한 구조다. 따라서 지주 증자액과 자회사 출자액을 합산해 새로운 외부자본이 유입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이번 자본확충에서 주목할 부분은 NH투자증권에 대한 지배력 확대다.
농협금융은 지난 6월 NH투자증권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에 따라 특별관계자를 포함한 NH투자증권 주식 보유비율은 기존 61.94%에서 63.27%로 1.33%포인트 상승했다.
증권 자회사의 자본을 늘리는 동시에 지분도 추가 확보한 것이다. 지분율 상승은 향후 NH투자증권이 벌어들이는 순이익 가운데 농협금융 지배주주에게 귀속되는 몫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다만 증권사의 순이익 전액이 지주회사 주주의 이익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NH투자증권에는 외부 주주도 있기 때문에 지분율과 연결회계상 조정 등을 고려해야 한다.
NH투자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965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7.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농협금융 전체 순이익은 1조7791억원으로 9.2% 늘었다.
증권업 호황이 그룹 실적을 끌어올렸지만 이를 지난 6월 증자의 성과로 보기는 어렵다. 자본확충이 상반기 말에 이뤄져 새롭게 투입한 자금이 이익을 창출할 시간은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추가 자본의 활용처도 중요하다.
NH투자증권은 증자 자금을 종합투자계좌(IMA)와 기업금융, 모험자본 투자 확대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 자금을 모아 기업대출과 회사채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운용 성과에 따라 수익을 지급하며, 만기까지 보유한 고객에게는 증권사가 원금 지급 의무를 부담한다.
NH투자증권은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중기형 IMA 상품 세 차례를 판매해 6400억원을 모집했다. 이어 10월 1일에는 첫 단기형 상품 1000억원의 모집을 마쳤다. 확인된 누적 판매액은 7400억원이다.
이는 새로운 기업금융 재원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 다만 판매액 자체가 이익은 아니다. 실제 수익은 모집한 자금을 어디에 투자하고 얼마를 회수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원금 지급 의무가 있는 만큼 투자자산의 부실 위험과 유동성 관리도 중요하다. 농협금융이 투입한 자본은 이러한 사업 확대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
반면 그룹 내 은행과 보험 부문의 실적은 증권과 다른 흐름을 보였다.
NH농협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162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 감소했다.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도 각각 77.3%, 18.1% 줄었다.
증권 부문의 성장으로 그룹 전체 이익은 늘었지만 은행과 보험의 수익성 회복이 함께 필요한 상황이다.
건전성 지표도 살펴야 한다.
농협금융의 6월 말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2.97%로 지난해 말 12.25%보다 0.72%포인트 높아졌다. 자본확충과 이익 누적 등이 반영된 결과다.
반면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같은 기간 0.63%에서 0.65%로 상승했다. 부실채권에 대비한 대손충당금적립률도 164.80%에서 155.31%로 낮아졌다.
상반기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408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4% 증가했다. 자본여력은 확대됐지만 대출자산의 건전성 관리에 필요한 비용도 늘어난 것이다.
농협금융의 상반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농업지원사업비 차감 전 기준 11.79%를 기록했다. 앞으로는 자본확충에 따른 자기자본 증가분을 추가 이익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특히 증권사업 확대는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기회이지만 자본시장 상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은행의 대손비용과 보험 부문의 수익성도 그룹 전체 자본효율에 영향을 미친다.
농협금융은 자본확충으로 사업 확대에 필요한 기반을 마련했다. 이제는 늘어난 자본이 실제 이익과 자본수익률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향후 실적에서는 NH투자증권의 기업금융·IMA 운용 성과와 함께 농협은행의 수익성 회복, 충당금 부담 변화가 자본확충의 실질적인 성과를 판단할 기준이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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