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다시 낙폭 커진 아파트값...'대세 하락세' 지속되나?

서울 등 전국 아파트 6주만에 일제히 하락폭 확대...규제완화 효과 식은듯
경기침체 등 향후 시황 결정할 변수 많아...이달 23일 기준금리 변동 주목

장학진 기자

wwrjang@sateconomy.co.kr | 2023-02-10 16:08:10

▲정부의 규제완화 약발이 다 된 것처럼 아파트값이 다시 하락폭을 키웠다. 사진은 지난 5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사진=연합뉴스제공>

 

올들어 정부의 잇따른 규제완화로 하락세가 둔화되던 아파트값이 다시 하락폭을 키우고 있어 향후 집값 향배에 관심이 쏠려있다.


둔화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 매마가격은 6주 만에 하락폭이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3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집값의 연착륙을 위한 정부의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로 인한 5주만에 낙폭의 둔화세가 멈춘 것이다. 매도인과 매수인 간의 치열한 눈치싸움이 이어지며 주택 가격지표가 살아나지 않는 모습이다.


정부도 당분간 부동산 시장의 가격조정은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추 부총리는 10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편집인협회 월례 포럼 초청 행사에서 "지난 5년간 서울 실거래가가 두 배 가까이 올랐고 1년 안 되는 짧은 시간 25% 안팎 내리는 빠른 조정이 펼쳐지고 있다"며 "현 가격이 적정한 수준인 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부동산 시장 조정은 좀 더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첫째 주의 전국 평균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49% 떨어졌다. 0.38% 하락한 전주에 비해 낙폭이 0.11%포인트 벌어진 것이다.

강남권 중심으로 서울 아파트 하락폭 다시 커져

전국 아파트값 변동률은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0.76%)를 정점으로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완화 효과가 나타나며 1월 내내 하락세가 둔화되는 양상이었다.


지역별로 예외 없이 모든 지역에서 일제히 낙폭이 다시 커졌다. 서울 아파트값은 0.31% 떨어져 전주(-0.25%)보다 0.06%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특히 강남권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 0.74%까지 떨어지며 정점을 찍은 후 올해 1월 첫째 주 이후 꾸준히 하락세가 둔화되며 지난 주엔 0.25%까지 줄었지만, 이번주들어 다시 반등한 것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는 거래도 활발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신고 건수는 1011건이다. 작년 6월 1067건 이후 7개월 만에 1000건을 넘어섰다. 그러나, 낙폭이 커지며 2월 매매건수가 1천을 넘을 지는 미지수다.


서울 아파트 보다는 지방의 낙폭이 더 커서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이번주에 0.49% 떨어졌다. 지난주(-0.38%) 대비 내림폭이 커진 것이다. 인천(-0.39%→-0.51%), 경기(-0.55%→-0.75%), 세종(-1.00%→-1.15%) 등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지난주까지 회복 기미를 보이던 매수심리도 다시 꺾였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6.0으로 지난주(66.5)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5대 권역 가운데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있는 동북권만 지난주 69.3에서 이번주 69.6으로 0.03 상승했고, 나머지 4대 권역은 모두 하락했다. 특히 서남권은 지난주(60.5)보다 0.9포인트 하락한 59.6을 기록하며 지수가 다시 60 밑으로 주저앉았다.


매매수급지수의 하락은 아파트 거래 시세와도 직결됐다. 서남권은 양천(-0.18%)·영등포(-0.35%)에 비해 강서(-0.58%)·금천(-0.57%) 등의 아파트값이 특히 약세를 보였다.

매매수급지수도 10년7개월만의 최저 수준

매매수급지수는 조사 시점의 매수자와 매도자의 상대적인 비교이다. 그러나 단순 수치상으로 보면 2012년 7월 첫주(53.2)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10년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수도권은 68.1에서 67.2로, 전국은 73.0에서 72.1로 각각 하락했다. 전세수급지수 는 서울이 지난주(60.6)와 비슷한 60.5를 기록했고, 전국은 70.9에서 70.5로 소폭 떨어졌다.


이처럼 집값 하락세의 둔화 현상이 두 달을 채 못 버티며 낙폭을 키우고, 매수심리 마저 더 꺾인 것은 규제완화와 금리인하 효과가 어느정도 소진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에 따른 주담대 금리 인하와 파격적인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의 등장 등 꺼져가는 아파트 매수심리를 되살리며 '혹한기'의 부동산 시장에 온기를 불어 넣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고공비행중인 금리와 경기침체 심화에서 비롯된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 상황을 반전시키기엔 역부족이란 분석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아파트값이 이번주를 변곡점으로 하락폭을 키우며 앞으로도 상당기간 대세 하락 흐름을 이어갈 지, 아니면 다시 낙폭을 줄이며 점차 바닥을 향해 나아갈 지에 모아져 있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은 전자 쪽에 가깝다. 현재의 전반적인 경제 상황에서 바닥을 논하기엔 다소 시기상조라는 얘기다. 

 

수출부진과 소비위축에 맞물려 고착화된 경기침체 상황과 물가의 고공비행에 의한 고금리 기조가 상당기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변수는 많다. 우선 최근의 경기침체 분위기가 조금이나마 반전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특히 정부가 경제정책의 촛점을 물가에서 경기부양으로 옮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할만하다.


만약 정부가 경제정책의 큰 방향을 경기부양 쪽으로 튼다면 상황은 얼마든지 반전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와관련, 추경호 부총리는 10일 "앞으로 물가안정 기조를 확고히 해나가되, 이제 서서히 경기 문제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으로 점점 가게 될 것"이라고 시사했다.

이달 23일 한은의 기준금리 선택 결과 주목

향후 금리의 추이도 중요한 변수다. 아파트값 대세 하락의 주요인은 고금리 흐름이다. 1년도 채 안돼 실질 담보대출금리가 2배 가까이 올라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한 급매물이 속출하고, 매수심리가 위축돼 아파트 거래가격이 가파른 우하향 곡선을 그린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이 점에서 주목할만한 것은 이달 23일로 예정된 한은의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다. 새해 두번째 기준금리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현재 한은 측은 금리동결과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인상)을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지난해 말부터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위해 금융기관을 압박하며 주담대 금리를 인위적으로 계속 낮춰왔다. 그런데, 한은이 다시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반대로 기준금리 상승이 멈춰지고 금융당국의 압박 속에 주담대 금리가 계속 하락세를 보인다면, 부동산 시장 전반에 매수심리를 회복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전망은 안갯속이다. 주요 기관의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1%초반까지 떨어지자 정부가 경기부양 차원에서 긴축속도를 더 늦추며 기준금리 동결 기대감이 커졌으나, 미국 변수가 발생한 탓이다.


당초 긴축 속도 조절설이 유력하던 미국 연준이 사상 최고로 우량한 고용지표 발표 이후 갑자기 매파(긴축) 성향으로 급선회했다. 

 

이에따라 미국 보다 한 달 먼저 기준금리를 조정해야 하는 한은 측은 한-미간의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을 우려, 생각이 많아졌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의 매수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경기부양과 금리동결이란 큰 변수에 따라 향후 아파트시세와 거래량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한은의 기준금리 조정 결과가 나오는 이달 하순경이 돼야 그 추이를 좀 더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모은다.

 

토요경제 / 장학진 기자 wwrjan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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