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 ‘돌풍’에 ‘역풍’ 맞은 하이트진로… 막대한 판촉비에 실적 “뚝↓”

이슬기 기자

lsg@sateconomy.co.kr | 2024-01-31 16:09:17

▲ 하이트 진로가 지난해 출시한 맥주 '켈리' <사진=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가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1위 탈환을 위해 야심차게 선보인 ‘켈리’가 판매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신제품 홍보에 쏟아 부은 초기 마케팅 비용이 수익성 악화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5% 감소한 1239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2조5204억원으로 0.9%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59.1% 감소한 35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 30일 하이트진로는 새로운 맥주 브랜드 ‘켈리’의 론칭을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신제품 켈리를 통해) 강력한 돌풍을 일으켜 맥주시장에서도 1위 탈환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다”며 “맥주 시장 점유율 50%를 넘어 업계 1등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공개 선언했다.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한 테라와 신제품 켈리를 앞세워 쌍끌이 전략으로 굳건한 1위인 카스의 점유율을 흔들겠단 전략이었다.

당시 하이트진로는 맥주 ‘테라’를 시장에 안착시키기 위해 배우 ‘공유’를 내세웠던 전략과 유사하게, 이번에도 인기 배우인 ‘손석구’를 내세워 막대한 판촉비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진로의 2023년 3분기 판관비는 24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가 증가했고, 2분기 판관비는 22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5% 증가했다.

켈리는 출시 당시 국내 맥주 브랜드 중 최단기간인 36일 만에 100만 상자를 판매하고, 출시 99일 만에 1억병 판매를 돌파하는 등 빠른 성장세로 맥주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하는 모양새였다. 당시 하이트진로는 켈리의 판매 속도에 맞춰 초기 생산량 대비 4배 생산량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단기간 성장세를 보이며 점유율을 넓힌 켈리가 테라의 점유율을 감소시키는 카니발리제이션(자기잠식) 가능성을 우려했지만, 하이트진로 측은 “테라의 점유율은 소폭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테라, 켈리를 합친 총 점유율은 늘어났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켈리는 맥주 성수기인 7월 시장 점유율 10%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하락세로 전환했다.

31일 aT 식품산업 통계정보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소매 시장에서 맥주 점유율은 오비맥주의 카스(37.89%), 하이트진로의 테라(10.67%), 롯데아사히주류의 아사히(7.44%), 하이트진로의 켈리(6.66%), 필라이트(5.61%) 순으로 나타났다.

테라와 켈리의 합산 점유율은 17.33%로 카스의 점유율의 절반도 미치지 못했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단시간에 켈리가 주류 시장에서 점유율을 올렸던 점은 인정할 만 하다”며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인 만큼 기존 테라와의 시너지 효과가 미진했다는 분석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켈리의 판관비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인상 시기를 늦추다 보니 영업 이익이 감소로 이어졌지만, 전체 매출은 늘어났다”며 “켈리는 테라와 듀얼로 운영하기 위해 출시했고, 전체적인 점유율로 따지면 전년도보다 늘었다”고 밝혔다.

 

토요경제 / 이슬기 기자 lsg@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